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슈퍼맨이 아니잖아.”
“선생님 슈퍼맨이잖아요."

며칠 전 일이다. 필자는 초등학교 영어교사다. 초등학생은 게임을 좋아한다. 게임을 통해 영어 문장을 연습 시키는데, 학생들이 자꾸 게임 규칙을 어긴다. 심판 학생을 두 명이나 두었는데도 말이다. 게임을 중지하고, 학생들과 어떻게 하면 게임 규칙을 잘 지킬까 이야기 했다.

이야기 중 필자의 심정을 이야기 했다. “선생님이 슈퍼맨이 아니잖아요. 학생 모두를 한꺼번에 볼 수 없어요.” 그러니 학생들이 “선생님 슈퍼맨이잖아요. 선생님 앱도, 유투브 채널도, 이메일도 다 슈퍼맨이던데요.” 라고 말했다. “아 맞아요. 하지만 그것은 선생님의 소망이고, 선생님은 슈퍼맨이 아니에요.”라고 이야기 하면서 왜 슈퍼맨으로 아이디를 만들었는지 생각이 났다.

스마트 폰이나 스마트 패드와 같은 장비를 활용하면 선생님이 슈퍼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의 의견을 동시에 알 수 있다. 지구 편 반대쪽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심지어 우주 상황도 알 수 있다.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내일 날씨가 어떨지 알 수 있으며 다른 나라 교실의 아이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현장학습을 가려는 곳을 구글 어스를 통해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이동할 수 있다. 최근 리뉴얼 된 구글 어스는 더욱 강력해 졌다. 가상현실 모드로 360도로 현장에 있는 체험을 미리 하게 할 수도 있다. 3D모드로 현장보다 더 현장에 있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2017. 4. 18. 리뉴얼된 구글 어스 화면. 웹에서 가상현실을 볼 수 있다
2017. 4. 18. 리뉴얼된 구글 어스 화면. 웹에서 가상현실을 볼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면 더욱 강력한 슈퍼맨이 된다. 구글 공유 문서를 활용하면 물리적으로 먼 곳에 떨어진 학생들에게도 자료를 전송해줄 수 있다. 단지 전송 만이 아닌 세계 곳곳의 교사와 학생들과 실시간으로 함께 자료를 수정하며 의미 있는 자료를 만들 수 있다. 필자는 수업과 강연을 유투브로 촬영해서 업로드한다. 이렇게 하면, 손오공의 분신술이 가능해진다. 필자가 자고 있는 저녁에도 필자의 많은 분신들이 온라인에서 각자의 수업과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 역시 과거에 어떤 수업과 강연을 했는지 볼 수 있다.

필자의 신 유투브 채널 - youtube.com/manchoitube
필자의 신 유투브 채널 - youtube.com/manchoitube

필자의 구 유투브 채널 - youtube.com/manchoikorea
필자의 구 유투브 채널 - youtube.com/manchoikorea

대선이 한달도 안 남았다. 나는 공무원이라서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 없다. 단지 대선 주자의 교육정책에 대한 생각을 말하려 한다. 먼저 문재인 후보는 2017년 3월 22일 교육 정책 공약 발표 기자 회견에서 고교 학점제를 실시한다고 한다. 교사가 수업을 개설하고,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는 완전히 다른 교실이 열릴 것이다고 제안한다. 안철수 후보는 2017년 2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이 제안하는 학제 개편안이 만 3세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유치원 2년,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 대학교 4년 또는 직장으로 이어지는 개편안이라고 한다.

유승민 후보는 2017년 4월 9일 교육 정책 공약 발표 기자 회견에서 고등학교부터 수강 신청제를 도입하여 과목별로 필수단위만 이수하면 나머지는 학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성장 속도를 무시한 학년의 개념이 사라져서 자연스럽게 무학년제 전환을 통해 유연한 학제 운영을 꾀하려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심상정 후보는 2017년 4월 2일 교육 정책 공약 발표 기자 회견에서 고등학교 교육을 독자적인 직업 준비과정으로 전면 개편할 것이다고 밝혔다. 핀란드형 직업 고교를 대거 확충한다는 발표와 청소년들이 자신의 적성과 잠재력에 잘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후보는 교육정책을 아직 찾아보기 어려웠다.

소프트웨어 중심사회가 오고 있다. 학생들이 살아가는 사회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가 될 것이다. 이미 소프트웨어는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서 우리에게 슈퍼파워를 주고 있다. 하드웨어적 교육 제도나 시스템을 바뀌는 것보다 소프트웨어인 선생님들에게 대한 연수나 지원에 대한 정책이 대선 후보의 교육정책 전면에 제시되지 못해서 아쉽다.

교육 시스템 변화는 눈에 보이기 쉽지만 중요한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공기와 같이 교육을 감싸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 교육이 백년의 큰 계획이라면 선생님들에게 집중해야 할 것이다. 현장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교사다. 현장의 학생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역시 교사다. 현장에서 가르칠 내용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역시 교사다. 왜냐하면 본인이 가르치기 때문이고, 자신이 스스로를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에게 더욱 슈퍼 해질 수 있도록 지원하면, 학생 역시 슈퍼 해져서 우리나라 전체의 소양이 놀랍게 고양될 것이다.

최만 choisuperman@gmail.com 초등학교 교사. 수요일밴드, 언어유희, 아이스스케이트, 회를 좋아한다. 박사과정에서 영국 교육철학을 공부하면서"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미래가 어떻게 올지 몰라서15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스룩 허브에 자료를 모아두고 있다. 안드로이드 앱"최만드림"을 운영한다. 삶을 오픈소스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