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상준의 행복한 마라톤] 마라톤 풀코스를 즐기자

발행일시 : 2017-04-05 00:00
[한상준의 행복한 마라톤] 마라톤 풀코스를 즐기자

마라톤은 42.195km의 달리기다. 필자가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는 500m 를 달리고 힘들어서 걸었는데 꾸준히 6주 정도 연습을 해서 10km 대회에 참가했었다. 처음 참가하는 대회라서 어설펐지만, 대회에서 완주를 했을 때 기분이 날아갈 것같았을 뿐만 아니라 힘도 들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페이스가 밀리지 않고 달렸고, 그 당시 기분으로는 지구 끝까지 라도 달릴 것 같았다. 아마도 처음 대회에 참가를 해서 좀 흥분했던 것 같다.

10km를 달린 후에 동호인들에게 별로 힘들지 않으니 지금 당장 하프는 물론 풀코스도 달릴 수 있겠다고 이야기 했다. 이때 여러 번 풀코스를 완주한 동호인들은 “풀코스는 30km 부터 진정한 풀코스”라고 말했다.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5개월 뒤 풀코스를 처음 달리면서 그 의미를 알게 됐다. 정말 30km 이후부터 진정한 마라톤이 시작됐다.

마라톤은 쉽게 완주할 수 있는 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달리기를 시작할 때 100kg 이 넘는 몸무게에서 6개월 정도 연습하고 첫 마라톤을 4시간 10분에 완주한 경험을 생각하면, 연습 계획을 잘 세워 실천한다면 누구나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라톤을 완주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소규모 대회에 참가하여 두려움을 없애자
모든 일은 경험이 중요하다. 마라톤 대회는 풀코스 뿐 아니라, 하프, 10km 코스를 운영한다. 처음부터 풀코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비교적 짧은 거리인 10km와 하프 코스 대회에 참가해 대회 참가 요령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회 운영 방식은 모두 비슷하다. 대회장에 가서 환복을 하고 옷과 물품을 맡기고, 자신이 참가하는 코스 출발선에 대기하고 있다가 출발하고, 주로를 달리고, 반환점을 돌아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단순하지만 옷과 가방 등 물품을 맡기는 요령, 코스를 달리면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직접 경험하면서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그렇게 되면 대회에 집중할 수 있다.

출발선의 어느 위치에서 출발하는 것이 제일 편한지, 달리면서 음료수를 마시는 방법, 반환점을 도는 방법, 달리다 화장실에 가는 방법, 주자들을 추월하는 방법,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리는 요령, 의료 요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등 달리면서 겪게 되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익히게 된다. 대회 요령을 빠르게 습득하고 싶다면 동호회에 가입하자. 동호회에 가입하면 훈련요령은 물론 대회에 참가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하여 게시판에서 찾아 볼 수도 있고, 궁금한 부분을 묻고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라톤 대회에 등록하자
어떤 일이든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달리기를 위한 몸이 만든 후에 대회를 참가하겠다는 생각이면 실제 대회에 참가하기 힘들다. 참가할 대회를 선택하고 신청한 후, 대회 날짜에 맞추어서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 역시 10km 대회를 6주전에 신청하고 그 날짜에 맞추어 계획을 세우고 연습을 했다. 그 후, 동아 마라톤을 목표로 6개월간 연습했다.

마라톤 대회는 약 2달 전부터 참가 신청을 받는데, 두 달의 준비 기간은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는 충분한 시간이지만, 처음 풀코스를 달리기는 사람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메이저 대회의 경우 매년 정해진 날짜에 열리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대회 참가 계획을 세우기 좋다. 봄에 달린다면 동아마라톤을 달리면 된다. 3월 세번째 일요일에 개최된다. 가을에 달린다면 춘천 마라톤은 10월의 4번째 일요일, 중앙마라톤은 11월의 1번째 일요일이다. 세 대회의 코스 특성을 확인하고 참가하고 싶은 대회를 선택하면 된다.

