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을 한다면 고객의 말을 믿지 마라. 고객을 믿지 말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영업을 하다 보면 수많은 구두계약, 구두견적, 구두약속을 받게 된다. 모두 문서가 아닌 말로 생겨난 것들이다. 기업간의 약속은 계약 즉, 계약서, 견적서 등의 물리적인 것들이 필요하다. 명시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 말이다. 그래서 문서가 아닌 말로 하는 그 모든 것에는 의미가 없다.

C업체는 지방에 있는 중견 제조업체로 해당분야에서는 선두권 업체이며 업력도 상당한 업체였다. C업체는 동영상 서비스를 새롭게 기획하면서 동영상 기술의 협력업체를 찾고 있던 중이었다.

C업체의 장비기술과 필자회사의 동영상 기술을 결합해 A고객사가 원하는 서비스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였다. C업체의 담당이사는 적극적인 업무진행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고 필자회사에서도 담당이사를 보고 C업체와의 협업을 적극 지원하게 되었다.

수개월간의 기술미팅과 A고객사 미팅을 지원하면서 A고객사에게 서비스를 제안하는 단계에 까지 이르렀다. C업체 담당이사와는 A고객사는 이미 확보한 상태이며, 기술검토만 끝나면 바로 공급계약이 가능하다는 구두약속까지 받은 상태였다. 수개월간의 기술지원이 있던 터라, 필자회사는 이미 시제품을 개발을 진행하는 등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상태였다.

하지만, 점차 미팅의 횟수가 줄어들고 연락이 뜸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결국 프로젝트는 시작되지 못했고 A고객사의 사정으로 계약을 할 수 없다는 이메일로 끝나고 말았다. 나중에 전해들은 내용으로는 C업체는 A고객사의 공개입찰을 준비하는 단계였고, A고객사는 예산문제로 프로젝트를 무기한 연기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객의 구두약속을 믿고 진행하던 프로젝트는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고객의 말만 믿고 진행한 필자의 잘못이고, 계약 없이 진행한 필자 회사의 잘못이다.

“다음 번에 더 많이 챙겨 드릴께요”. “이번 한 번만 거래할 거 아니자나요?”. “앞으로 일 많아요~~” 기업간의 거래에 다음 번은 없다. 다음 계약만 있을 뿐이다. 고객의 말을 믿지 말고, 고객과의 계약을 믿어야 한다.

사람에게 관상이 있고 성향이 있듯이, 고객에게도 평판이라는 것이 있다. 영업 계약 성공률을 높이고 싶다면 고객의 평판도 잘 알아야 한다.

A업체는 일은 힘들지만, 사후 처리가 깔끔하다. B업체는 품질보다는 가격이 우선이다. C업체는 까다롭고 가격을 깎는 정도가 심하다 등 고객마다 평판이 다양하다. 20년 가까운 업력이 있다 보니, 필자 회사에서도 고객사별 평판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있다. 업체와의 거래 시 평판과 성향을 파악해서 진행에 유의를 해야 한다.

몇몇 사례를 통해 대응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D업체는 매년 트렌드에 맞는 솔루션을 구매의사를 비추면서 견적을 요청한다. 처음에는 구매의사가 있으니, 대폭 할인을 요구하곤 한다. 3-4회 견적 협상 후 실무미팅을 요청한다. 실무미팅에서 기술적인 구성과 상세기술 설명을 듣고 최종 견적을 요청한다. 그리고 한 동안 연락을 끊고는 다른 업체에게 해당요구사항을 더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하곤 한다. D업체와의 업무 시에는 협상을 고려한 견적이 필요하며, 계약 전 상세한 기술의 상세를 노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E업체는 솔루션 구매 시 품질보다는 가격이 우선이다. 기능을 떠나 가격이 선택의 최종 협상점이다. E업체와의 업무 시에는 솔루션 기능 중 고객이 원하는 기능만을 포함한 별도 솔루션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찾아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고객의 평판을 파악하는 것이 모든 것을 좌우하지는 않지만, 성공적인 영업을 시작하는 기초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오늘도 고객과의 최적 접점을 찾아 나서보자.

윤대근 dkyoon@yozii.com 15여년 동안 IT 여러 분야를 넘나들다 지금은 요술지팡이에서 방송솔루션 프로젝트 총괄 및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해외 IT 신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고, 유투브에 이어 두 번째 가는 동영상 솔루션 서비스가 목표이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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