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많이들 들어봐서 알 것이다. 이 라틴어는 Seize the day (낮을 잡아라)라는 뜻으로, ‘시간이 있는 동안 즐겨라’라는 의미이다. 이 주제를 담고 있는 문학 작품들도 많아서 “To Virgins - Gather your rosebuds while you may (아가씨들에게, 할 수 있는 동안 장미 봉오리를 모으시오)”라는 17세기 Robert Herrick의 시도 있고, 소울 벨로우(Soul Bellow)의 동명의 희곡 도 있으며, 영화 <죽은 시인들의 사회>에서도 십대 청소년들과 이들의 감성을 부추기는 교사가 외치기도 했었다. 한국말로는 쉽게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에 해당하는 말이라 보겠다.

그러나, 카르페 노크템의 노크템(noctem)은 ‘밤’을 가리키는 말로, 결국 Seize the night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는 밤에도 놀라는 뜻이 아니라, 남들 잘 때에도 일하고 노력하라는 뜻으로 쓰이니, 실로 ‘카르페 디엠’과는 반대의 의미로 볼 수 있겠다.

라틴어 중 아직도 영어에서 쓰이는 경구 중 비슷한 말에는, 엑스 니힐로 니힐 피트(Ex nihilo nihil fit)가 있다. 이는 nothing comes from nothing, 즉,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로,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손 놓고 앉아서 왜 나는 잘되지 않지? 왜 나에겐 멋진 일이 일어나지 않지?하는 원망이나 푸념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 말을 해주는 게 딱 일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생이 그리 팍팍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살다 보면 펠릭스 쿨파(Felix culpa)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happy fault라는 뜻으로, 분명히 명백한 실수이고 과오인데 그 결과가 해피 엔딩 인 경우 쓰는 말이다. 어떤 일을 실수해서 꼭 마무리가 비극인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떤 일이든 얻고 싶으면 해보고 그러다 결과가 나빠도 아직은 좋은 결국이 오지 않은 거라 믿고 이번에 망친 일은 펠릭스 쿨파가 아닐까 생각하는 것도 홀로 정신 승리를 하며 미래로 계속 걸어 나가는 데에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때때로 물어보는 거다. 쿠이 보노(Cui bono)? 라고. 이 말은 who benefits? 즉, 누가 이득을 보는 건데?라는 질문으로, 어떤 일을 했을 때 돌아오는 이득이 무엇인가 따질 때 쓰는 말이다. 범죄를 보며 범인을 찾을 때 이 일로 가장 이득을 보는 자는 누구? 라고 물을 때에도 쓰고, 이 일은 해 봤자 아무런 소득이 없는데 대체 누가 이득을 본다고 이 일을 해야해? 라고 묻고 싶을 때에도 이 표현을 쓴다. 때로 힘들면, 그리고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 시켜서 억지로 어떤 일을 해야 할 때, 쿠이 보노? 라며 한 번쯤 어깨를 으쓱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Joyce Park rowanee@naver.com 필자는 영어를 업으로 삼고 사람에게 가서 닿는 여러 언어 중 영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 교재 저자이자 영어교수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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