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대회 중 필자가 편하게 참가할 수 있는 메이저 대회는 3개이다. 메이저 대회의 경우 교통 통제를 하고 일반도로를 달리는데, 일반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참 좋다. 중소규모 대회의 경우 주로 한강변을 달리는 코스인데, 한강변은 늘 달리기 때문에 굳이 한강변을 달리는 풀코스 대회를 참가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지방 대도시에서도 도심에서 진행되는 큰 대회들이 있지만, 참가를 위해서는 하루전에 미리 가서 숙박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래서 아주 특별한 경우나, 코스가 특이하지 않으면 지방 대회는 잘 참가하지 않는다. 서울에 살기 때문에 서울에서 당일로 참가할 수 있는 메이저 대회는 동아 마라톤, 중앙 마라톤, 춘천 마라톤이다. 특이하게도 이 세개의 대회는 우리나라 3대 언론이라고 할 수 있는 동아, 중앙, 조선 일보가 주관하고 있다.

대회 모두 마라톤 풀코스 참가자 모집 인원은 선착순 2만명이다. 홈페이지에는 선착순 마감이니 빨리 신청하라는 안내문이 있기는 하나, 실지로 2만명이 신청을 해서 참가 신청이 조기에 마감되는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일부 마라톤 대회는 모집 인원 규모가 적고, 10km 정도의 코스만 운영하며, 대회보다는 제품 홍보를 위한 이벤트로 하는 경우가 있다. 참가비에 비하여 훨씬 좋은 기념품을 지급한다. 이런 대회의 경우는 20~30대 초반을 위주로 자사 제품 홍보를 위하여 마케팅의 도구로 마라톤 대회를 개최 하는 것이다. 정말 광클릭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참가 접수를 시작하면 서버가 마비되고 접수 시작 몇분내에 대회 참가 모집 인원이 마감된다.

마라톤 풀코스를 개최하는 대회에서는 선착순 2만명까지 참가가 가능하다. 2만명이란 인원이 적은 인원이 아니다. 마감날자가 되어도 인원이 차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짧게는 며칠, 길게는 일주일 이상 추가로 참가신청을 받는다. 이 또한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외국 대회를 보면 미리 참가 신청을 할수록 참가 비용을 할인을 해준다. 우리나라도 조기 신청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면 더 많은 참가 신청자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긴 요즘 일부 대회에서는 미리 결제를 한 참가자를 대상으로만 GPS 시계 등 경품을 제공하고있다.

세 대회 모두 10km 코스도 운영하고 있다. 풀코스와는 독립적인 대회이며, 동아마라톤은 15,000명, 춘천 마라톤은 7,000명, 중앙마라톤은 5,000명을 모집한다. 동아마라톤과 중앙 마라톤은 서울에서 치뤄지고, 춘천 마라톤은 춘천에서 치뤄진다. 치뤄지는 시기는 동아마라톤은 봄에 치뤄지는데 매년 3월 세번째 일요일이다. 춘천 마라톤과 중앙 마라톤은 가을에 치뤄지는데, 춘천 마라톤은 10월의 4번째 일요일, 중앙마라톤은 11월의 첫번째 일요일에 치뤄진다. 따라서 가을에는 일주일 간격으로 춘천과 서울에서 메이저 대회가 각각 개최된다.

2010년에는 이 세개의 메이저 대회를 모두 참가했다. 봄에 동아마라톤을 달리고, 가을에 두 대회 중 하나를 선택해서 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두 대회가 1주일 간격으로 치뤄지기 때문에 사실상 두 대회를 모두 참가한다는 것은 몸에 무리가 따른다. 마라톤을 한후에는 몸이 회복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다행히 2010년 10월에는 일요일이 5번이어서 두 대회의 간격이 2주라서 참가할 수 있었다. 물론, 2주 간격으로 마라톤을 달리는 것 역시 신체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풀코스 마라톤은 최소 4주 간격으간 달리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춘천 마라톤 대회를 LSD 개념으로 달렸기 때문인지, 중앙마라톤 때 처음으로 서브4를 할 수 있었다.

2010년 메이저 3개 대회 참가 기록
2010년 메이저 3개 대회 참가 기록

마라톤은 대회마다 코스가 다르고 느낌이 다르다. 대회 참가자로서 느끼는 메이저 3개 대회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았다.

