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구글은 작년 출시한 익스페디션 앱에 제공되는 장소를 200개에서 400개로 늘린다고 한다. 구글 익스페디션은 학생들이 가상현실에서 같은 장소로 함께 소풍을 가는 컨셉의 교육용 앱이다. 지구상, 달, 우리 몸 속, 심지어 과거 공룡시대를 가상현실로 체험케 한다. 우리나라도 국립 중앙 박물관 등 세 곳을 한국어로 볼 수 있다.

사진출처 : https://www.google.com/edu/expeditions
사진출처 : https://www.google.com/edu/expeditions

필자는 작년 5월부터 구글 익스페디션 배타 테스터로 활동했다. 미국, 스웨덴, 캐나다, 멕시코, 아일랜드를 비롯한 11개국 백만 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체험하는 것을 지켜봤다. 구글은 작년 11월, 영국에서만 백만 명을 체험시키겠다고 발표하고, 현재 학교를 모으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익스페디션 앱을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에서 Expeditions으로 검색하여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런 세계적 흐름에 작년 필자는 스마트폰 한 대로 학생들과 함께 익스페디션을 체험했다. 기다리는 다른 학생들은 스마트폰 화면을 텔레비젼에 그대로 비추게 하는 미러링 장치를 이용해서 대리 체험하도록 했다.

순서에 따라 기다리며 체험하는 모습이다
순서에 따라 기다리며 체험하는 모습이다

학생들이 카드보드에서 본 화면이다. 양쪽 눈으로 보면 바다속에 있는 듯 하다.
학생들이 카드보드에서 본 화면이다. 양쪽 눈으로 보면 바다속에 있는 듯 하다.

구글 익스페디션의 장점은 학생들이 교사가 제시한 어떤 특정한 장소를 모두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화면 속 가운데 큰 원이 교사가 제시한 장소다. 학생들은 그 장소로 가는 화살표로 가서 교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교사는 교사용 가이드앱에서 제공하는 장소에 대한 설명을 학생들에게 전해 줄 수 있다. 화면 속 스마일 마크는 학생이 현재 보고 있는 위치를 나타내준다. 익스페디션 안에서 교사는 모든 학생들과 동시에 눈을 맞추는 슈퍼 파워를 갖게 된다.

익스페디션 학생용화면과 교사용 화면, 출처: 익스페디션 홈페이지
익스페디션 학생용화면과 교사용 화면, 출처: 익스페디션 홈페이지

새해 구글의 선물에도 우리나라 학교 현장은 이 서비스 활용이 쉽지 않다. 공유기 이슈 때문이다. 구글 익스페디션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이드용 디바이스와 학생용 디바이스가 공유기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현재 교실에서 무선 공유기 사용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필자 역시 개인 에그로 학생들과 함께 어렵게 수업했다. 다른 나라에서 학생들이 가상현실로 소풍을 400여곳을 다닐 때 한국의 학생들은 그저 교과서에 나온 그림, 사진, 아니면 텔레비전에 나오는 영상으로 대리체험을 할 뿐이다.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다른 나라 학생들이 체험하는 교육 내용과 콘텐츠가 아니다. 그들이 경험하는 가상현실에 대한 소양이 무섭다. 어릴 때부터 체험한 가상현실 활용 교육이 체험이 그들의 소양이 되어 그들이 자라서 사회 곳곳에 배치될 때 무서운 국력으로 나타날 것이 두렵다.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현장에서 미래의 최신 기술을 설치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현재 가정마다 사회 곳곳에서 흔히 사용하는 무선 공유기를 교실 현장에 사용할 수 없음이 매우 안타깝다. 임진왜란 명랑대첩에서 승리한 정유년 이순신의 지혜가 다시 찾아온 정유년에 필요한 이유다.

최만 choisuperman@gmail.com 초등학교 교사. 수요일밴드, 언어유희, 아이스스케이트, 회를 좋아한다. 박사과정에서 영국 교육철학을 공부하면서"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미래가 어떻게 올지 몰라서15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스룩 허브에 자료를 모아두고 있다. 안드로이드 앱"최만드림"을 운영한다. 삶을 오픈소스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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