위로부터 동아, 중앙, 춘천 마라톤 코스 고저도 <위로부터 동아, 중앙, 춘천 마라톤 코스 고저도>

중앙마라톤은 반환점을 돌아오는 경기이고, 춘천 마라톤은 순환코스여서 출발점과 도착점이 동일하다. 당연히 해발 고도도 동일하다. 동아마라톤은 출발점이 광화문이고, 도착점이 잠실 종합 운동장인데, 재미있는 것은 광화문의 해발 고도는 30.3m 인데, 잠실 종합 운동장은 13.7m 이다. 코스 중간 중간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존재하긴 하지만 전체 코스를 보면 내리막을 달리는 경기인 것이다. 동아마라톤은 IAAF(국제 육상경기 연맹) 골드 라벨 대회인데 인증 규정상 도착점과 출발점이 다른 경우 전체 길이 42.195km의 0.1%인 42m 이하의 고도차는 인정하고 있다. 동아마라톤은 16.6m 차이로 0.04%정도이다. 도심을 즐기고 조금 편안한 레이스를 하려면 동아마라톤을 달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도심보다는 아름다운 단풍과 자연을 즐기면서 달리고 싶다면 춘천 마라톤을 달리면 되고, 잠실과 성남의 도심을 달려보고 싶다면 중앙마라톤을 추천한다.

마라톤의 필수 LSD 훈련
마라톤은 지구력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평소에는 한강변에서 10~20km 정도 거리를 달린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전에는 30km 이상의 장거리주(LSD)를 2~3번 달려준다. 평소 10~20km를 달릴 때 보다 천천히 달린다. 대신 걷지 않아야 한다. 이 훈련은 내 몸이 3시간 이상 달리는 것에 익숙해 지도록 하는 것이다. 장거리를 달리면서 스포츠 젤도 먹어보고, 물도 마셔보는 등 마라톤을 할 때처럼 해보면 좋다.

한강변을 달리면 중간중간에 아리수가 있어서 편하게 물을 마실 수 있고, 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다. 간단한 벨트색에 스포츠 젤 두 개 정도를 가지고 달리면서 10km 마다 먹으면 된다. 아리수를 마실 수 없는 곳에서는 급수를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달리면서 마실 수 있는 벨트색 물통도 있다.

마라톤 LSD용 벨트색 물통 <마라톤 LSD용 벨트색 물통>

사실 이러한 장비를 가지고 하는 연습은 실제 대회와는 다르다. 제일 좋은 방법은 소규모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다. 동아 마라톤 대회 한달 전인 2월에는 32km 대회가 있다. 이러한 장거리 대회에 기록이 아닌 LSD 연습을 위해 참가하면 좋다.

아쉽게도 가을에는 32km 대회가 없다. 해결 방법은 있다. 메이저 풀코스 대회에 참가하기 전에, 작은 대회 풀코스를 신청하여 달리면서 반환점에서 돌아오지 않고 15~16km 지점에서 미리 반환을 하는 것이다. 대회 기록은 인정되지 않지만 30~32km 정도의 연습을 실전처럼 할 수 있다. 더 좋은 방법도 있다,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이다.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하면, 주말에 여의도나 뚝섬 등의 한강변에서 자체적으로 LSD 연습을 한다. 자원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에 짐도 맡길 수 있고, 중간에 간식과 음료수도 공급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혼자서 달리는 것이 아닌, 잘 달리는 선배들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회 전에 해야 할 일들, 하지 말아야 할 일들
LSD 연습도 하고, 몸도 어느정도 만들어 졌다. 대회가 일주일 정도 남으면 몸 컨디션을 대회 당일에 맞추어 최적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쉬는 것이다. 마라톤을 달리기 위해서는 몸에 에너지를 많이 축적해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초보자들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걱정 때문에 대회가 며칠 남지 않았는데도 계속해서 연습주를 하는 것이다. 달리지 않고 쉬면 감을 잃을 것 같은 불안함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에너지를 소비하면, 몸에 에너지가 모이지 않아서 정작 대회에서 달리다가 중간에 에너지 고갈로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쉬는 것이 최고의 훈련이 되는 것이다. LSD 훈련의 경우 2주전에는 마치는 것이 좋다.

