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힐링이다.

호텔1층 레스토랑에 와서 아침을 먹었다.

부틱호텔답게 아기자기 예쁘다.

호텔이 깔끔한 현대분위기여서 기분 좋은데 아침식사도 넘치지않게 깔끔하면서 단정하다.

서귀포에 치유의 숲이 새로 개장을 했단다. 큰 기대를 하지않고 갔다. 일행 모두가 국내 왠만한 숲이나 산은 다녀본 가락이 있다. 새로 생겼으니 가보자는 마음으로 갔다.

입구 안내도를 보니 12개의 치유 숲길이 있다. 4번째 방문한 재우씨덕분에 12개의 숲길을 계획적으로 다 걸을 수 있었다. 시작할 때는 대충 3시간정도 걷자고 했는데 7시간을 숲 속에서 보냈다.

치유의 숲은 말그대로 치유의 숲이었다. 7시간을 숲이 뿜어주는 공기 마시며 걷다가 앉았다가 누웠다가 또 걸었다. 걷는 동안 머릿속이 맑아지고 가슴이 시원해진다. 온몸이 숲이 주는 기운을 다 받아들이는듯 하다.

대한민국 유명한 길은 대부분 다 다니신 한 분이 감탄을 금치 못하신다. ‘좋다 좋다’ 를 연신 되풀이하신다.
편백나무숲길, 삼나무숲길, 동백군락등등 다양한 숲이 이어진다. 이름도 참 어울리게도 지었다.

아직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않아서 운동 삼아 오신 동네어르신들이 더 많이 보인다. 한적한 숲길에선 새소리와 우리들 말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다. 치유 숲길이 다양해서 시간이나 취향에 맞게 돌아볼 수 있다.
그냥 쉼터에 하루 종일 누워서 숲의 기운을 받기만 해도 좋을 듯 싶다.

아쉬운 것은 사진으로는 숲의 상쾌함과 새소리를 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숲이 주는 선물은 직접 숲에서 온몸으로 받고 느낄 수밖에 없다. 하루 종일 치유의 숲에서 보낸 시간이 아깝지 않다.

산책을 마치고 마지막 쉼터에서 모두 누워서 숲의 기운을 맘껏 받았다. 눈을 감고 긴 호흡으로 행복에 충만해 있는데 관광객일행이 몰려오더니 왁자지껄한다. 고함을 질러서 깜짝 놀래기까지 했다.

치유의 숲은 오랜 시간 자연이 만들어준 선물이다. 산림청이 대중을 위해서 잘 다듬고 공개했다.

앞으로 이름이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과연 치유의숲길로 유지될지 걱정이다.

예정보다 오랜 시간 치유의 숲길에 빠져있느라 점심이 부실했다.

저녁은 오늘 헤어지는 제시카를 위해 올레횟집으로 가서 모듬회를 시켰다.

모듬회도 훌륭했지만 따라 나온 접시들이 예술이다.

저녁 먹고 다같이 시외버스터미널로 걸어가서 배웅했다. 올레시장을 지나 이중섭거리를 걸어 호텔로 들어왔다.

넓직한 방에 혼자 들어오니 썰렁하다. 함께했던 사진들 보면서 하루를 정리해본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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