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상향평준화되고, 디자인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몰개성`이 스마트폰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한 가지 이상 특출한 성능이 담보되지 않으면 소비자 입맛을 자극할 수 없다.

제조업체는 기존 스마트폰 여러 장점 중 소비자가 선호하는 기능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힘을 쏟는다. 때로는 관련업체와 협업으로 단점을 메우기도 한다. 최근에는 오디오와 카메라 기능에 더 매진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개성 있는 제품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개성 있는 제품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보다`에서 `듣다`로 전이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하드웨어로 디스플레이를 꼽을 수 있다. 스마트폰 특성상 입출력 창구 역할을 했던 디스플레이는 중요도가 높은 부품으로 격상됐다. 네트워크 발전으로 더 크고, 선명한 화면을 원하는 사용자 니즈도 계속됐다.

2009년 스마트폰 화면은 3인치 내외로 400×240의 해상도를 갖추고 있었다. 킬러 콘텐츠도 많지 않았고 네트워크 속도도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3G 네트워크 발전으로 인해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화면 크기는 4인치에 육박했으며, 해상도도 800×480까지 올라섰다.

2011년 LTE가 상용화되고 대화면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크기는 5인치 내외로 해상도는 풀HD 수준까지 등장했다. 2014년에는 QHD(2560×1440)까지, 크기는 5.5인치 안팎으로 커졌다.

이 와 달리 오디오 성능은 오랫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2013년 LG전자가 MQS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G2`를 내놓는 한편, 아이리버가 `아스탤앤컨` 시리즈를 시장에 안착시키면서 포터블 하이파이 트렌드가 부상하기 시작했다.

오디오 성능을 끌어 올린 LG전자 V20
오디오 성능을 끌어 올린 LG전자 V20

최근에는 LG전자가 `G5`와 `V20`, 2년 만에 국내 시장에 재진입한 소니가 `엑스페리아X퍼포먼스`와 `엑스페리아XZ`를 내놓으며, 스마트폰 오디오 성능에 사용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하이엔드 오디오 전문업체인 ESS와 협력해 `V10`을 출시한 후 올해는 B&O플레이와 퀄컴 등으로 협력 폭을 넓혀 `V20`를 선보였다.

V20은 ESS 32비트 Sabre ES9218 하이파이 쿼드 DAC를 장착했다. 쿼드 DAC는 싱글 DAC 대비 잡음을 최고 50%까지 줄여준다. 잡음이 줄어들면서 좀 더 명료한 소리를 들려준다. 헤드폰 앰프를 통합하고 스마트폰에 최적화시키면서 전력효율도 20% 더 올렸다.

32비트 384㎑ 하이파이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음원은 CD 음질인 16비트 44.1㎑를 기준으로 삼는다. CD 음질보다 높은 24비트부터는 하이파이 음원이라 표현한다. 32비트는 이보다 높은 수준으로 CD 음질 대비 16배 이상 탁월하다.

LG전자는 V20에 하이파이 음원이 아니더라도 원음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업비트&업샘플링` 기술을 적용했다. 타 제품이 포맷별로 한계를 인식해 중용을 선택했다면 V20는 한계치까지 최대로 끌어올려 음질을 복원한다.

블루투스로 연결했을 때는 퀄컴 aptX HD 오디오 코덱 도움을 받는다. 24비트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동일한 코덱을 지원하는 리시버가 있다면 음원을 보다 원활하게 들을 수 있다.

소니 엑스페리아XZ는 소니 생태계 안에서 탁월한 오디오 성능을 보여준다. 유선 연결했을 때 192㎑/24비트 고해상도 오디오(HRA)를 지원한다. 소니 DSEE HX 기술로 일반적인 CD나 손실압축 음원인 MP3를 HRA 수준으로 올려준다.

무선 상황에서는 소니 LDAC의 도움을 받는다. 기존 블루투스 코덱 대비 최대 3배 전송 폭을 지원해 보다 명료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준다. 주위 소음을 최대 98%까지 제거해주는 디지털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카메라 성능을 크게 올린 삼성전자 `갤럭시S7` 시리즈
카메라 성능을 크게 올린 삼성전자 `갤럭시S7` 시리즈

◇ `받다`에서 `올리다`로 전이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콘텐츠를 내려 받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비약적인 성능 향상은 활발한 양방향 소통을 가능케 했다. 특히 스마트폰 카메라 발전은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시장과 인터레스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ISNS)가 부상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카메라를 두고 강조하는 요소는 대략 밝기와 초점, 화각과 떨림 보정 능력에 집중돼 있다. 마케팅 포인트도 4가지 성능을 필두로 표현할 때가 대부분이다.

`밝기`를 중점적으로 어필한 곳은 삼성전자다.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를 출시하면서 삼성전자는 어두운 공간에서 최적의 카메라 성능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갤럭시S7 시리즈의 카메라 진화를 이끈 핵심 부품은 `듀얼픽셀 이미지 센서`를 꼽을 수 있다. 아이소셀 기술 기반의 1.4㎛ 크기의 화소를 갖췄다. 전작 1.12㎛보다 56% 더 커졌다. 렌즈도 F1.9에서 F1.7로 더 밝아졌다.

아이소셀은 CMOS 이미지센서를 구성하는 화소에 모이는 빛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센서 구조를 변화시킨 기술이다. 화소와 화소 사이에 절연부를 형성해 인접한 화소를 서로 격리시킨다. 주변 화소에 영향을 주는 간섭현상이 최소화돼 빛 손실이 줄어드는 원리다.

