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자는 누구나 자신의 사업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지 않다면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자신감이 높은 만큼 실패율도 함께 높다. 대부분 실패한다.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모델이라는 자체가 논리적으로 높은 실패율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업모델은 매력적이고 멋진 말이긴 하지만 뒤집으면 성공하기 힘들고 어렵고 그래서 실패하기 쉽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물론 성공하면 상상을 뛰어 넘는 보상이 따른다. 마치 양날의 칼과 같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취약점은 필요한 자원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돈이 없다. 세상을 놀라게 할 혁신적 사업 아이디어나 사업모델은 있지만 돈은 없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자신들의 사업모델과 사업계획을 투자자에게 끊임없이 제시한다. 그들의 동의와 인정을 받아야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면 그것으로 끝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스타트업 기업은 실패할 확률이 아주 높은 사업도전을 위하여 끊임없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시작한다. 스타트업 CEO와 CFO의 핵심역할도 이것이다. 혁신 기술과 상품에만 매달려 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남들이 아무리 좋은 사업 아이디어라고 칭찬하고 ‘대박’날 사업모델 이라고 말해도 돈을 조달할 수 없으면 끝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누가 이런 사업모델에 관심이 있고 투자할 수 있는 곳인지 알아보고 찾기 시작한다. 직접적으로 아는 곳이 없으면 투자자를 아는 사람들이라도 찾아본다. 처음에는 서툴다. 찾아보고 만나보고 얘기해 보면서 감을 잡기 시작한다. 투자자는 어떤 사람들이며 투자회사는 어떤 곳인지 느끼기 시작한다. 그들의 주된 관심사는 무엇이고 어떤 관점에서 사업을 보는지 배워간다. 그리고 자신과 맞는 투자자나 자신의 사업모델에 관심을 가진 투자회사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가지기 시작한다. 물론, 자신이 생각하던 것과는 많이 아니면 완전히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다. 잘못된 곳과 잘못된 경로를 만나 헤매거나 좌절을 맛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업을 위해서 투자유치는 불가피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관심 있는 투자자를 만나면 사업을 설명하고 필요한 자금을 투자해 달라고 요청한다. 자신의 사업모델은 물론 자신의 의지와 열정을 어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투자만 되면 우리는 크게 성공할 수 있고 투자자는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도와 달라고도 한다. 초기 스타트업은 도와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당위론적 주장을 하기도 한다. 향후 사업계획을 나름대로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투자자의 질문에 구체적인 대답을 하기도 하고, 정해진 답이 없는 미래 사안에 대해 나름대로의 시각과 관점으로 다소 막연하지만 열정적으로 주장해 보기도 한다. 그래도 안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이유는 너무나 다양하다. 또한 주관적이다. 일반적인 수준의 문제가 있는 곳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문제는 주관적이다. 다른 투자자를 만나면 다른 반응이 올 수도 있다. 대체로 비슷한 듯 하지만 누구도 같지 않은 것이 투자자의 관점이다. 어쨌든 이런 과정을 통과하여 제안한 사업모델과 계획이 인정되어야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그래야 계획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사업성공 가능성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사업진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야 다음 단계의 사업진행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지 않으면 전진할 수 없다. 더 이상 시도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떤가? 물론 사업성이 있어야 한다. 자신들이 판단할 때 성공 가능성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CEO와 CFO가 창업 경영자로서 신뢰할 만 해야 한다. 이런 요소들은 핵심적인 사항들이다. 하지만 이것이 입구에서의 중요성이라면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게 된다. 입구가 있다면 출구(EXIT)가 있어야 한다. 들어가는 게 있다면 나올 수도 있어야 한다. 나오고 안 나오고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처음부터 출구가 제시되지 않는다면 들어갈 수 없다. 스타트업 사업에 있어서 기본적인 출구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중요하다. 투자의 기본적인 목적이 무엇인가? 투자수익이다. 투자수익이 나느냐 여부도 중요하지만 투자회수의 방법이 없다면 원인무효의 이야기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 CEO와 CFO는 투자자에게 출구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투자유치 이후 사업진행에 있어 이를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기업형 스타트업의 대표적인 출구전략은 코스닥 상장을 통한 IPO와 M&A전략이 될 것이다. 작게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이런 출구전략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다. 너무나 먼 이야기 같고 실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가치 창출에 의한 투자수익이 목적인 투자자들에게 이에 대한 생각과 계획없이 투자를 요청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물론 출구전략 만을 크게 생각하라는 것이 아니다. 과거 와도 다르다. 벤처 스타트업 발생 초기에는 이런 생각을 능숙하게 하는 CEO나 CFO들이 너무 영악해 보이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오해도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투자회수(EXIT) 문제는 투자유치를 위해 반드시 생각하고 제시해야 하는 구체적인 계획과 전략 중의 하나이다. 입구가 있으면 출구도 있어야 한다.

심규태 ktshim@cfoschool.com 2000년부터 한국CFO스쿨을 통하여 CFO 직무와 역할을 본격적으로 한국에 도입하였으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성공을 위해서는 CEO의 기업가 정신과 제대로 된 CFO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제대로 된 재무적 기업가치창출 경영을 위해서는 유능한 CFO 육성과 CEO 재무리더십 강화를 필수 조건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CFO스쿨 대표이자 부설 스타트업 아카데미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