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간의 장가계여행을 정리해본다. 다녀온 사람들에겐 추억 정리가 되고 갈 사람에겐 정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장가계를 언제 가는 것이 좋을지 현지에서 정보를 모아보았다. 봄에는 꽃이 펴서 좋다고 한다. 여름에는 계곡과 산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단다. 가을에는 선선해서 좋단다. 겨울에는 눈 덮인 바위가 아름다워 좋단다. 한마디로 일년 내내 좋다고 한다. 일년 내내 좋다는 말은 일년 내내 불편하다는 말도 된다. 일년 중 200일이상 비가 오거나 안개에 쌓여있단다. 우리가 머무는 10일동안도 이틀 동안 구름 한점 없는 화창한 날이었고 3일은 비와 눈이 섞여서 오고 나머지는 시야가 흐린 날들이었다. 다 돌아보고 생각해보니 화창한 날이라고 아름다운 건 아니다. 약간의 흐릿한 구름과 안개가 바위들을 더 신비롭게 만드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화창한 날은 첨엔 탄성을 지르다가 비슷한 바위가 연이어져서 식상해지기도 한다. 짧은 미니스커트입은 아가씨들을 수백명 연속으로 만나는 기분과 비슷하다. 첨엔 눈이 황홀하다가 점점 시시해지는 기분이다. 잔뜩 흐린 날 하나둘씩 보이는 장관이 더 감동적이었다.

지도에서 보이는 녹색 부분이 장가계국립공원부분이다.

장가계국립공원안에서 관광객들이 몰리는 부분은 원가계, 양가계, 천지산, 십리화랑, 금편계곡, 황석채등이 있다.

구석구석 다 돌아보려면 각 구간별로 하루씩 잡아야겠지만 단체관광객들은 중요 부분만 보고 지나간다. 입장권을 한번 구입하면 4일동안 입장가능하다.

천문산은 장가계국립공원에서 35킬로정도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천문산도 전체를 다 보려면 하루를 할애해야 한다.

겨울에는 에스컬레이터 운행을 하지않기때문에 케이블카타고 올라가서 정상산책로만 걸어서 볼 수 있다. 대협곡과 황룡 동굴은 장가계국립공원의 동쪽에 위치해 있다. 두 곳은 동선 상 하루에 다 볼 수 있다. 대협곡은 체력에 자신이 없으면 유리 다리만 보고 나오면 된다.

황룡동굴은 2시간정도 예상하면 된다.

대협곡과 황룡동굴을 보고 무릉원시내로 와서 보봉호까지 하루에 볼 수도 있다. 여행 기간이 짧은 경우 숙소는 무릉원 시내 쪽으로 잡는 것이 좋다. 장가계국립공원의 입구가 5곳인데 무릉원 쪽 입구가 가장 붐빈다. 그만큼 관광하기 좋은 위치란 이야기다. 장가계국립공원내 모든 풍경구를 셔틀과 케이블카 엘리베이터 모노레일로 연결이 가능한 입구다. 장가계국립공원이외의 관광지도 무릉원에서 당일로 다녀오기에 무리가 없다. 영어로 소통은 거의 어렵다고 봐야한다. 장가계에서 가장 좋은 대형호텔 3곳에서 3박씩 숙박했는데 매니저 한두 명을 빼고는 영어로 소통이 안된다. 앵무새처럼 한두 마디 하는데 영어를 할 줄 아는 줄 알고 다음 질문을 하면 딴소리를 한다. 차라리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이 낫다. ‘No’ 라고 말해야 할 때 ‘Yes’ 라고 답한 엉뚱이들 때문에 여행이 엉망진창되기 일쑤다.
훈련 받은 한두마디이외에는 알아듣는 척 하지만 사실은 못 알아듣고 무조건 ‘Yes’ 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관광안내소나 여행사가 여러 곳에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영어는 한마디도 통하지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처음에는 황당했는데 금방 이유를 알게 되었다. 굳이 외국인을 상대하지 않아도 장가계는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잘살게 된 중국인들이 너도나도 몰려서 외국인찾기가 힘들 정도다.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만나면 반가울 정도다. 현지에서 여행정보를 얻을 곳이 없다. 우리는 관광안내소에도 들어가보고 호텔 직원에게도 물어봤지만 얻은 정보가 많지 않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장가계국립공원내를 효율적으로 안내해준다. 인터넷검색을 해서 자유여행을 온 사람들은 당황하게 될 것이다. 과거나 미래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2017년 현재는 중국관광객이 너무 몰려서 한적하게 경치를 감상하며 낭만적으로 여행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표를 사고 입장하느라 대기하는 줄이 넘 길어서 007작전을 쓰지않으면 시간낭비가 많다. 단체관광으로 온 사람들조차 대기 줄에 서서 몇시간을 서있기도 한다. 단체관광객의 경우 그나마 표는 가이드가 알아서 구입해주니 나아 보인다. 우리는 표 사느라 줄 서고 입장하느라 줄 서고 셔틀버스 타느라 많이 힘들었다.

음식은 사천식에 가까운 편이다. 중국의 다른 도시와 비슷한 재료를 사용하는데 기름이나 향신료는 덜 쓰는 편이고 사천식 매운 맛이 가미된다. 그래서 중국의 다른 지역보다 덜 느끼한 편이다. 군데군데 한국식당들이 눈에 뜨이지만 문을 닫았거나 휴점 중 이다. 자유여행동선상 한국단체여행객들이 겹치는 곳이 아니라 그런 듯 싶다. 단체관광객들이 이용하는 한국식당은 외진 곳에 있는듯 싶다. 중국관광객수가 워낙 많다 보니 외국인을 위한 식당은 타산이 맞지 않을 듯 싶다.

솔직히 장가계자유여행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가 머문 10일동안은 서바이벌 그 자체였다. 장가계의 경치는 가히 독보적이지만 정보 얻느라 헤매고 줄 서서 고생하고 붐비는 인파에 밀려다닌 것을 생각하면 다시 오고 싶지는 않다. 중국 인구와 경제성장을 생각해보면 당장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비싼 입장료임에도 천문산의 경우 매표소와 케이블카에는 악몽같이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대부분 중국사람들이다. 시간이 지나고 피곤함이 풀리면 다시 찾고 싶어질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장가계를 기억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름다운 경치보다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람의 행렬이다. 중국의 다른 곳도 자유여행으로 많이 다녀봤지만 장가계만큼 외국인관광인프라가 최악인 곳은 거의 없을 듯 싶다. 답답하면 중국말 공부부터 제대로하고 오라는 식이다. 나의 서바이벌 중국어실력으로는 겨우 표 사고 택시 타고 식당에서 밥 먹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장가계는 고생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곳이다. 사진을 돌아보니 저절로 뿌듯해진다. 한적한 트래킹 코스에서 가졌던 힐링의 시간도 기억이 난다.
내 스스로에게 등 두드려주고싶다. 참 잘했다고~~~ 힘든 만큼 보람은 있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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