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알파고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알파고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세돌에게 단 한 번의 패배만을 당한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바둑계에서 화려하게 은퇴한다.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27일 중국 우전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포럼'에서 알파고의 은퇴를 선언했다. 이번 행사에서의 대국이 알파고의 마지막 대국이었다.

알파고의 전적은 이세돌 9단과의 5번기, 인터넷 대국 60판, 커제 9단과의 3번기, 단체 상담기 등 총 69전 68승 1패다. 지난해 1월 네이처 논문으로 정식 데뷔하기 전 판후이(樊麾) 2단과의 전적을 합하면 73승 1패가 된다.

알파고의 유일한 패배는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이었다. 이세돌 9단은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4국에서 알파고를 무너뜨렸다. 당시 이세돌 9단은 팽팽한 접전 속에서 알파고에게 일격을 가했고 알파고는 버그를 일으키며 엉뚱한 수를 두고 결국 항복했다.

마지막 대국이 된 이번 행사에서 알파고는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커제 9단을 눌렀다. 커제 9단은 눈물을 보일 정도로 아쉬워 했지만 알파고를 넘지 못했다. 또 최고의 기사들이 머리를 모았지만 알파고에게는 역부족이었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 대국을 통해 알파고가 최고의 프로기사들과 대결할 수 있는 지 측정했다. 세계 최고의 기사들과 함께한 이번 대국에서 알파고는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정점을 확인했다. 결국 알파고는 최고의 경지에서 은퇴하게 됐다.

이와 함께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가 그동안 치른 대국의 기보를 정리하고 알파고가 스스로 학습하면서 치른 셀프 대국의 기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알파고팀은 알파고 내부 데이터를 연구하는 동시에 대국 과정을 복기해 영상을 제작, 이 역시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이세돌 9단과 대국 후 스스로 강화학습을 위해 벌였던 셀프 대국 기보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구글 딥마인드 홈페이지에서는 10판의 알파고 셀프대국 기보를 내려받을 수 있다. 여기에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의 업그레이드 과정을 논문으로도 작성할 계획이다.

한편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를 바둑뿐만 아닌 범용 인공지능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들은 이번 대국에서 인류가 인공지능을 도구로 삼을 수 있다는 잠재력을 확인했다는 뜻을 밝혔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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