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자상거래기업으로만 알고있던 아마존이 책을 온라인에서 팔면서 복잡한 도시의 상공을 드론으로 배달한다고 했을 때 신기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 집안의 옷장에 들어와서 내가 입을 옷을 결정해준다.

제프 베조스의 연속되는 성공은 아마존이라는 브랜드를 드론을 이용한 책 배달,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 AWS(아마존 웹서비스) 등으로 확대하면서 우주에 까지 손을 뻗힌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을 창립하기에 이른다. 사실 일론 머스크의 Space X(스페이스 엑스) 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제 알렉사에 이어 카메라가 나를 인식하고, 내가 입고 밖으로 나가 뽐낼 최선의 옷을 매칭하여 추천하여주는 스타일 비서인 에코 룩(Echo Look)을 선 보였다.

이런 변화속에서 몇년 전에 여학생들 몇명이서 수업시간에 팀프로젝트로 이런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던 것이 불현듯 스쳐 지나간다. 아차하는 순간에 한발 늦었다는 아쉬움과 함께 사회가 급속하게 변하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렇듯 에코닷, 에코룩 등과 같이 이미 우리의 안방과 드레스룸에 들어와 있고 우리 손에 있는 휴대폰은 이미 내가 이동하는 어느곳이든 계속 나를 따라다니는 디지털 동반자(Digital Companion)가 되었다. 자동차 역시 집에서부터 회사까지 이동하는 사이에도 자율주행기능을 선보이며 커다란 디지털 기기로서 동반자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기술의 진화는 온라인,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계속 마켓을 넓혀가고 그 배경에는 첨단 기술들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처럼 보인다. 기업들은 새로운 제품과 기술로 고객의 마음을 잡아 영업이익과 매출을 올리려고 경쟁이 치열하다. 이렇게 다양한 기술이 시장경제 아래에서 계속 영역싸움을 하면서 우리 주변에 더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이 가운데 스마트 홈은 더 세부적으로는 우리의 안방, 거실, 주방, 드레스 룸으로 확장되었고 차고, 길거리, 회사와 같이 공유하는 공간으로도 더욱 넓혀가고 있다.

이런 기술이 가능한 데에는 인공지능 기술중에 `소프트웨어 에이전트(Software Agent)`라는 핵심 기술이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전통적인 `SW에이전트`는 예전부터 있어 왔고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인공지능시대에 와서 더욱 각광받게 되었다. 이른바 기계와 로봇에 `정신(Mind)`을 심을 수 있는 살아 숨쉬는 영혼을 기계에 불어넣을 수 있게 된것이다.

나의 동반자인 디지털 기계가 인간처럼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데에는 생각이 있어야 되는데 기계가 스스로 생각하는 데에는 바로 이 `SW에이전트`가 핵심이 되는 것이다. 두뇌와 같은 신경망 학습을 바로 이 SW에이전트가 작동하여 기계를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인간의 두뇌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이러한 `에이전트 시스템(Agent System)`이고, 이를 철학자들은 `행위자 시스템`으로 번역하여 오래전부터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었다. 프로그램의 결정체인 SW에이전트가 이미 오래전부터 철학자들사이에 고민했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기술의 진화가 점점 느껴지게 된다.

동시에 이러한 SW에이전트는 여러 공간에 탑재될 수 있다. 내가 있는 나의 방안, 거실, 드레스룸, 자동차 그리고 회사와 집을 이동하는 거리에서 `SW에이전트`가 활성화되어 음악으로 또는 비디오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서비스 될 수 있다. 이를테면 내가 학교에 있을 때 가장 공부가 잘되는 순간의 집중도를 SW에이전트가 구현할 수 있다면 이는 곧 다른 장소로 이동했을 때도 같은 SW에이전트가 같은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게 된다. 한가지 더 예를 들면 아픈 사람의 치료를 위한 최적의 공간인 병원의 심리적 안정이 제일 중요한데 이 순간의 사람이 느끼는 안정성을 SW 에이전트가 구현가능하다는 가설이 나올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오프라인 공간의 확장을 통해 집안에서 회사로, 다시 거리에서 광장으로 범위를 †혀가는 SW에이전트는 인공지능 기술의 총아이며 특이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간속에 가만히 묻혀져 있는 SW에이전트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 공간에서의 끊임없는 인식, 새로운 공간에서의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어 질것으로 기대한다.

기술의 진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간이 느끼는 즉, 인지되는 인지과학적 사고방식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체화된 인지(Enbodied Cognition) 가 SW 에이전트로 현실화되고 있다. 혹자는 '포스트 AI` 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기계와 인간의 협동이라고 이야기 하고, 유명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웨일의 이야기 대로 라면 `포스트 휴먼시대`는 인간의 진화가 기술의 진화보다 느리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의 기술의 진화는 빛과 같은 속도로 빠르게 변화할 것이 더욱 더 분명해진다.

정태경 ttjeong@swu.ac.kr 현 서울여자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과 교수, 대학교육과 실질적인 R&D의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오스틴대학에서 공학박사를 받았고 이전에는 미국 시스코에서 소프트웨어엔지니어로 일했으며 현재는 지능정보사회의 인지지능 데이터 분석기술과 에너지하베스팅관련으로 다수의 IEEE 저널 논문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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