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이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창사 이래 처음 선보인 PB(자체 상표·Private Brand) 제품으로 ‘가전’을 선택한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22일 오전 11시 40분부터 60분 동안 자사 PB브랜드인 '오로타'의 ‘무빙(無氷) 에어쿨러(냉풍기)’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사진=현대홈쇼핑 제공
현대홈쇼핑이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창사 이래 처음 선보인 PB(자체 상표·Private Brand) 제품으로 ‘가전’을 선택한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22일 오전 11시 40분부터 60분 동안 자사 PB브랜드인 '오로타'의 ‘무빙(無氷) 에어쿨러(냉풍기)’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사진=현대홈쇼핑 제공

현대홈쇼핑이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창사 이래 처음 선보인 PB(자체 상표·Private Brand) 제품으로 타 업체들이 꺼리는 ‘가전’을 선택한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22일 오전 11시 40분부터 60분 동안 자사 PB브랜드인 '오로타'의 ‘무빙(無氷) 에어쿨러(냉풍기)’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홈쇼핑 업계는 그 동안 의류나 속옷과 같은 패션상품군을 출시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가전을 PB 상품으로 개발한 것은 현대홈쇼핑이 처음이다.

현대홈쇼핑의 가전 PB제품 출시는 홈쇼핑 업체로서는 사실상 ‘모험’과도 같은 일이다. 상품 단가가 높아 재고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이나 LG 등 가전 중심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제작·판매하는 대기업 상품과 차별화하지 못해 판매가 저조하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른 홈쇼핑 업체들은 제품 단가가 낮고 재고 보관이나 처리가 용이한 패션 등 소규모 상품에 대해서만 PB제품을 기획해 왔다.

이런 상황인데도 현대홈쇼핑은 오히려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틈새시장이 있는 가전제품이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다.

이번에 현대홈쇼핑이 론칭하는 첫 PB인 '오로타'는 '오롯하다'라는 순우리말의 발음을 차용해 브랜드명을 확정했다. '모자람 없이 온전하다'는 사전적 의미와 같이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만족을 줄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한다.

수많은 제품 중 에어쿨러를 첫 상품으로 선보인 이유는 급격하게 변한 기온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갈수록 여름 폭염이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지면서 올해도 여름 계절가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에어쿨러를 첫 PB 상품으로 선택하게 됐다"며 "최근 경쟁 채널 증가로 생활상품군 내에서 단독브랜드 비중이 5년 전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상품 차별화 요소가 적어지고 있는데, '오로타' 브랜드 론칭을 기점으로 생활상품군 내 단독 상품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로타 무빙 에어쿨러'는 기존 에어쿨러가 매번 냉매팩을 새로 얼려야 해 불편하다는 고객평가단의 의견을 제품 개발에 반영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에어쿨러는 내부의 팬(fan)이 물을 머금은 종이필터로 바람을 내보내고, 물이 증발하면서 차가운 바람을 생성하는 '기화냉각(氣化冷却)' 방식이다. 더운 여름철 샤워를 하고 선풍기 바람을 쐬면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때 더 차가운 바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냉동실에서 얼린 냉매팩을 물탱크에 넣고 물의 온도를 낮춰야 하는데, 3~4시간이면 냉매팩이 녹기 때문에 매번 새로 얼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에 현대홈쇼핑은 과감하게 냉매팩을 없앴다. 정수기 냉각 원리인 '반도체 방식'을 냉풍기에 접목시켜 물통의 온도를 오래도록 차갑게 유지하도록 했다. 전원 버튼을 누르고 '얼음냉풍' 모드를 선택하면 '아이스킷 반도체'에 전기자극이 가면서 물탱크의 온도를 내리게 된다. 8시간 이상 저온으로 유지시키기 때문에 냉매팩을 따로 얼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생활사업부장(상무)은 "이번 '오로타 에어쿨러'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오로타 주방용품', 내년에는 '오로타 생활용품' 등으로 PB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단순하게 홈쇼핑이 고객에게 상품을 제시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 입장에서 상품을 개선하고 차별화할 수 있도록 전사적인 차원에서 브랜드와 상품을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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