동아마라톤
동아마라톤은 올해 88회로 우리나라 마라톤 대회 중에 가장 역사가 깊다. 1931년 시작 되었다. 우리나라 대회중 유일하게 “골드라벨” 대회이다. IAAF(국제육상경기연맹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thletics Federations])에서는 마라톤 코스, 선수기록과 국적, 인원, 미디어서비스, 도핑검사, 중계방송, 코스계측, 보험, 상금 등 15개 항목으로 구성된 종합평가를 하여 “골드라벨” 대회를 선정한다.

"골드라벨"대회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가 인증하는 최고 등급으로 동아마라톤 대회는 2010에 국내 최초로 이 등급으로 승격되었다. 그후 올해 까지 8번 모두 골드 라벨 대회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에 이어 세번째 라고 한다.

이런 인증은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인 엘리트 마라토너에게는 중요하지만, 일반 마스터스 마라토너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이런 인증 보다도 대회 코스가 얼마나 평탄하고 달리기 좋은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동아마라톤은 세 대회 중 유일하게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른 대회이다. 출발지는 광화문 광장이고, 도착지는 잠실 올림픽 스타디움이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러 갈 때는 평상복을 입고 마라톤 복장으로 환복을 하고 달려야 하기 때문에 짐을 맡겨야 한다. 대회 측에서도 짐을 넣을 봉투와 짐을 보관하는 장소를 운영한다. 대부분의 대회는 출발지와 도착지가 같기 때문에 짐을 맡긴 후 같은 장소에서 찾으면 된다. 출발 시간이 지난후에 대회장에 도착해도 지정된 곳에 짐을 맡기고 조금 늦게 대회에 참가하면 된다. 동아마라톤은 짐을 지정된 트럭에 맡기고, 그 트럭이 도착지로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대회에 비해 일찍 짐을 맡겨야 한다. 대회가 시작 되면 교통이 통제가 되기 때문에 그 전에 트럭이 대회장을 빠져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아마라톤은 다른 대회에 비하여 일찍 짐을 맡겨야 한다.

동아마라톤 코스 맵 – 동아 마라톤 제공
동아마라톤 코스 맵 – 동아 마라톤 제공

광화문에서 잠실 종합운동장까지의 최단거리는 15km가 채 되지 않는다. 동마라톤의 코스는 42.195km를 맞추기 위해 코스가 좀 특이하다. 광화문에서 출발해서 시청과 을지로를 왕복하여 달린 후 청계천을 따라서 동쪽으로 달린다. 청계천을 고산자교로 건너서 다시 청계천을 따라서 서쪽으로 달려서 출발지 부근인 종각까지 와서 다시 동쪽인 종묘와 흥인지문을 지나서 신설동, 동대문 구청으로 달린다. 이 곳을 달릴 때는 사거리를 지날 때 한 블럭 건너에서 달리는 다른 주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청계천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달리기 때문에 청계천 남쪽도로로 달릴 때는 선두주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북쪽 도로를 달릴 때는 후미 주자들과 후송차량을 볼 수 있다. 청계천 양쪽도로는 도로 폭이 좁아서 속도를 내기 힘들다. 한편으로 이러한 조건 때문에 오버페이스를 하지 못하는 장점도 있다.

중간에 코스를 이탈하여 달리고 싶은 유혹이 드는 구간이기도 하다. 청계천을 달릴 때는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중간중간에 있고, 청계천 북쪽 도로를 달릴 때는 종로로 통하는 작은 샛길들이 많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점프가 가능하긴 하다. 물론 경찰과 운영 위원이 통제를 한다. 그리고, 그런 방식으로 기록을 세운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동아마라톤은 엘리트 코스와 마스터스 코스가 다른 곳이 한군데 있다. 약 22km에 “신답 지하차도”가 있는데, 엘리트 선수들은 신답 지하차도를 통과하지 않고 지상으로 달린다. 아쉽게도 일반 참가인 마스터스 선수들은 지하차도를 통과해야 한다. 엘리트 선수들이 통과 한 후 바로 지상의 교통 통제가 풀린다. 신답 지하차도 위에 있는 남북 도로의 교통통제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신답지하차도의 길이는 약 550m 정도로 일반 참가자들은 별수 없이 내리막과 오르막을 달려야 한다. 내리막과 오르막을 달려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도 크고, 평지를 달리는 것보다 긴 거리를 달리게 된다. 차로 한쪽만 통제해서 건너편에서 달리는 차들이 내뿜는 매연을 고스란히 폐속으로 집어넣어야 한다. 신답 지하차도를 지날 때 특이한 것은 왜 그러는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많은 참가자들이 고함을 지른다. 아마도 터널에서 울리는 소리가 좋은 것 같다.

