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 전시를 통해 우리는 그 해를 뜨겁게 달굴 IT 시장의 동향을 점쳐볼 수 있다. 전통적 하드웨어 제품만이 주인공이었던 CES 전시에서 스마트홈 분야에 대한 혁신상을 수여한지도 이미 몇 년 전의 일이다. 이번 CES 2017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물인터넷 기업들이 전시에 참가하였고, 혁신적인 제품들로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었다.

이번 CES 2017에 참여한 기업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로 사물인터넷 시장에 대해 전망해본다면 지금까지 기술 보여주기 중심의 단계였다면 이제는 시장을 본격적으로 노크하는 단계로 이동해왔다는 것이다.

글로벌 주요 가전회사들이 올해 출시하는 제품의 많은 모델에 스마트홈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탑재하겠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LG전자, 삼성전자가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홈에 대한 경험이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으로 보이스 컨트롤이나 인공지능 기술과의 결합을 시도한 제품들의 소개가 많아졌다. 인공지능은 이번 CES를 가장 뜨겁게 달군 분야였던 만큼 가전 이외에도 집안에 들어가는 사물인터넷 제품들에도 적용한 기능들을 소개하였다. 예를 들어, 조명에 음성인식 기술을 결합하여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제어 가능한 제품이 혁신상을 수상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집안의 다양한 제품들을 손쉽게 통합하여 연결하고, 제어하고, 기기간의 매쉬 통신을 지원하기 위한 리모트 컨트롤러 제품과 허브 제품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보였다. 인터넷 공유기는 인터넷을 쓰기 위해 꼭 필요한 제품인 것처럼 완벽한 스마트홈을 위해서도 별도의 허브 제품이 필요하다는 존재감을 알리는 기회가 되었고, 이런 제품들의 기술적 발전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안 관련 제품들의 지속적인 소개가 이어졌다. 지금까지도 스마트홈 분야에서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 바로 보안 분야의 제품들이다. 이러한 시장성과 사람들의 관심을 대변하듯 이번 CES에서도 보안 관련된 카메라나 센서, 별도의 전원없이 태양광으로 동작하는 제품, 로봇 또는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된 보안 제품 등이 대거 등장했다.

이외에도 스마트홈 제품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연결 표준의 움직임도 CES 2017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토콜 기술은 OCF, ZigBee, Z-Wave 및 BLE 등으로 정리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ZigBee, Z-Wave, BLE는 원래부터 있었던 기술의 확장이기 때문에 크게 새롭지는 않으며, OCF는 흩어져 있던 제조사 주도의 표준이 하나로 합쳐진 이후 일반 관람객들에게 현재 수준을 소개하는 자리가 된 것이다. 전시 공간만을 두고 보면 OCF가 가장 크게 부스를 마련하였으며, 이미 프로토콜이 적용된 제품들도 전시하면서 다양한 제품들의 출시를 본격화하고자 노력하는 상황을 볼 수 있었다. 이외에 ZigBee, Z-Wave 모두 별도의 전시 공간을 두고 스마트홈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현재의 수준을 소개하기 바빴다. 물론 Thread Group 등도 전시회에 참여하였지만 주류에서 밀려난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번 CES 2017에서 사물인터넷 분야는 혁신을 주도하는 주인공은 아니었다. 이런 분위기에 살짝 아쉬울 수도 있지만 이를 다르게 해석해보면 이제 기술 소개 단계에서 상용 단계로 넘어와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인공지능 세상이 되든, 4차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자동화 세상이 되든 지금까지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영역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런 역할이 바로 사물인터넷이 해결해야 할 핵심 역할인 것이다. 2017년 사물인터넷 시장에 어떤 경쟁들이 일어나고, 어떤 제품들이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지 점점 더 흥미로운 경쟁이 될 것 같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제야 비로서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황재선 neovis@gmail.com 필자는 IoT이 가져올 우리 삶의 변화를 예측하고, 연구하는데 관심이 많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해, 지금까지 8권의 IT 서적을 집필/번역할 정도로 IT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그 변화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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