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가격이 대학생 하루 생활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는 패스트푸드 3사의 햄버거 및 세트메뉴 가격을 분석하고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주요 패스드푸드 3사의 세트메뉴 가격은 롯데리아가 평균 6100원, 맥도날드는 평균 6494원, 버거킹은 평균 7314원으로 조사됐다.
3사 세트메뉴의 평균가는 대학생 일 평균 생활비의 절반 이상이고, 가장 비싼 세트메뉴는 일 평균 생활비의 65~84%를 차지했다.
패스트푸드를 이용하는 연령층이 과거에 비해 다양해졌으나 여전히 주요 구매층은 10~20대이며, 이들은 식비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 알바몬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대학생의 월평균 생활비는 약 37만원, 일평균 1만2천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구성 주문해도 메뉴 조합에 따라 판매가격 달라 소비자 피해 발생 우려
버거 단품과 감자튀김, 음료로 구성돼 있는 세트메뉴와 버거 단품을 구매했을 때, 같은 구성이라도 가격이 다른 것으로 나타나 맥도날드는 최대 1400원, 롯데리아는 600원, 버거킹은 100원의 가격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가격차이는 각 세트 메뉴에 들어가는 감자튀김과 음료의 금액이 다르게 책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가격이 비싼 세트일수록 할인 금액이 크다는 입장이지만 패스트푸드의 특성상 빠르게 주문하고 계산하기 때문에 메뉴 조합에 따른 금액차이를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센터측 주장이다.
▶대표버거와 기본버거의 판매가 차지, 원재로 가격 증분의 3~5배
패스트푸드 3사의 제품 중 가장 기본이 되는 햄버거(불고기버거, 치즈버거, 햄버거)와 업체의 대표 햄버거(한우불고기버거, 빅맥, 와퍼)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두 메뉴의 원재료가 차이에 비해 판매가격 차이가 과도한 것으로 추정됐다.
맥도날드의 치즈버거와 빅맥을 실측 분석한 결과, 두 햄버거의 판매가격 차이가 원재료 가격 차이의 약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즈버거에 들어가는 원재료는 빵, 쇠고기 패티, 양파, 피클, 치즈이며, 빅맥에는 빵 1장, 쇠고기 패티 1장, 양상추가 추가되고 양파와 피클이 소량 증분돼 두 버거의 원재료가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두 버거의 판매가격은 치즈버거 2700원, 빅맥 4700원으로 크게 차이나고 있다.
롯데리아는 불고기버거(3400원)와 한우불고기버거(6200원)를, 버거킹은 햄버거(2600원)와 와퍼(5400원)를 조사했다. 이들 버거의 경우 판매가격 차이가 원재료가격 차이의 약 3배로 나타났다.
센터측은 "세 업체 모두 고급 햄버거로 갈수록 추가적으로 투입되는 재료비 대비 가격 상승폭을 과도하게 높여 높은 마진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11월 25일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측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업계는 메뉴조합별 가격차에 대한 입장과 함께 원가에는 비싼 임대료가 포함돼 있음을 설명했고, 이후 업계의 노력과 개선 계획을 센터로 제출했다.
물가감시센터는 가격 합리화와 소비자의 알권리에 대한 업계의 노력 및 개선 계획이 잘 지켜지는지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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