장안평 시장을 지나 군자교를 건너기 직전에는 녹지대가 있는데, 여기서는 늘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남성 마라토너들이 소변을 보는 장면이다. 녹지대에 일렬로 서서 볼일을 보는 사람들이 늘 있다. 중간 중간에 대회 측에서 만들어 둔 임시 화장실도 있고, 주유소 화장실도 있는데 그다지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니다.

군자교를 건너면 가장 즐거운 구간이다. 군자동을 끼고 어린이 대공원 후문 앞을 달리게 되는데, 군자동 주민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달릴 수 있다. 이 구간이 끝나는 곳인 어린이 대공원 사거리 부근이 28km 구간이다. 점점 체력이 고갈되어 힘들어지기 시작하는 곳이다.

성동교 사거리를 지나서 뚝섬역으로 달릴 때는 다리위를 달리는 전철을 볼 수 있다. 2호선이므로 한양대역이나 뚝섬역에서 전철을 타면 바로 종합운동장역으로 갈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자양동을 지나 잠실대교를 오를 때는 약 36km 정도된다. 이때부터는 마음의 안정이 오기 시작한다. 6km 정도 남았으므로 걸어가도 1시간이면 완주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잠실대교는 동쪽 차로는 통제를 하지 않고 차량이 다니며, 서쪽 차로는 마라토너들이 달린다. 사진이 잘 나오는 위치라서 잠실대교 중간에는 사진사들이 달리는 모습을 찍어준다. 멋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면 잠실 대교를 건너면서 사진사가 있는 쪽으로 달리면 된다.

작년에는 동아마라톤에서 10km 코스를 신설했는데, 뚝섬유원지에서 출발해서 잠실대교로 직접 올라와서 나머지 구간은 풀코스와 동일했다. 마라톤 풀코스 주자와 10km 주자가 겹치는 구간이 6km 정도 발생했는데, 한참 힘든 풀코스 주자들과 10km 주자들이 엉켜서 병목 현상이 일어났다. 일부 10km 주자들은 초보자들이 많기 때문에 4km 정도를 달리고 잠실대교를 달리게 되는데, 잠실대교 위에서 부터 걸어서 완주를 하는 경우도 있어서 풀코스 주자들이 제대로 달릴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풀코스 주자들은 10km 주자들에게 옆으로 붙어서 달리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이때 필자는 10km를 달렸기 때문에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2017년에는 10km 출발 장소를 뚝섬이 아닌 올림픽공원에서 출발을 한다. 후반부 3~4km 겹치긴 하지만 그래도 겹치는 부분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본다.

동아마라톤의 경우 몇 군데 오르막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평탄한 주로를 달린다.

동아마라톤 코스 고저도– 동아 마라톤 제공
동아마라톤 코스 고저도– 동아 마라톤 제공

잠실대교 내리막을 내려오면 잠실역 위까지 우측 도로에는 수많은 마라톤 동호회 모임에서 응원전을 펼친다. 동호회 자체에서 준비한 꿀물 등의 에너지 보강 음료, 간단한 간식을 제공하고 사진도 찍어준다. 이곳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지하철로 바로 두정거장 떨어진 종합운동장역으로 이동이 빠르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석촌호스를 끼고 돌면 이제 3~4km 남은 구간이다. 여기서부터 걷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추월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종합운동장 사거리를 지나서 잠실 종합운동장으로 들어가서 내부 트랙을 한바퀴 돌면 대회가 끝난다.

