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돌을 쌓아서 만든 욕조가 귀엽다. 2명 들어가면 될 정도다. 새벽에 잠이 깨서 일출보기전에 반신욕으로 몸을 데웠다. 7시에 아침을 준다니 일출 보고 먹기로 했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오키나와 북쪽 끝에 있다. 어제 오면서 일몰을 봤는데 일출도 볼 수 있는 곳이다. 반신욕을 하고 나가니 새벽 바람이 상큼하다.

집을 나가서 바닷가로 갔다. 구름이 껴서 일출이 꽝이다. 대신 새벽 산책은 제대로 했다. 아침을 먹으러 가니 파파야가 있다. 붉은 용과도 있다. 아침이 어제 저녁보다 훌륭하다고 말하니 친구들은 어제 저녁이 더 낫다고 한다. 같은 메뉴라도 입맛 따라 생각이 다른 것이 재미있다. 오키나와식 민박은 본토민박하고는 다소 다른 듯 하다. 먹거리도 다르고 사는 방식도 다르다. 한번 보고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소 모자란 느낌이다. 친구들은 좋다하는데 본토 숙소에 익숙한 나는 불편한 점이 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대석림으로 갔다. 중국운남성의 석림하고 비슷한 듯 다르다.

산책코스가 다양한데 두 코스를 섞어서 돌았다. 돌과 식물의 조화가 아름답다.

제주도의 곶좌왈 분위기와도 많이 닮았다. 나무뿌리가 돌을 감싸고 자라는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신기해한다.

1시간정도 삼림욕을 즐기며 걸었다. 신기하게 생긴 바위마다 설명과 이름을 붙여놓았다.

고양이 바위, 공룡 바위, 골반 바위 사자바위 등등 이름을 제대로 붙였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오키나와의 북쪽 바다가 펼쳐진다. 먼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한숨을 돌렸다.

대석림을 돌아보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코우리섬으로 갔다. 섬 자체보다 섬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유명한 곳이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배꼽 시계의 알람이 울린다.

전망 좋고 맛있는 이태리식당으로 갔다.

창을 통해 보이는 경치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샐러드, 파스타, 해물요리를 시켰는데 맛을 보고 다시 탄성을 질렀다. 디저트까지 맛있다.

오늘의 숙소까지 갈 길이 멀다. 렌터카 네비가 업데이트를 안해서 그런지 자꾸 엉뚱한 길로 가자고 한다.
심지어 입력하면 데이터가 없기 일쑤다. 그냥 네비를 무시하고 구식으로 길 찾기로 하니 맘이 편하다.

드디어 오늘의 숙소에 도착했다.

호텔형이 있고 단독주택형이 있는데 3명이서 여유 있게 묵고 싶어서 단독주택으로 선택했다. 짐을 풀고 석양보고 식당으로 갔다.

가이세키를 기대했는데 저녁이 뷔페식이다. 오키나와는 본토와 문화 차이가 다소 있다. 유카타도 없이 파자마식 잠옷이라 불편하다.

다행히 뷔페가 맛있다. 내일 뱃살이 오겹살로 거듭 날지라도 오늘 배터지게 먹자는 각오로 실컷 즐겼다.

저녁 먹고 온천을 하러 갔다. 지하 천미터이상에서 뽑은 온천수라 한다. 심해온천수라 그런지 짭잘하다.
미네랄이 풍부한 것이 느껴진다. 목욕하고나니 피부가 매끌탱탱하다. 내일아침에도 온천을 다시 하기로 했다.

배부르고 피부탱글거리고 온몸이 노곤하다. 천국이 따로 없다. 온천 마치고 집으로 걸어오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가 점점 세게 내려서 걱정이다. 일출 보기 좋은 숙소인데 비가 그쳐서 일출을 보면 좋겠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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