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bles는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유리 혹은 쇠구슬을 가리키는 말로, ‘빛나는 돌(shining stones)이 라는 뜻의 라틴어 marmarmos가 불어에 들어와서 marbre가 되고 이게 다시 중세 영어로 들어와서 marbles가 되었다고 한다. 19세기 중반부터는 ‘marbles’는 ‘개인의 소유물, 사유품 (personal effects),’ 혹은 ‘물건들(goods, stuff)’이라는 의미가 되었다.

그러다가 1920년대에 미국 영어에서 pick up one’s marbles가 ‘그만두고 가버려’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함께 하던 일들이 마음에 안 들면 네 구슬들을 챙겨서 집으로 가,라는 의미로. If you don’t like the way of things around here, why don’t you pick up your marbles and leave? (여기서 일들이 돌아가는 방식이 맘에 안 들면 관두고 가버리는 게 어때?) 이와 같이 사용된다. 동시에 all the marbles 구슬 전부라는 말은 ‘상금이나 보상 전부’라는 뜻이 되면서 누군가가 독식을 할 때에 쓰는 표현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에게 가지고 놀던 구슬은 아주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의미가 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Lose one’s marbles 가 ‘정신이 나가다’는 의미가 된 것은 1954년 험프리 보가트(Humphrey Bogart)가 주연한 영화 “케인 호의 반란 (The Caine Mutiny)”에서부터 였다. 이 영화에서 험프리 보가트는 퀴그 선장 역할을 하면서 손에 쇠구슬을 쥐고 불안하게 굴리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때 이 구슬들이 퀴그 선장의 광기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되면서 lose one’s marbles는 제정신이 아니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이 표현을 얼마 전 한국의 현재 정치적 상황을 정리한 영문 기사에서 다시 맞닥뜨렸다. Kim believed that this was another indication that Park Chung-hee was losing his marbles. 여기서 Kim은 김재규를 말하고, this가 받는 것은 최태민이 영애를 마음대로 조작하며 농간을 부리는 것을 박정희 대통령이 수수방관을 했는데, 이 것이 박정희가 제정신이 아닌 징조(indication)였다고 김재규는 믿었다고 이 영문 기사에서는 적고 있다.

변형꼴로 have all one’s marbles라는 표현도 있다. ‘자기 구슬을 다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주로 부정문으로 사용되어서, 자기 구슬을 다 가지고 있지 않다, 즉, 제 정신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Marbles와 비슷하게 buttons도 사용이 되어서 lose some of one’s buttons는 한국말로 ‘나사가 좀 빠졌다’는 의미로 쓰이고 have all one’s buttons는 ‘제정신이다’는 뜻으로 쓰인다. 단추가 떨어져서 옷 매무새가 엉망인지도 모르고 ‘헬렐레’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되겠다.

결국 이건 다 구슬과 단추의 문제이다. 구슬과 단추는 잘 챙겨야 한다.

Joyce Park rowanee@naver.com 필자는 영어를 업으로 삼고 사람에게 가서 닿는 여러 언어 중 영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 교재 저자이자 영어교수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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