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 (동양맥주가 국산 와인 생산을 위해 경북 청하와 밀양에 포도 농장을 조성한 시기)

-1977 (국내 최초 와인 '마주앙'이 본격 시판된 해)

-1978 (워싱턴 포스트지가 마주앙을 '신비의 와인'이라 부르고 품질의 우수성을 소개한 해)

-35만병 (마주앙이 시판 4개월 동안에 판매된 양)

-1억병 (1977년부터 2016년 말까지 생산된 마주앙(750㎖ 기준) 누적판매량)

-13 (미사주 2종을 포함해 현재 시판되고 있는 마주앙 종류)

1977년 출시 당시 마주앙 레이블. 사진=롯데주류 제공
1977년 출시 당시 마주앙 레이블. 사진=롯데주류 제공

최근 국내 주류시장에서 위스키 인기가 감소한 반면에 수제맥주 등 저도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와인을 즐겨 마시는 마니아가 늘면서 백화점은 물론 대형마트까지 나서 와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다양한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적다. 우리나라 와인의 역사는 40년 전인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주앙 레이블 변천사. 사진=롯데주류 제공
마주앙 레이블 변천사. 사진=롯데주류 제공

동양맥주(현 오비맥주)에서 생산한 '마주앙(Majuang)'이 국내 최초의 브랜드 와인이다. 마치 프랑스어처럼 들리지만 '마주 앉아서 즐긴다'라는 뜻을 가진 이 제품은 와인 불모지였던 국내 와인시장을 새롭게 형성했다.

1976년 동양맥주가 와인 생산에 돌입했다는 1976년 11월 11일자 매일경제신문 기사. 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1976년 동양맥주가 와인 생산에 돌입했다는 1976년 11월 11일자 매일경제신문 기사. 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일반 국민에게 와인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시절 마주앙은 술 제조용으로 사용되는 쌀과 보리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탄생했다.

1964년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독일을 방문했던 고(故) 박정희 대통령은 독일인들이 일반 작물을 재배하기에도 어려운 척박한 땅에서 포도를 재배해 와인을 만드는 장면을 보게 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심각한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쌀과 보리와 같은 수많은 양의 곡물이 양조용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동행했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고(故) 박두병 두산 회장)에게 포도로 술을 만들어 보기를 권유했다. 귀국 후 박 회장은 동양맥주(현 오비맥주)를 통해 1973년부터 경북 청하와 밀양지역에 농장을 조성했고, 1975년 경산에 10억원을 투입해 와인 생산 공장도 설립했다.

마주앙이 출시된다는 1977년 5월 3일자 매일경제신문. 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마주앙이 출시된다는 1977년 5월 3일자 매일경제신문. 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동양맥주 측은 국내 기술진 독일 유학과 독일 전문가 초빙 등을 통해 1976년 12월 시제품을 내놨다. 이어 1977년 5월 7일 국내 최초 국산와인 마주앙 스페셜 화이트와 레드가 등장했다.

마주앙은 2001년 두산그룹의 오비맥주 매각과는 관계없이 두산주류에서 계속 생산이 이뤄졌다. 2009년 롯데그룹과의 M&A에 의해 현재는 롯데주류에서 마주앙을 생산하고 있다.

마주앙 출시를 알리는 1977년 6월 15일자 경향신문 광고.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마주앙 출시를 알리는 1977년 6월 15일자 경향신문 광고.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마주앙은 시판과 동시에 로마 교황청 승인을 받고 한국천주교 미사주로 봉헌됐다.

생산 이듬해인 1978년에 워싱턴 포스트지에 '신비의 와인'이라 불리며 품질의 우수성이 소개됐다. 1985년에는 독일 가이젠하임 대학의 와인 학술세미나에서 '동양의 신비'로 격찬 받는 등 해외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주앙이 월스트리트지에 극찬을 받았다는 1978년 12월 26일자 동아일보 광고. 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마주앙이 월스트리트지에 극찬을 받았다는 1978년 12월 26일자 동아일보 광고. 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마주앙이 시판 4개월 만에 35만병 판매됐다는 매일경제신문 1977년 10월 3일자 기사. 사진=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마주앙이 시판 4개월 만에 35만병 판매됐다는 매일경제신문 1977년 10월 3일자 기사. 사진=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1980~90년대를 거치며 마주앙은 생산공장 증설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국내 와인시장 대중화를 이끌었다. 와인수입 자율화 이후 판매가 다소 위축되기도 했지만 2011년에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와인업계 최초로 소용량 마주앙 제품을 선보이고, 대형마트 등에서 시음회를 강화하는 등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섰다.

마주앙의 레이블이 바뀌었다는 1982년 5월 21일자 매일경제신문 광고. 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마주앙의 레이블이 바뀌었다는 1982년 5월 21일자 매일경제신문 광고. 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2016년에는 마주앙 출시 40주년을 맞아 국산 포도 100%를 이용해 오크 숙성을 통해 만든 프리미엄급 레드와인 '마주앙 시그니처 코리아 프리미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농가에서 제조한 와인 원액을 블렌딩해 만든 농가 상생 와인 '마주앙 영동'과 '마주앙 영천'이 출시됐다.

마주앙은 출시 이후 2016년 말까지 총 1억병(750㎖ 기준) 이상 누적판매량을 기록하면서 국산 와인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현재 총 11개의 시판용 제품과 로마교황청의 승인을 받고 한국 천주교에 독점 공급하는 마주앙 미사주 2종 등 총 13개의 제품이 생산·판매되고 있다.

정영일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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