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먹어대니
그럴 수밖에

저렇게 놀아대니
그럴 수밖에

저렇게 욕심내니
그럴 수밖에
개인이,
나라가,

맞군, 맞아!
그 말이.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나랴.

작가의 말
1만원을 지니고 외출할 경우에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왕복 전철과 버스 환승 요금으로 3천원 가량을 지출하면 7천원 가량이 남는다. 이 돈에서 7천원 짜리 밥을 먹으면 남는 돈이 없기 때문에 대형 서점에 가거나 무료 입장이 가능한 고궁이나 박물관 등에 간다. 아니면 식사를 저렴한 것으로 먹고 운치 있는 찻집에서 차 한 잔을 할 수 있다. 그런 시간들도 나에게는 충분히 행복하다.

또 수중에 2만원이 있다면 선택지가 조금 다양해진다. 1만원의 선택 사항에 영화를 볼 수도 있고 조금 더 비싸지만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먹을 수가 있다. 또 허물없는 친구를 불러 5천원짜리 밥을 먹고 차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충분한 돈이 된다. 혼자서라면 김밥 등으로 식사를 하고 마음에 드는 책을 구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수중에 돈이 꽤 많다면 상당히 많은 일들을 할 수가 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때 밥값이나 술값을 낼 수가 있다. 그것으로 인해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즐겁겠는가. 그런데 이렇게 좋은 일들로만 끝나지 않고 방탕한 생활로 이어진다면 적당한 돈이 있는 것만 못한 삶이 될 수도 있다.

권력도 그런 것이다. 권력을 모르던 사람이 권력을 처음 쥘 때는 양복을 처음 입은 것처럼 어색하고 그러다가도 권력의 맛을 본 뒤에는 사람이 변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굽실거리는 모습에 익숙해지면서 차츰 거만한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권력의 맛으로부터 초연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준비 안 된 사람이 권력을 쥐게 되면 기업이든, 국가든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권력을 쥐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면 권력에는 참으로 마약과도 같은 속성이 있는 듯하다. 타인을 위해 권력을 아름답게 휘두르는 사람이 어디 없을까.

최성원 기자 ipsi1004@nextdaily.co.kr 시인이자 칼럼니스트. 시집으로 「천국에도 기지국이 있다면」이 있다. 현재 최성원입시전략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오랫동안 국어 강사를 하며 ‘하얀국어’라는 인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문학 작품을 소재로 한 칼럼, 인기 브랜드에 숨겨진 이야기를 소재로 한 기사, 우리 사회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두루 조명하는 ‘최성원의 초이스 인터뷰’ 등을 차례로 연재할 예정이다. 걷기와 운동, 독서와 집필, 사람 만나는 것, 그리고 야구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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