대회가 걱정이 되어서 꼭 달리고 싶다면 대회 3~4일 전에 짧은 거리를 빠르게 달리는 것을 추천한다. LSD와 완전히 반대의 훈련이다. 짧은 거리인 5km 정도를 처음부터 최대 속도로 달리는 것이다. 대회 4일 전쯤에 5km 정도 거리를 최대 속도로 달려준다. 평소에 10km를 5분 30초 페이스로 달렸다면 5km를 달릴 때는 4분대 페이스로 달려서 24~25분에 완주하는 것이다. 심폐 능력은 향상되고, 몸이 달리는 것을 기억하고, 에너지 소비는 최소로 하는 효율적인 마지막 훈련이다.

헌혈을 정기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최소한 한 달 전에 헌혈하는 것이 좋고, 가능하면 두 달 이상의 기간을 두는 것이 좋다. 한번은 하프 마라톤을 달리기 일주일전에 헌혈하고 달린 적이 있는데, 10km 정도를 달린 후부터 급격하게 체력이 저하되어서 고생한 경험이 있다.

첫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때는 한 달 전부터 몸 만들기를 했다. 첫 풀코스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그리고, 첫 마라톤에서 서브4를 해보고 싶어서 였다. 어찌 보면 간단한 건강한 생활의 실천이었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고, 과식하지 않는 것이었다. 대회가 10일 남았을 때부터 카보로딩을 했다. 6일간 탄수화물은 전혀 먹지 않고 단백질만 섭취하였고, 그후 4일 동안은 반대로 탄수화물을 먹지 않고, 탄수화물만 섭취해서 몸에 최대 에너지를 축적하는 것이다.

마라토너들 사이에서는  몸무게 1kg을 줄이면 5분을 단축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자동차에 짐을 가득 싣고 달리는 것과 짐이 없이 달리는 것은 연비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달릴 때도 마찬가지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그만큼 소비되는 에너지가 많아 달리기 힘들다. 일부 마라톤 선수들을 몸무게 뿐 아니라 무게를 줄이려고 시계도 차지 않으며, 옷과 신발도 가능한 가벼운 옷을 입는다.

간혹 달리다 보면 면 티셔츠를 입고 달리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면의 경우 땀을 머금고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달리는데 적합하지 않다. 가벼운 소제에 땀을 바로 배출하는 기능성 옷이 좋다.

선수들이 민소매인 싱글렛을 입는 이유도 무게를 줄이기 위함도 있다, 남성의 경우 반바지 안에 얇은 천이 있어서 속옷을 입지 않고 달린다. 양말의 경우도 등산용 처럼 두꺼운 양말이 아니라 얇은 양말을 신는다. 양말의 경우 민양말의 경우 발가락에 물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발가락 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발 관리도 필요하다. 마라톤을 할 때 가장 고생하는 부분이 발이다. 발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들어 주어야한다. 발톱 손질은 7~10일 전에 하면 좋다. 발톱이 길 경우 장거리를 달릴 때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대회 전날 발톱 손질을 해도 좋지만, 만에 하나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상처가 아물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하여 일주일 전에 하면 적당하다. 발 뒷꿈치 각질이 심한 경우에는 각질 제거를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대회 전날
대회 전날에는 다음날 입고 나갈 드레스코드를 정하자. 대회 참가하기 일주일 전부터 날씨를 확인하게 된다. 대회 당일 날씨에 따라 복장을 선택해야 한다. 마라톤은 완주하는데 4시간 이상 걸리는데, 시작 시간이 오전 8시~8시 30분이고, 완주할 때까지 4~5시간 정도 걸릴 것을 계산하면 도착할 때 시간은 12시 반에서 1시 반 정도로 한낮에 달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

대회 당일 날 입을 복장을 하루 전에 준비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대회 당일 날 입을 복장을 하루 전에 준비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달리기 시작할 때 조금 쌀쌀하다고 긴 팔을 입으면 달리다가 날씨가 더워지면 힘든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날씨가 쌀쌀할 경우, 짐을 맡기고 출발할 때까지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므로 체온 유지가 필요하다. 버릴 옷이나 세탁 비닐, 가벼운 1회용 비옷 등을 입고 달리다가 5~10km 정도 달린 후 몸이 더워지면 버리고 달리면 된다

개인 취향에 따라서 손목 시계, 장갑, 선그라스, 모자, 선크림, 반창고, 바세린, 아스피린, 스포츠 젤, MP3 등 자잘한 것이 챙길 것이 꽤 있다. 대회 전날 미리 준비해 두어야 대회 당일 잊고 가지 않을 수 있다.

