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싸게 만드는 것은 참 쉽다. 저렴한 여행자숙소에서 자고 길거리음식으로 대충 떼우고 대중교통이용하면서 다니면 싸게 다닐 수 있다. 여행을 럭셔리하게 하는 방법도 어렵지않다. 돈을 펑펑 쓰면 된다. 돈은 적게 쓰면서 짧은 시간에 다양한 체험을 하고 편하게 다니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고향 친구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단다. 또다른 사업하는 고향 친구는 전부터 같이 여행 가자고 한다. 열심히 일하며 살았던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구상했다. 돈은 적게 쓰면서 다양한 체험과 힐링하는 여행을 계획했다.

친구들은 돈은 신경쓰지말고 마음대로 만들라고 하지만 그런 여행은 여행사통해서 얼마던지 할 수 있다.
기왕 가는 해외여행인데 잊지못할 추억과 해볼 수 있는 것은 다해보고 맛있는 것은 다 먹여주고 싶다. 그러면서 돈은 적게 쓰는 여행이여야 한다. 내가 혼자 가거나 남편하고 가는 여행이면 시행착오나 돈 많이 쓰는것도 체험이 되고 추억으로 남지만 친구들과 갈 때는 용서가 안된다. 친구들의 시간은 내 시간보다 더 아까운 일이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출발이다. 여행이란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도 많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여행중 생기는 일은 그때그때 대처할 일이다. 오키나와...기둘리 우리가 간다.

오키나와공항을 나오니 남쪽 나라에 온 것이 실감이 난다. 푸근한 날씨가 우리를 반긴다.

렌터카 사무실로 가서 예약한 차를 받아서 시동을 걸었다.

오랜만에 하는 오른쪽 핸들이지만 금방 적응이 된다. 머리는 잊어도 몸은 기억하는 것이 신기하다. 도로로 들어서니 날이 저물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친구들과 수다 떨면서 가는 길은 지루하지 않다. 왼쪽으로 바다길인듯 싶지만 어두워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어두워지니 정확한 배꼽 시계가 저녁시간을 알려준다.

숙소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단 밥부터 먹으러 나갔다.

아메리카빌리지의 화려한 조명이 눈앞에 펼쳐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일단 맛있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들어가보니 이자까야 분위기다.

일단 새우튀김, 문어구이, 이면수구이, 해물덮밥 그리고 스시 몇가지를 시켰다. 종류는 다양한데 양이 많지않아 나오는 대로 다 먹어 치웠다.

마지막 입가심으로 소금라면을 시켰다. 오키나와의 명물이다. 소금라면은 오키나와특산품인 소금이 들어가 짠맛이 강하지만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오늘 먹은 것 중 최고는 소금라면으로 손꼽았다.

숙소로 돌아와서 차에서 짐을 내리는데 집주인 우피씨가 나와서 짐을 들어준다. 우리방이 3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고민이었는데 다행스럽고 고맙다.

오늘 숙소는 아파트 형 콘도다. 오키니와가 휴양지라 콘도형 숙소들이 많다. 방이 2개고 부엌과 거실이 있어서 3명이 묵기에 널널하고 쾌적하다. 짐을 풀고 밤마실을 나갔다.

아메리카빌리지는 말그대로 미국풍의 마을이다.

백인들이 많이 보여서 마치 유럽이나 미국의 어느 도시에 온 느낌이다.

카페와 식당 옷 가게들이 예쁘다.

크리스마스장식으로 더 화려한 듯 하다.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와서 씻고 수다삼매경에 빠졌다. 내일은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들러야 할 곳이 많다.
눈꺼풀도 점점 무거워진다. 내일을 위해 자자 했더니 친구가 한마디 한다. 가시나야 자러왔나? 더 놀자.
어릴 적 친구의 투정이 사랑스럽다. 고향친구의 사투리욕설이 정겹다. 사람이 오키나와보다 아름다운 이유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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