아이소셀 방식의 더 커진 이미지센서와 F1.7 렌즈가 많은 빛을 받아들이고 듀얼픽셀이 빠르게 위상차를 검출하고 초점을 맞춰 어두운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는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화각 면에서는 LG전자 `V20`이 눈길을 끈다. 후면에 1600만 화소 75도 일반각 카메라와 함께 135도 광각 800만 화소 카메라를 배치했다. 전면 카메라도 500만 화소 120도 광각 카메라를 얹었다.

빠른 초점을 위해서 레이저 빔으로 촬영 대상까지 거리를 측정하는 `레이저 오토 포커스`와 렌즈에서 빛을 이미지센서 두 개에 나눠보내 두 빛 간 거리가 맞도록 조절하는 `위상차 오토 포커스`, 이미지 센서에 들어온 빛의 명암비를 분석하는 `콘트라스트 오토 포커스`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동시 측정해 결과에 반영한다.

손떨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이로 센서 기반의 `전자식 손떨림 방지(EIS)`와 프레임 내 피사체 위치를 분석해 보정하는 `디지털 이미지 보정(DIS)` 기능이 더해졌다.

소니 엑스페리아XZ
소니 엑스페리아XZ

손떨림 보정 기능에 집중한 단말로 소니 `엑스페리아XZ`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폰 최초로 5축 손떨림 보정 기능이 추가됐다. 소니 카메라 브랜드 `알파`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기능이다. 소니 핸디캠에서 착안한 동영상 촬영 기술인 스테디샷 액티브 모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소니 엑스페리아XZ 카메라에는 소니 엑스모어 RS 포 모바일 이미지센서가 탑재됐다. 후면은 2300만 화소다. 오토포커스는 프리딕티브 하이브리드 AF 기능의 지원을 받는다. 거리를 감지하는 레이저 AF 센서는 조도가 낮은 상황에서 피사체를 잡아준다. 색상 센서인 RGBC-IR 센서가 추가돼 주변 조명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했다. 소니는 오토포커스 기능을 가리켜 `트리플 이미지센싱 기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애플은 아이폰7 플러스에 아이폰 최초로 듀얼 카메라를 적용했다. 1200만 화소 f1.8 카메라와 함께 f2.8 망원 카메라가 배치됐다. 카메라를 오가는 여타 듀얼 카메라와 달리 한 번 사진을 찍을 때 두 개 카메라가 동시에 작동한다. 이를 통해 피사계 심도 효과와 10배 줌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애플 아이폰7 시리즈
애플 아이폰7 시리즈

◇ `보호`에서 `저항`으로 전이

스마트폰은 항상 휴대하는 필수품이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 항상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 애물단지이기도 하다. 훼손되면 그에 따른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최근에는 내구성뿐만 아니라 보안도 화두다. 손안의 PC라는 사실은 반대로, PC처럼 보안에 보다 신경써야 하는 기기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IT 기기 대부분은 `물`에 약하다. 물과는 상극이다. 때문에 방수방진 기능을 접목시킨 스마트폰이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존 러기드 형태 스마트폰이 방수방진 기능을 지원했지만 현재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기본 스펙으로 부상한 상태다.

소니는 `엑스페리아` 시리즈에 방수방진 기능을 필수적으로 넣고 있다. `엑스페리아=방수방진`으로 통할 정도로 전 모델이 모두 물에 저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올해 출시된 `엑스페리아X퍼포먼스`와 `엑스페리아XZ`도 방수방진 기능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방수방진 기능이 포함된 `액티브` 시리즈를 따로 선보였으나 2014년 `갤럭시S5`부터 방수방진 기능을 플래그십 모델에 직접 이식했다. 갤럭시S6에서는 제외됐으나 올해 출시된 `갤럭시S7`에 다시 방수방진 기능을 접목시켰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올해 출시된 `갤럭시노트7`에 처음으로 방수방진 기능이 적용된 바 있다.

애플도 올해 출시한 `아이폰7` 시리즈에 방수방진 기능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IP67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먼지로부터는 완벽한 보호를, 물에서는 수심 1m에서 30분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LG전자는 방수방진 기능 대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내구성 향상에 집중했다. 지난해 스테인리스와 실리콘을 활용한 `V10`을 출시한 이후 올해는 알루미늄과 실리콘폴리카보네이트(Si-PC) 소재로 내구성을 살린 `V20`을 선보였다.

보안을 강화한 블랙베리 `프리브`
보안을 강화한 블랙베리 `프리브`

한편, 3년 만에 국내 출사표를 던진 블랙베리는 `프리브`를 통해 보안 기능을 강조했다. `프리브`는 하드웨어 자체 보안 기능이 탑재된 상태로 제조된다. 하드웨어 기기에 암호화 커스텀 키를 내장한다. 스마트폰이 부팅될 때마다 소프트웨어 컴포넌트의 보안을 검증하기 위한 서명키를 사용해 소프트웨어의 안정성을 보증해준다.

가시적으로는 보안 서비스인 `블랙베리 DTEK`을 활용할 수 있다. 기기의 보안 상태를 눈으로 점검할 수 있다. 개인정보와 콘텐츠에 대한 앱 전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어 사용자 사생활을 보호해준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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