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음식점 및 지역 할인 쿠폰 등 로컬 상품 신규 판매 중단

쿠팡 김범석 대표. 사진=넥스트데일리 DB
쿠팡 김범석 대표. 사진=넥스트데일리 DB

김범석 쿠팡 대표가 쿠팡에 붙어있던 소셜커머스라는 딱지를 떼고 이커머스로 사업을 완전 개편하기로 했다.

쿠팡은 2일 음식점 및 지역별 할인 쿠폰 등 로컬 상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이로써 쿠팡의 마지막 남은 소셜커머스 서비스도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소셜커머스란 지난 2008년 미국의 온라인 할인쿠폰 업체인 그루폰이 공동구매형 비즈니스 모델로 처음 등장한 전자상거래 방식으로 할인쿠폰 공동구매 웹사이트를 통칭한다. 소셜미디어와 온·오프라인 미디어를 포함한 상품의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이 할인을 성사시키기 위해 공동구매자를 모으는 과정에서 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름이 붙었다.

경쟁 업체인 티몬, 위메프와 함께 국내 소셜커머스를 이끌어 온 쿠팡의 경우 2010년 지역상품, 공동구매 형태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2013년 하반기까지 영화를 누리던 쿠팡은 스마트폰의 보급이 급속하게 늘면서 더 이상의 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로 치달았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성장세도 주춤해졌다. 판매한 상품에 책임을 져야 하는 소셜커머스 업계의 특성상 사후관리(AS), 반품, 환불 등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부담도 작용했다. 쿠팡 측은 2015년도 54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국내의 전반적인 경기 불황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

이에 쿠팡 측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로켓배송과 함께 이커머스 기업으로 전환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고객에게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 저렴한 가격, 빠르고 친절한 배송에 집중하면서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형 이커머스 리더로 도약했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소셜커머스 업계의 성장이 한계점에 달했기 때문에 소셜이라는 이름을 버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초반부터 대표적인 오프라인 판매형태의 이마트가 쿠팡을 타깃으로 최저가 가격 경쟁을 벌여 완패하면서 자존심에 타격을 입은 것도 한 요인이 됐다.

이런 가운데 쿠팡 측은 ▲주말 포함 익일 배송하는 로켓배송 ▲가장 좋은 조건의 판매자를 보여주는 자동 비교 시스템 ▲최대 10% 추가 할인되는 정기배송 ▲단점도 볼 수 있는 솔직한 리뷰(상품평) 시스템 ▲원터치로 끝나는 로켓페이 간편결제 등의 기술혁신을 통해 이커머스 리더로 자리 잡았다고 자평했다.

이런 혁신을 도입한 덕분에 2016년 말 쿠팡 이커머스의 고객 만족도(NPS)는 최고 96점에 이르며 이는 2014년 말 조사했던 소셜커머스 상품에 대한 고객 만족도(46점)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라는 것이다.

고객 만족은 성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4년 동안 로켓배송을 포함한 이커머스 사업은 2400% 이상 성장했으며, 약 1500개에 불과했던 상품 판매 가짓수는 현재 약 3000만개로 늘었다. 판매량도 빠르게 늘어나 2016년 전체 출고 상품 수는 4억5000만개를 넘어섰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쿠팡은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위한 기술 투자를 이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나비드 베이세 쿠팡 이커머스 SVP(Senior Vice President)는 “이커머스 전환이 완료되어 기쁘다. 고객이 쿠팡의 로켓배송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에 큰 사랑을 보내주신 덕분에 쿠팡이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앞으로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운 쿠팡직구와 여행 서비스, 로켓페이 등에서도 기술을 이용해 더 많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로컬 사업 종료 이후에도 계약 기간과 사용 기간이 남아있는 상품은 만기 때까지 판매와 사용을 보장키로 했다. 로컬 사업을 담당하던 소속 직원들은 다른 업무로 전환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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