대회 당일
대회 당일 아침에는 대회 출발시간 2~3 시간 전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 몸이 달리기 좋은 상태로 되는데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대회장 까지 거리가 멀다면 더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배변도 필수라고 생각한다. 대회장에 가면 늘 대변을 보는 사람들의 긴 줄을 볼 수 있다. 의외로 대회 중에 화장실을 가는 사람이 많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대변을 보면, 대회 중에 화장실을 가야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식사는 적어도 두 시간 전에는 마쳐야 한다. 가능하면 떡, 맨 밥 등 탄수화물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 과식은 금물이다. 어릴 때 밥을 먹고 바로 달리면 배가 당기는 통증 때문에 달리지 못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달리기는 식사를 하고 바로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 한번은 과식을 하고 두시간 후에 달린 적이 있는데, 위장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느낌이 오고, 속이 울렁거려서 달리기를 포기한 적이 있다. 대회 참가하기 전에는 당연히도 과식을 하면 안된다.

대회에 가면 탈의실이 있다. 평상복으로 가서 달리는 복장으로 갈아 입어야 하는데, 남자들의 경우에는 굳이 복잡한 탈의실에 갈 필요가 없다. 평상복 안에 반바지와 싱글렛을 입은 후, 대회 장소에 가서 그냥 평상복만 벗으면 된다. 탈의실을 이용할 경우 복잡하기도 하고, 파스 등을 실내에서 뿌리는 분들이 있어서 공기도 맑지 않다. 탈의한 옷과 가방 등은 대회 측에서 제공하는 커다란 봉투에 넣어서 물품 보관소에 맡기면 된다. 지정된 시간 내에 맡기지 못하면 짐을 들고 뛰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신경 써야 한다.

동호회에 가입한 경우 굳이 짐을 맡길 필요도 없다. 동호회 규모가 어느정도 되면, 대회 측에서는 별도의 독립된 부스를 제공한다. 그 부스에는 달리지 않고 자원봉사를 하는 동호회 회원이 있어서 굳이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지 않아도 된다.

몇 년 전 동아마라톤에 참가 할 때 실수를 한적이 있다. 신발에 붙이는 칩을 가방에 넣고 짐에 맡겨 버렸다. 짐을 실은 트럭은 이미 출발해서, 급히 운영데스크에 가서 분실 신고하고, 다른 칩과 다른 배번을 교부 받아서 달린 적이 있다. 요즘에는 배번에 일회용 칩이 붙어서 나오는데, 배번을 분실하거나 집에 두고 가지고 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도 운영 데스크에 가서 예비 배번을 요청하여 달릴 수 있는데, 예비 배번이 많지 않으니 잊지 말고 자신의 배번을 챙기는 것이 좋다.

출발 요령과 주의할 점
동아 마라톤, 중앙 마라톤, 춘천 마라톤은 서로 참가자의 기록을 공유한다. 마라톤의 경우 완주 기록에 따라서 그룹을 배정한다, 마라톤 완주를 3시간 이내로 달리는 사람과, 5시간정도에 달리는 사람을 한 그룹으로 묶어 놓으면 모두에게 손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룹 배정은 완주 기록을 가지고 배정하는데, A그룹부터 E그룹까지 다양하다. A그룹은 3시간 이내의 그룹이고, D는 5시간 이내에 완주 경험이 있는 사람을 배정한다. 풀코스를 달렸더라도 완주 기록이 5시간 이상이거나, 완주 기록이 없이 처음으로 풀코스를 달리는 사람은 E그룹으로 배정한다. 이러한 그룹은 배번에 인쇄되어 있다.