동아마라톤은 특이하게 릴레이 마라톤을 한다. 4인이 각각 10km, 10km, 11km 11.195km 달리는 릴레이 마라톤과, 2인이 20km 와 22.195km를 나눠서 달리는 릴레이 마라톤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이런 방식의 대회를 운영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동아마라톤은 명예의 전당을 운영한다. 풀코스를 서브3(2시간 59분 59초 이내)로 완주를 하면 명예의 전당에 오를수 있다. 처음에는 서브3 완주자에게 인증 배지를 지급하였으나, 2016년 부터는 이름, 인증번호, 회원 기록을 새겨서 트로피를 지급한다. 2016년까지 3,306명이라고 한다. 서브3는 정말 아마추어 마라토너로서는 꿈의 기록이다. 일년내내 몸을 만들고 연습을 해야만 가능하다. 단,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대한민국 국적자만 가능하다. 배번은 필수로 착용해야하며, 배번을 훼손해서는 안된다. 배번을 접거나 스티커를 붙이거나 글을 써도 대상에서 제외한다. 몇년전 지인중 한분이 동호회에서 지급한 스티커를 붙였다가 서브3를 했음에도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중앙마라톤
중앙마라톤 AIMS 인증 마라톤이다. AIMS란 (Association of International Marathons and Dis-tance Races:AIMS)로 국제 마라톤 및 장거리 레이스 연맹이다.
중앙마라톤은 출발지, 도착지가 모두 잠실 종합 운동장이다. 동아마라톤 코스와 비교하면 비교적 단순하게 이루어져 있다. 모두 한강 남쪽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강북에는 아무런 교통 통제가 없다. 그러나, 잠실, 송파, 성내, 방이 동의 경우 섬처럼 갇히는 상황이 된다. 중앙마라톤은 출발시간이 오전 8시이다. 가능한 빨리 대회를 시작해서 도로통제를 빨리 풀기위해서인 것 같다.

중앙마라톤은 다른 대회와 확실한 차이가 하나 있는데, 휠체어 마라톤을 함께 한다는 것이다. 국내 유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대회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물론, 시각 장애인은 모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중앙마라톤의 휠체어 부문은 휠체어를 타고 앙 팔의 힘으로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이다. 중앙 마라톤은 2009년 처음으로 휠체어 부문을 도입하여서 작년까지 계속 운영하고 있다. 참가 자격은 풀코스를 2시간이내에 완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휠체어 부문의 출발시간은 8시, 엘리트 선수 출발시간은 3분 후인점을 고려하여 휠체어 부문과 엘리트 선수가 동일 주로에 서지 않게 하려는 배려로 보인다.

2016년 중앙마라톤 휠체어 선수들-마라톤 114 오후님 제공
2016년 중앙마라톤 휠체어 선수들-마라톤 114 오후님 제공

2016년 중앙 마라톤 휠체어 부문의 우승자는 일본인 선수 와타나베로 1시간 30분 51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했다. 이는 평균속도 28km 로 달리는 것이다. 2위는 우리나라 선수 홍석만씨로 1시간 36분 57초이다. 중앙마라톤을 달리다 보면 수서역을 지나서 자곡동을 달릴 때 휠체어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데 정말 총알 같이 달린다. 다른 대회에서도 도입을 하면 좋겠지만, 동아마라톤의 경우 U턴 지점이 많고, 춘천 마라톤은 언덕이 많아서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중앙 마라톤은 잠실 종합운동장 역 위에서 출발하여 직선 주로를 달린다. 완전 직선은 아니지만 좌회전 우회전 없이 천호 사거리까지 달린다. 잠실역을 달릴 때는 우리나라 최고층인 롯데월드타워를 바로 옆으로 달릴 수 있다. 천호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해서 길동 사거리에서 다시 우회전을 해서 달린다. 올림픽 공원역, 방이역, 송파역을 지나서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지나서 수서 인터 체인지를 통해 수서역 방면으로 내려간다.

중앙마라톤 코스-중앙마라톤 제공
중앙마라톤 코스-중앙마라톤 제공

수서역은 약 15km 부근인데, 이곳에서 동호회의 자원 봉사가 많이 이루어진다. 이 지점은 돌아올때는 36km 지점이다. 같은 곳에서 두번의 자원 봉사를 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촌동을 지나면 내리막길이 상당히 이어진다. 좀 편안한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반환점을 돌아서 다시 동일한 곳을 달릴 때는 동일한 구간이 오르막으로 변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흥사거리와 여수대교 사거리를 지나서 탄천 물놀이장에서 반환을 하면 된다. 반환점이 25km 정도에 위치하는데, 성남비행장이 있기 때문에 간혹 가다가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의 모습을 달리면서 볼 수도 있다.

