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박근혜 전(前)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최장조사를 받았다. 이에 검찰의 이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이날 오전 9시 35분부터 오후 11시 40분께까지 진행됐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7시간에 걸쳐 조서를 검토·확인했으며 22일 오전 6시 54분께 검찰 청사에서 나와 귀가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청사에 머문 시간은 약 21시간29분이다.

이는 역대 대통령 조사 중 가장 긴 시간이다. 전두환·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은 네 번째 대통령 조사다. 그중 전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에 불응했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 1일 오전 9시 45분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출석해 이튿날 새벽 2시 20분께 돌아갔다.

조사에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뇌물수수·직권남용·공무상 비밀누설 등 13개 혐의의 사실관계와 경위 등을 확인했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을 위한 강제모금 의혹 등을 규명하는 데 중점을 뒀다.

조사는 형사8부 한웅재(47·사법연수원 28기) 부장검사와 특수1부 이원석(48·27기) 부장검사가 맡았다. 이들은 재단 모금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박 전 대통령이 재단 구상과 설립 단계에서 어떤 지시를 했는지 확인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 관계를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이 외에도 검찰은 공무상 비밀 누설이나 최씨의 지인 회사에 일감을 주도록 대기업을 압박했다는 의혹 등도 조사했다. 다만 삼성그룹의 최순실 일가 지원 등 뇌물 관련 조사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이 소요됐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에서 이미 뇌물 관련 수사가 충분히 이뤄져 큰 시간을 할애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뇌물 의혹의 경우 뇌물수수자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해 통상 공여자의 진술과 기록, 객관적 물증 확보 등 주변 조사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중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범죄 의도가 없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사 내용과 기록을 검토해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비롯한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혐의가 많고 복잡하며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의 입장 차이가 큰 만큼 진술 내용과 기존 수사기록, 증거자료 등을 철저히 확인한 후 구속영장 청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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