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두사 sino-는 ‘중국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싸이노’라고 발음한다. 이 표현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한국말에 섞여 들어와 이미 한국어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는 많은 한자어(sino-Korean)에 대해 영어로 설명하는 법을 아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흔히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한자(Chinese characters)를 문자로 사용한다고 잘못 알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에겐 한글(Hangul)이라고 하는 별도의 문자 시스템이 있다고 말해주면 된다. 그렇다면, 한자어는? 한자어는 Sino-Korean이라고 부른다. 이 한자어들이 있어서 우리가 한자를 문자로 사용한다고 말해서는 안된다. 서구인들이 가장 잘 이해하는 방식의 설명은 바로 이것이다. “In Korea, we use Sino-Koreans, those words from Chinese characters, just like you use Greek and Latin roots and suffixes in English / French / German. 당신들이 영어/ 불어/ 독일어에 그리스 어와 라틴어에서 온 어근과 접사들을 사용하는 것과 똑같이 한국에서는 한자에서 온 단어들인 한자어를 사용해.” 이렇게 말하면 알아듣는다. 영어에서도 고급 어휘들을 익힐 때에는 그리스 어와 라틴 어 어근과 접사로 구별하는 법을 배우면 어휘 이해도, 확장 속도가 확 올라가는 것처럼, 우리말도 한자어를 알면 고급 어휘 이해도가 향상된다.

다만, 영미권에서 학생들에게 그리스 어, 라틴어 접사와 어근을 가르치는 것은 초등 5,6학년 정도의 시기인데, 한국에서는 이상하게도 아직 추상적인 사고가 발달하지 않은 더 어린 나이부터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들이 보여서 좀 이상하게 바라볼 뿐이다. 한자를 가르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나, 아동의 인지 발달 단계에 맞게 가르쳐야 한다고 믿을 뿐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한자를 알아야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그리스 어와 라틴 어 어근과 접사가 영어에 섞여 있다고 모두 그리스 어와 라틴 어를 배우자고는 하지 않는다.

영어에서도 순수 영어는 30%정도이다. 그 정도로 외래어가 많은 언어이고 그 포용성이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 언어이다. 한국어도 순 우리말(Pure-Korean)과 Sino-Korean이 혼재하고 있어서 종종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진다. 한국어를 외국인에게 가르치다 보면 주목하게 되긴 한다만, 바로 “한 시 일 분”과 같은 표현이다. 시간은 순 우리말로 읽고, 분과 초는 한자어로 읽는 묘한 조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 시 한 분이나, 일 시 일 분이라고 읽지 않는다. 사실 이러한 오묘한 조합을 두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동료들과 한참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가 내린 추정은 시간 개념은 원래 조선에 죽 있었기 때문에 그 읽는 법이 고착되어서 순 한국말로 읽지만, 분과 초의 개념은 조선 인조 당시 소현 세자가 서양식 시계를 처음으로 한국에 가져오면서 생겨난 개념이라서, 중국을 거쳐 들어온 시계를 마찬가지로 한자어로 읽는 것이 아닌가 였다.

한번쯤 우리말을 쓸 때, 특히 숫자를 셀 때에, 순수 한국어와 한자어 숫자 중 어떤 것을 쓰는지 되새겨 보면, 갸웃거리게 되는 지점이 있으리라 본다. “커피 한 잔 주세요.” 이럴 때 ‘어, 커피 일 잔은 안되나?’ 이런 식으로 한 번 생각해 보시길.

Joyce Park rowanee@naver.com 필자는 영어를 업으로 삼고 사람에게 가서 닿는 여러 언어 중 영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 교재 저자이자 영어교수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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