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24)이 인공지능 '딥젠고'에 힘겨운 역전승으로 2연승을 이끌어냈다.
22일 일본기원 관서총본부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2차전에서 박정환 9단은 중반까지 패색이 짙었으나 끈질긴 추격전을 펼치며 '딥젠고'에 34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경기 후 박정환 9단은 "초반은 나쁘지 않았는데 들여다봤을 때(흑27) 받지 않는 것을 예상 못했고 우변에서 실리를 차지한 것이 대완착이었다"면서 "특히 좌변에서 붙인 수(백44)가 좋은 수여서 흐름이 완전히 깨졌고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바둑 인공지능한테 많은 수법을 배워 의미 있는 대국이었다"고 말했다.

박정환 9단(오른쪽)
박정환 9단(오른쪽)

'딥젠고'는 이틀 연속 끝내기에서 난조를 보였다는 게 관전자들의 평이다.
그러나 중종반까지 국내랭킹 1위 박정환 9단의 가슴을 철렁이게 할 정도의 실력을 선보여 끝내기 단계의 버그 보완이 풀어야할 숙제가 될 전망이다.
딥젠고 개발자 가토 히데키 씨는 "어제와 같은 내용이 되풀이 된 오늘 바둑은 유감"이라면서 "초중반에 비해 약한 종반은 버그가 아니고 학습 부족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연패를 당했지만 마지막 날 1승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시 점검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중국의 미위팅(11) 9단은 일본의 이야마 유타(28) 9단에게 승리하며 2연승을 거둬 23일 박정환 9단과 우승을 다투게 됐다.
대회 마지막 날인 23일에는 박정환 9단 vs 미위팅 9단, 이야마 유타 9단 vs 딥젠고가 최종전을 벌인다. 박정환 9단은 미위팅 9단에게 4승 2패로 앞서 있다.
풀리그를 벌여 순위를 가리는 '월드바둑챔피언십'의 우승 상금은 3000만엔이며 준우승은 1000만엔, 3위와 4위에게는 500만엔의 상금이 걸려있다.
한국기원은 대회 최종일인 24일 오후 2시부터 2층 대회장에서 목진석 9단과 하호정 4단이 바둑팬을 대상으로 공개해설회를 가지며, 바둑TV에서는 전 경기를 생방송할 예정이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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