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사용할 수가 없다. 지난번 황산여행 때 답답해서 이번에 VPN을 미리 준비했다. 근데 이 호텔에서 VPN연결없이도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접근이 된다. 다이아나에게 물어보니 호텔VPN을 사용한단다. 새로운 발견이다. 외국인들이 많이 묵는 숙소에선 자체VPN을 설치해 놓기도 하나보다.

양수오 관광도로 안내판
양수오 관광도로 안내판

장가계에도 십리화랑이 있는데 양수오에도 십리화랑이 있다. 양수오십리화랑은 차도라서 차도 다니고 자전거도 다니고 걸어서도 다닌다.

십리화랑 입구
십리화랑 입구

십리화랑을 걷다보면 여기가 중국이 맞나싶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외국인들이 눈에 자주 뜨인다. 우리는 십리화랑입구까지 차를 타고 가서 걷기 시작했다.

나비 동굴 입구
나비 동굴 입구

중간에 나비동굴이 있어서 들어갔다. 괜히 들어갔다. 여태까지 대단한 동굴을 많이 봐서 그런지 별스럽지 않다.

민속 공연
민속 공연

동굴을 다보고 나오니 민속공연을 한다. 공연 전에 어김없이 대인이 나와서 붓글씨를 쓰고 경매에 붙인다. 300위안에서 시작했는데 600위안에 낙찰되었다. 사회자의 진행 솜씨가 대단하다. 시중에서 천 위안이 넘는건데 오늘 이 자리에서 3백위안으로 시작한다면서 너스레를 뜬다. 공연은 전통의상을 입고 나와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춘다. 남편이 지루해해서 시작 부분만 보고 나왔다. 나비가 많은 지역인가본데 아직 날이 쌀쌀해서 그런지 나비를 찾을 수가 없다. 상점에 박제되어 있는 나비만 실컷 봤다.

십리화랑을 다 걷고 나니 마을이 시작된다. 월량산과 금수 동굴을 보고 돌아올거라 우리도 자전거를 빌렸다.

내가 자전거를 탈 줄 몰라 2인승으로 빌렸다. 4개의 바퀴로 굴러가는거라 안전하다. 둘다 페달을 밟아서 가는건데 난 힘들지 않는데 남편은 낑낑댄다. 난 페달에 발 올리고 돌리는 시늉만 했다. 먼저 금수 동굴로 갔다. 머드온천이 있어서 금색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듯 하다. 영어가이드가 안내를 한다.

금수 동굴 앞에서
금수 동굴 앞에서

금수 동굴은 규모는 작은데 화려함이 놀랍다.

황제의 우산
황제의 우산

여태까지 보지못한 형태를 많이 봤다.

유방 모양
유방 모양

부처님 돌고래, 악어 입, 소라 모양, 커튼 모양, 개구리 왕자, 유방 모양 등 신기한 형상이 정말 많다.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가이드가 설명을 잘해줘서 재미있게 봤다. 사람이 조각한것보다 더 실감나는 모양들이다. 중간에 어김없이 쇼핑센터를 지난다. 손님이 달랑 우리 둘이라 부담스럽다. 할 수없이 필요도 없는 목걸이하나를 샀다. 더 필요한 거 없냐고 자꾸 묻는다. 미안스럽게도 필요없다. 쇼핑센터를 지나면서 가이드태도가 변해서 설명이 짧다.

머드냉천과 온천
머드냉천과 온천

머드냉천도 지나고 온천도 지났다. 머드팩도 하고 온천도 하는 모양인데 오늘은 손님이 없는 모양이다. 우리도 전혀 하고싶은 생각이 없다. 머드냉천은 물이 차서 여름에 들어가면 시원하게 머드팩을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젊은이들이 단체로 놀러와서 온천과 머드냉천을 오락가락하면 재미있을 듯 하다. 가이드가 엑셀런트에 표시하라면서 비평지를 준다. 쇼핑안한것이 미안해서 엑설런트에 사인했다. 동굴은 예쁘고 볼만했는데 기분이 찜찜하다.

월령산
월령산

다시 자전거를 몰아서 월령산으로 갔다.

입구에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산정상에 구멍이 뻥 뚫려있다. 올라가지 않아도 짐작이 된다. 그래도 올라가서 확인해야 한다.

정상까지 낑낑거리며 올라가서 구멍을 통과해서 뒤에서 볼 수도 있다.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이다. 올라가고 내려오는데 대략 한시간걸리는 길이다. 어김없이 계단길이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다리를 건너는데 한국말이 들린다. 양수오에서 한국인은 처음 만난다. 예쁜 두 아가씨가 여행을 왔다. 서안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단다.

너무 반가워서 맛있는 걸 사주고 싶은데 주위에 괜찮아 보이는 집이 공차 밖에 없다. 공차로 가서 음료수와 치킨을 사먹었다. KFC보다 공차치킨이 더 맛있다. 진작 알았으면 공차에 가서 먹었을텐데 아쉽다. 가격도 더 싸다. 별것 아닌데도 고마워하며 서안에 꼭 놀러오란다. 중국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을 만나서 기분이 좋다.

헤어져서 우룡강변 길을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다. 십리화랑길보다 우룡강변 길이 더 아기자기 예쁘다. 길이도 십리화랑길보다 더 길다.

대나무뗏목타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상류에서 탔었는데 하류에서 타는 사람들이 더 많은 듯 하다. 호텔로 돌아와서 오늘 걸은 길을 체크해보니 27킬로미터를 걸었다.

월령산 길을 오르내린 것을 생각하면 하루 종일 생고생한거다.

그래도 경치 좋은 길을 걸어서 고생한 보람이 있다. 호텔 식당이 번잡스럽다. 중국 손님 이스라엘손님 말레이시아모자까지 자리가 꽉 차 있다. 다이아나하고는 이젠 친해져서 서로 하루의 안부를 물었다. 우리가 걸은 내용을 이야기해주니 엄지를 척 올린다. 내일 같이 롱셍으로 갈 약속을 하고 방으로 왔다.

몸은 피곤하지만 뿌듯한 하루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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