중앙마라톤은 39km 정도에 마의 구간이 있다. 잠실 종합운동장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고가도로를 만난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정말 힘든 구간인데, 오르막이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걷기 때문에, 여기서 걷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마라톤 코스 고저도-중앙마라톤 제공
중앙마라톤 코스 고저도-중앙마라톤 제공

중앙마라톤은 주로가 넓고, 직선 주로가 많아서 기록을 내기 가장 좋은 대회이다. 도심을 달리는 대회이긴 하지만, 수서역 이후에는 한적하기 때문에 시골을 달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춘천 마라톤
춘천 마라톤은 의암호와 북한강을 끼고 도는 순환 마라톤이다. 반환점을 돌아서 달리는 다른 대회와 다르게 중복되는 구간이 전혀 없이 순환 코스로만 이루어져 있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동아, 중앙 마라톤과 달리 춘천에서 치뤄지는 춘천 마라톤은 서울에서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하루전에 미리 가서 춘천에서 일박을 하거나, 당일 치기로 대회를 참가하려면 새벽 4시반에는 일어나서 전철 또는 ITX 청춘 열차, 시외버스 또는 자가용으로 이동을 해야한다. 전철도 경춘선을 이용하면 춘천까지 운행되는데, 상봉역에서 5시 30분에 첫차가 있다.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가장 편리한 방법은 ITX 청춘 열차인데, 춘천 마라톤이 있는 날 새벽에 타려면 사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많은 참가자들이 새벽 차량에 몰리기 때문에 예약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서울로 돌아오는 열차는 대회 후라서 인원이 분산이 되어서 큰 문제가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동아, 중앙마라톤은 출발 시각이 8시인데, 춘천 마라톤은 9시에 경기를 시작한다. 그나마도 몇 년 전에는 10시에 시작하다가 한시간 앞당겨졌다. 교통 통제를 떠나서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은 점은 날씨가 더워지는 한낮이 되기 전에 대회를 마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교통의 불편함 등의 이유로 2010, 2011년 두 번 춘천 마라톤을 참가하고 더 이상 참가를 하고 있지 않다.

춘천 마라톤 코스는 초반부 삼천사거리까지 심하지는 않지만 오르막이다. 그후 내리막이 이어지지만, 다시 오르막으로 바뀐다. 춘천 마라톤은 은근한 오르막과 은근한 내리막이 반복된다. 의암호 부근에서는 내리막이 좀 길게 이어지는데, 이때 너무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이 좋다. 내리막의 속도도 은근 오버페이스를 유도한다.

의암 호수를 지날 때는 풍경을 즐기며 달릴 수 있다. 춘천 마라톤의 강점이다. 풍경을 감상하며 달리다보면 1~2km는 순식간에 지나간다. 춘천댐 부근에 가서는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이 부분은 28km 부근인데, 다른 대회에서는 30km 이후에서 힘이 들기 시작하는데, 춘천 마라톤은 이 언덕이 마의 구간이라 생각된다. 다행인 것은 이 구간을 지나서 춘천댐을 건너면 더 이상의 긴 오르막이 없이 평지와 잔잔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 된다. 강원 교육청을 지나서 소양2교가 보이면 이제 결승선이 멀지 않았다는 것 알게 된다.

춘천마라톤 코스 – 춘천마라톤 제공
춘천마라톤 코스 – 춘천마라톤 제공

춘천 마라톤 코스는 3대 대회중에 가장 아름답다. 단풍이 한참인 가을에 춘천을 달리기 때문에 아름다운 단풍에 물들은 삼악산과 의암호를 즐기면서 달릴 수 있다. 공기도 서울과 보다 훨씬 맑고 시원하기 때문에 달리기에도 좋다. 정말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면서 달리기에는 최고의 대회이다. 단,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적으로 있어서 다른 대회에 비하여 체력 소모가 심하다.