출발은 모두 한꺼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상위 그룹부터 순서대로 출발한다. A그룹이 완전히 출발한 후, 몇 분 있다가 B그룹 출발, 그 후 C그룹 출발 이런 방식이다. 자신이 배정된 그룹에서 달리지 않고 다른 그룹에서 참가하여 달릴 경우, 기록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A그룹에 배정 된 사람이 B~E 그룹에서 달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나, E그룹의 사람이 A~D 그룹에서 달릴 경우 완주를 하더라도 기록증이 발급되지 않는다. 완주를 좋은 기록으로 하더라도, 다음 대회에 참가하더라도 기록이 없는 사람으로 분류된다.

대회 기록은 건타임이 아닌 넷타임으로 측정한다. 늦게 출발하더라도 출발선을 지날 때 시간과 결승선을 지날 때 시간으로 기록이 측정 되므로, 먼저 출발하려고 무리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대회 기록의 인정은 2년까지 유효하다. 2010년에 4시간 이내에 완주를 하였을 경우, 2011년에 기록이 4시간보다 저조하거나, 아예 달리지 않았을 경우에도 2012년에 달릴 경우 4시간 기록을 인정받고 상위 그룹에 속해서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추월의 묘미를 즐기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이 모두 출발 한 후, 맨 마지막에 출발하는 것도 좋다. 늦게 달리면서 후미 주자들을 차례차례 추월하면서 달리는 것도 재미있다. 이런 방법은 4시간 정도에 완주가 가능한 경우 하는 것이 좋다. 너무 늦어지면 급수나 간식이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풀코스를 달리면서 명심해야 할 것이 몇가지 있다. 첫번째는 오버페이스를 하지 말아야한다. 대회에 참가하면 약간 흥분한 상태가 되고, 주변 사람들이 빨리 달리면 덩달아 빨라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시계나 핸드폰 등을 이용하여 자신이 목표로 하는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번째는 절대 걷지 말라는 것이다. 30km 이후에는 걷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달리다 보면 걷는 사람도 많이 보인다. 그런데, 한번 걷기 시작하면 계속 걷게 된다. 따라서 페이스가 밀리더라도 꾸준히 달리는 것이 필요하다. 힘이 들어 페이스가 늦추어 졌다가, 간식이나 음료를 마신 후 다시 체력이 회복되어 페이스가 올라가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걷지 않고 달리는 동작을 유지하면 좋은 기록으로 완주할 수 있다.

대회를 즐기자
앞서 말했듯이 대회에는 그룹이 정해져 있다. 자신이 속한 그룹에서 출발하면 된다. 출발 후 1~2km는 자신의 페이스와는 거의 상관 없이 뭉쳐서 달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5km 정도 달린 후에는 달리는 도로에 골고루 분포되어 자신의 페이스로 달리게 되는데, 2~3km 까지는 도로에 비하여 달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추월하기도 힘들 정도로 뭉쳐서 달린다. 초반에 오버페이스를 하지 못하는 장점도 있지만, 자신의 페이스보다 빠른 경우에는 오버페이스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월을 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추월을 하면서 몸 끼리 부딪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이것은 마라톤 매너가 아니므로 삼가해야 한다.

