영국의 웨일스 기록을 보면 ‘언젠가 우리(영국)도 중국만큼 번영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1700년대 산업혁명 이전까지 중국은 세계의 중심이었으며,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이 90%가 넘을 만큼 인구나 영토, 경제력에서 중국은 역사상 최고의 번성기를 구가하는 시대였다.

천하의 영국도 그 당시에 중국에 팔아먹을 상품이 없었다. 영국 왕 조지 3세가 사절을 보냈을 때 건륭제는 교역이 왜 필요한가 멀리서 찾아온 사절(영국)의 충성심을 알았으니 선물을 받고 돌아가라 했다. 중국은 서양을 껌 정도로 여겼던 시대이다. 그러나 불과 50년이 지나서 청나라는 영국과 굴욕적인 난징조약을 맺었다. 300년 전 중국이 전해준 화약을 발전시킨 영국은 군함이 아닌 단 4척의 민간상선만을 가지고 100척에 가까웠던 중국해군을 처참하게 무찌르게 된다.

왜 그 짧은 시간안에 중국과 서양의 격차가 역전이 되었을까? 그것은 단 하나의 시각에서 비롯된다. 서양은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끊임없이 세계의 바다를 개척하였지만 중국은 세계로 나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으며 단순히 돈이 많이 들고 바다로 나가는 것은 전통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바다를 포기하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도전정신을 서양은 가지고 있었지만 중국은 포기했던 것이다. 중국은 이미 1405년에 바스코다가마보다 100배나 큰 규모인 정화 원정대를 통해 세계의 바다를 정복했던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전정신 즉, 기업가정신의 쇠퇴는 바다를 포기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말하는 기업가정신은 ‘다른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고정관념을 깨는 아이디어를 실천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정신’을 뜻한다. 이러한 기업가정신이 충만했을 때 사회는 효율적으로 자원을 활용하게 되기 때문에 끊임없는 혁신과 파괴가 가능해져 개개인의 성장과 더불어 국가의 발전까지 가능해질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중국이 최고의 번성기를 누릴 때에도 ‘안주’ 보다는 ‘도전’을 권장하는 사회였다면 지금의 중국은 여전히 세계의 바다를 중국의 내해로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중국입장에서는 불행하게도 ‘기업가정신’을 멀리 하였으며, 새로운 시도를 막는 정책과 사회 분위기로 인해 서양과의 격차가 역전되어 1912년에 멸망에 이르게 되었다.

당시 영국 경제학자 앵거스 매디슨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1인당 국민소득은 2,609달러(1999년 가치 기준)일 때, 영국은 2,097달러인 반면 중국은 600 달러였다. 이로써 역사가 말해주는 교훈은 결국 기업가정신이 개개인 삶의 질과 풍요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국가의 성장 혹은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과 같이 기업가정신을 막았던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사농공상’이라는 신분제도로 조선사회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기업가정신을 원천적으로 막아버렸다. 이 제도로 인해 신분상 천대를 견뎌냈던 상인계급은 돈을 버는 궁극적 목적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국가기여, 세계시장 정복, 일자리 창출, 상행위의 경험 노하우 축적이 아니라 돈으로 신분 사는 것에 있었다. 대표적인 거상 장만옥은 평안도 곽산 군수를 돈으로 사고 장사를 접었으며, 김만덕도 벼슬을 받고나서 장사를 포기했다.

그 당시 서양은 자산, 부의 극대화를 위해, 국가발전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적극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세계를 정복하였음에도 중국, 조선은 과거의 전통을 내세워 새로운 시도를 막았던 것이다. 물론 사회가 썩었고 부정부패가 심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자체도 기업가정신을 충만하게 하려는 것보다 쇠퇴 시키려는 영향이 더 컸기에 발생했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이제는 과거 기업가정신을 소홀히 했던 중국사회가 겪어야 했던 기회상실, 국민의 고통, 국가의 몰락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기업가정신을 모든 사람에게 강화 시켜주어야 하며, 새로운 시도와 창업을 격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고, 기업을 100년 넘은 장수기업으로 성장시키려는 노력을 적극 지원해주는 기업가정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김광열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대표이사이자 기업가정신협회 회장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