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SCJ의 ‘한국 상품 골든존’ 프로그램에서 쇼호스트들이 한복을 입고 ‘한국 홍삼’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CJ오쇼핑 제공
베트남 SCJ의 ‘한국 상품 골든존’ 프로그램에서 쇼호스트들이 한복을 입고 ‘한국 홍삼’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CJ오쇼핑 제공

외국에 진출한 국내 홈쇼핑 업체가 현지 방송을 통해 또다른 애국활동을 펼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 CJ오쇼핑(대표 허민회)에 따르면 이 업체는 동남아 지역의 한류 열풍에 힘입어 베트남과 태국 TV홈쇼핑에서 한국 상품만을 별도로 소개하는 전용 프로그램을 만들고 한국 상품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CJ오쇼핑이 지난 2011년 사업을 시작한 베트남 TV홈쇼핑 SCJ에서 올해 7월부터 한국 상품 전용 프로그램인 ‘한국 상품 골든존’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 상품 골든존’은 주 1~2회 오후 1시 30분부터 60분 동안 방송된다. 국내 홈쇼핑에서는 오전 9시가 주부들 대상으로 한 프라임 타임인 반면, 베트남은 한 낮의 더운 날씨로 인해 오후 1시 이후가 주 TV 시청 시간이다. SCJ는 향후 ‘한국 상품 골든존’ 편성을 최대 주 5회까지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렇게 베트남 SCJ가 한국 상품 전용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이유는 한국 드라마와 K-POP의 인기에 힘입은 베트남 내 거센 한류의 영향 때문이다. 베트남 SCJ TV홈쇼핑 판매 목록 상위에 매년 한국 상품을 상당 수 올릴 만큼 한류의 열기는 뜨겁다. 한국의 중소기업 직원이 직접 현지 홈쇼핑 방송에 출연해 자사 제품을 시연해 보이거나 명동과 강남 등 한국 매장에서 실제 판매되고 있는 자료 영상을 보여주면 고객들의 신뢰도는 더 높아진다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베트남 SCJ에서는 쇼호스트들이 한복을 입고 생방송으로 한국 홍삼 제품을 판매한다. 스튜디오 무대 중앙에는 한글로 ‘한삼’이라고 크게 적힌 로고를 걸고 방송하며, 배경음악으로 K-POP이 흘러나오고 쇼호스트는 ‘한국에서 생산한 홍삼’이라고 연이어 멘트를 날리기도 한다. 또한 제품을 올려 놓은 테이블 한 켠에는 태극기도 세워 놓는다.

‘한국 홍삼’은 베트남 SCJ에서 가장 판매가 좋은 상품들 중 하나다. 지난 2012년 한국 홍삼 제품을 처음 선보인 이후 판매가 점점 늘어 올해는 약 18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한국 상품 골든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한 효과와 동시에 올해 베트남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 영향도 컸다.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홍삼을 먹는 장면이 나오며 베트남 고객들 사이에서 한국 홍삼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SCJ의 쇼호스트들이 한복을 입고 ‘한국 금수저 세트’를 판매하는 화면 왼쪽에 ‘태극기’가 놓여있다. 사진=CJ오쇼핑 제공
베트남 SCJ의 쇼호스트들이 한복을 입고 ‘한국 금수저 세트’를 판매하는 화면 왼쪽에 ‘태극기’가 놓여있다. 사진=CJ오쇼핑 제공

베트남 SCJ 상품담당 김진만 과장은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산 홍삼을 선호하기 때문에 한국 홍삼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쇼호스트들이 한복을 입고 홍삼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 가요, 드라마, 영화 등이 베트남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고, 한국 상품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인식이 베트남 고객들 사이에 확산돼 있어 앞으로도 좋은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베트남 SCJ의 ‘한국 상품 골든존’을 통해 소개된 한국 상품은 주방용품, 건강식품, 이미용품 등 총 30여종에 달하며 판매액도 7월 첫 시작 때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태국 G
태국 G

태국에서의 활동도 활발하다.

CJ오쇼핑이 지난 2012년부터 TV홈쇼핑 방송을 시작한 태국 G"CJ에서도 올해 8월부터 한국 상품 전용 프로그램인 ‘구루 코리아(GURU KOREA)’를 주 1회 저녁 7시 30분 프라임 시간대에 30분씩 고정 편성하며 한국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구루 코리아’는 프로그램 이름 그대로 판매되는 상품의 전문가가 방송에 출연해 쇼호스트의 설명을 돕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전문가는 대부분 태국인이지만 통역과 함께 한국인이 직접 출연하기도 한다. 방송 중에는 한국 상품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태극 문양 로고’가 방송 자막으로 상시 노출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구루 코리아’ 프로그램을 통해 3개월 동안 주방과 생활용품 등 총 12종의 한국 상품들이 소개됐으며 매출도 초기보다 30% 정도 증가했다.

태국 G"CJ의 성낙제 법인장은 “태국에서도 한류의 영향력이 커 한국 상품 전용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고 운영 초기지만 반응이 좋아 앞으로 방송시간을 1시간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한국 상품 방송의 편성 확대가 국내 중소기업들의 동남아 홈쇼핑 진출에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의 해외 플랫폼을 통해 판매된 한국 상품의 판매실적은 2011년 1190억원에서 2015년 241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9월까지 실적도 약 18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약 80%는 중소기업 상품이 차지한다.

한편, CJ오쇼핑은 지난 2011년 7월 베트남 1위 케이블TV 사업자인 ‘SCTV’와 합작 투자해 SCJ TV Shopping(이하 SCJ)를 개국하고 베트남에서 홈쇼핑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SCJ는 베트남 홈쇼핑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회사로 한국 상품 판매 비중은 25%에 달한다. 2012년에는 태국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그룹인 ‘GMM Grammy’와 함께 G"CJ O Shopping(이하 G"CJ)를 설립하고 홈쇼핑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G"CJ는 현지에서 35%의 홈쇼핑 시장점유율을 보여주고 있으며 한국 상품 판매 비중은 25%에 달한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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