상위 그룹의 사람이 하위 그룹에 달리는 이유 중 상당 부분은 하위 그룹에 배정된 사람과 동반주를 하기 위함이다. 처음 달리는 경우 동반주를 하면 안정적으로 완주를 할 수 있다. 자신의 목표 기록을 알려주면 동반주를 하는 사람이 목표 기록으로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옆에 누군가가 조언을 해주고 함께 달린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동반주를 하는 사람이 없을 경우에는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달리면 좋다. 페이스 메이커들은 커다란 풍선에 목표시간을 명시하고 달린다. 풍선에는 3:30, 4:00, 4:15, 4:30, 5:00 이런 식으로 숫자가 표시 되어 있다. 페이스메이커는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고 거의 정속 주행을 하기 때문에 초보자는 자신이 목표로 하는 시간의 풍선을 단 페이스 메이커를 따라 달리면 좋다. 다만, 페이스메이커 주변에는 20~30명의 주자들이 모여서 달리기 때문에 서로 몸이 닿을 수 있고, 물이나 간식을 먹을 때는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목표로 하는 페이스 메이커를 10~20m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따라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회를 달리다 보면 재미있는 복장을 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줄넘기를 하면서 달리는 사람도 있고, 세종대왕이나 수퍼 영웅 코스프레를 하고 달리는 사람들도 있다. 남녀 연인으로 보이는 커플룩을 해서 달리는 사람도 만나고, 핸드폰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틀고 달리는 사람도 있다. 그냥 달리는 것도 힘든데, 줄넘기를 하고, 더운 복장을 하고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메이저 대회의 경우 5km 마다 음료수를 공급한다. 음료수는 물과 이온음료를 제공하는데, 자신에게 맞는 음료를 마시면 된다. 음료수를 제공하는 테이블은 10개 정도인데, 앞 쪽에 위치한 테이블에 많이 몰리고 뒷 쪽 테이블은 이용하는 사람이 적어서 편리하기 때문에, 가능한 중간 이후의 테이블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7.5km 부터 5km 간격으로 스펀지를 제공한다. 스펀지에는 물을 가득 머금고 있는데, 스펀지 물은 식수용이 아니다. 달리다 보면 땀으로 인해, 특히 썬크림이 땀에 녹아 눈에 들어가면 달리면서 많이 불편하다. 이때 스펀지의 물로 얼굴을 닦으면 해결할 수 있다. 더운 날에는 머리 위, 몸에 뿌려서 체온을 낮출 수도 있다.

간식도 2~3번 제공 되는데, 대부분 초코파이와 바나나를 주고, 간혹 파워젤이나 건포도를 주기도 한다. 달리다 보면 배가 고픈 경우가 생기는데 많이 먹을 경우 오히려 불편하므로, 소량을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간식을 먹고 바로 물을 마셔서 입안을 개운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간식과 급수는 이런 식으로 위치해 있다.

달리다 보면 신체 부위, 특히 다리에 이상 신호가 오는 경우가 있다. 이때 파스를 뿌려주면 호전 될 수 있는데, 도로 가장자리에도 응급 요원이 곳곳에 있지만, 함께 달리는 응급요원도 있다. 배낭에 뿌리는 파스를 꼽고 달리므로, 달리는 응급 요원을 만나면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고 파스를 뿌리고 달릴 수도 있다.

달리는 사진을 찍히자
달리는 곳곳에서는 전문 사진사들이 사진을 찍어준다. 이러한 사진은 나중에 검색을 해서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면 구매를 할 수 있다. 장당 5천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면 구매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진은 배번을 통해서 검색 가능하기 때문에 배번을 가슴 쪽에 착용해야한다. 간혹 등뒤에 배번을 달고 달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자신이 찍힌 사진을 검색으로 찾을 수 없다. 사진 검색은 예전에는 숫자인 참가 번호로 검색이 되었는데, 요즘은 한글 이름으로 검색을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참가 번호를 크게 하고 이름은 작게 넣었는데, 올해부터 이름을 크게 하고 참가 번호를 작게 배열했다. OCR(문자 인식 프로그램)이 발전하면서 이름으로 검색을 하도록 바꾼 것 같다. 문제는 배번은 동일한 번호가 없지만, 이름은 동명이인이 있어서 나와 이름이 같은 동명 이인의 사진까지 검색에서 나오는 문제가 있다.

2015년과 2017년 동아마라톤 배번 <2015년과 2017년 동아마라톤 배번>

동아마라톤과 중앙마라톤의 경우 결승선이 올림픽 스타디움이다. 올림픽 스타디움이 보인다면 1km 정도남은 것이다. 올림픽 스타디움 앞에는 이러한 현수막이 걸려있어서 힘이 된다.

포기 하지 않은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8211; 중앙마라톤 2010 <포기 하지 않은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8211; 중앙마라톤 2010>

현수막 아래를 지나서 들어가면, TV에서만 보던 내부 육상 트랙을 한바퀴 돌고 결승선에 들어가게 된다.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는 순간이다.