춘천마라톤 고저도-춘천마라톤 제공
춘천마라톤 고저도-춘천마라톤 제공

두 번 춘천마라톤에 참가했는데, 두 번 모두 초반부에 오버페이스를 해서 후반부에 걸었던 안좋은 추억이 있다. 그래서, 선뜻 다시 도전하게 되지 않는 것 같다.

춘천 마라톤은 명예의 전당을 운영하는데, 명예의 전당 기준은 간단하다. 춘천 마라톤 풀코스를 10번 완주하면 된다. 어찌보면 쉬워 보이지만, 10번 대회에 참가를 하려면 최소 10년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2번 밖에 안되기 때문에 대회가 서울로 옮겨지지 않는 한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는 못할 것 같다.

각 대회의 10km 코스
앞서 이야기 했듯이 각 대회마다 풀코스와는 별도로 10km 코스를 운영한다. 필자도 2006년 마라톤을 시작했을 때 중앙 마라톤 10km를 달렸었다. 10km 의 경우 풀코스에 비하여 코스 변경이 자유로운 편이다. 풀코스와 달리 까다로운 국제 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이 대회 주최측에서 거리를 측정을 하는 것으로 가능하다.

중앙마라톤 10km 코스 – 중앙마라톤 제공
중앙마라톤 10km 코스 – 중앙마라톤 제공

2007년의 중앙마라톤 10km는 잠실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출발해서 잠실역을 지나서 올림픽 공원에서 돌아오는 코스였는데, 2016년 에는 출발지는 같지만, 잠실 대교를 건너갔다 오는 코스로 변경되었다.
동아마라톤 10km 코스도 작년에는 뚝섬역 출발이었는데, 올해는 올림픽 공원 출발이다. 춘천 마라톤 10km 코스는 순환코스가 아닌 반환점을 돌아오는 코스이다.

동아마라톤 10km 코스 – 동아마라톤 제공
동아마라톤 10km 코스 – 동아마라톤 제공

춘천마라톤 10km 코스 – 춘천마라톤 제공
춘천마라톤 10km 코스 – 춘천마라톤 제공

메이저 대회에서 10km 대회를 개최 하는 의미는, 수익적인 면도 있지만, 10km 코스 참가자들에게 달리는 기쁨을 알게 해서 풀코스를 달리게 유도하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새로운 코스로의 변경
마라톤을 하면서 새로운 곳을 두 다리로 달리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래서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할 때 마라톤 신발과 복장을 가지고 다닌다. 새로운 곳에 가서 달리는 느낌은 참 좋다. 특히, 요즘은 스마트폰과 GPS 시계가 있기 때문에 거리 측정이 쉽다.

가능하다면 도심을 달리는 것을 선호한다. 동아마라톤을 달리면서 늘 드는 생각은 매년 같은 코스를 달리지 말고 새로운 코스를 개발해서 달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국제 마라톤 코스 인증을 받으려면 여러가지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쉬운 것은 아니다.

반가운 소식은 중앙마라톤이 올해 코스가 일부 변경 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다. 작년 12월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SRT가 개통 하면서, 대회 당일인 일요일에 이동 인구가 많은 수서역 인근의 교통을 통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올해에는 코스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한다.

춘천마라톤의 경우 외부적인 요인으로 코스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코스 변경을 하면 국제 마라톤 규격을 심사해야 하는데, 춘천마라톤 쪽은 어차피 코스 변경으로 국제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하는데, 이번 기회에 동아마라톤이나, 중앙마라톤처럼 서울로 이전하여 개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춘천의 경우 지하철 역 개통으로 지역 경제가 많이 침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춘천 마라톤이 계속 춘천에서 개최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한다.

어떤 대회가 되었든, 어떤 지역이 되었든, 어떤 코스로 바뀌던지, 새로운 코스로 변경되면 변경된 코스를 달려보고 싶을 것 같다.

긴 겨울이 가고, 달리기 좋은 봄이 되었다. 주말마다 휴일마다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봄을 느끼며 마라톤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한상준 han.sangjoon@gmail.com 포토스탁 회사 이미지클릭 이사. 20년 넘게 IT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관심 분야의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글로 남기는 것을 즐기고 하고있다. 현재 논현동 카페드양이란 커피 전문점도 경영하고 있다.10년전 마라톤을 시작하여 국내 최대 마라톤 동호회 마라톤114의 운영자와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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