완주를 하고 난 뒤
완주를 하고 나면 그 자리에 주저 앉는 사람도 있고, 결승선 부근에 기다리는 가족과 기념사진을 찍기도한다. 결승선을 통과한 후에는 가능한 빠르게 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계속 완주자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결승선 통과 후 이동을 하지 않을 경우, 후발 완주자들이 들어오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도 비슷하다. 2008년 밴쿠버에서 대회에 참가했을 때 아래와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었다.

2008년 밴쿠버 썬런 결승선 이후의 모습 <2008년 밴쿠버 썬런 결승선 이후의 모습>

완주 후에는 완주 기념품인 메달과 간단한 간식을 지급 받을 수 있다. 예전에는 신발에 여러 번 사용가능한 RFID 칩을 붙이고 달렸다. 완주를 하고 난 후 이 칩을 반납해야 메달을 받을 수 있다. 달리고 난 후 힘든 완주자들을 위하여 자원봉사자들이 신발끈을 풀러 칩을 분리해서 주는 진풍경도 볼 수 있었다. 요즘은 배번에 1회용 RFID 칩을 부착 시켜서 이러한 풍경은 사라졌다.

메달을 받았으면, 이제 짐을 찾으면 모든 것이 완료된다. 그런데 짐을 찾는 시간이 꽤 소요된다. 작은 대회의 경우 짐을 맡기는 곳에서 순서대로 번호 스티커를 사용하므로 비교적 빠르게 짐을 찾을 수 있는데, 메이저 대회의 경우 배번과 동일한 번호의 비닐봉투를 미리 지급하고 그 봉투에 짐을 넣어 맡기기 때문에 순서대로 번호가 되어 있지 않다. 자원 봉사자들이 어느정도 순서를 정리하여 두지만, 짐을 찾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서는 빠른 편이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대회를 참가 하였는데, 대회 참가비용과는 별도로 짐을 맡기는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5불이나 내고 맡겼는데, 찾는데 1시간 이상 걸렸다. 대회 참가 비용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쌌다.

행복한 마라톤
지난 3월에는 동아마라톤을 2년만에 달렸다. 13번째 마라톤 완주. 지금까지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모두 큰 부상 없이 달렸고, 한번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대회가 정한 시간 내에 완주를 했다는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마라톤을 달리기 전에는 부상 없이 완주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된다. 내가 아무리 안전하게 달리려고 해도, 당일 날씨, 몸 상태에 따라서 완주를 못할 수 있고, 작은 실수로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고,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다른 사람의 실수로 내가 부상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동아마라톤 2017 에 참가한 모습 <동아마라톤 2017 에 참가한 모습>

2년만에 달린 동아마라톤은 여러가지 바쁜 일로 제대로 연습을 하지 못했으나, 동반주를 한 사람과 호흡이 잘 맞아서 4시간 19분 58초로 완주를 했다. 연습량에 비하면 만족할 만한 기록이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기록을 위해서가 아니었고, 대회 완주를 위하여 별도의 연습을 하지 않았고, 대회를 즐기면서 달렸다. 말 그대로 “행복한 마라톤”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11년째 달리고 있는데, 60살이 되고, 70살이 되어도 계속 달리고 싶다. 꼭 풀코스가 아니더라도, 대회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행복한 달리기를 꾸준히 하고 싶다.

마라톤 완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만만치 않은 목표이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것 아닐까?

올해 춘천 마라톤은 10월 22일, 중앙마라톤은 11월 5일로 예상된다. 모두 일요일이다.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충분히 완주가 가능하다.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하고, 마음에 드는 대회를 선택하여 마라톤 완주에 한번 도전해 보기 바란다.

한상준 han.sangjoon@gmail.com 포토스탁 회사 이미지클릭 이사. 20년 넘게 IT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관심 분야의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글로 남기는 것을 즐기고 하고있다. 현재 논현동 카페드양이란 커피 전문점도 경영하고 있다.10년전 마라톤을 시작하여 국내 최대 마라톤 동호회 마라톤114의 운영자와 고문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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