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건선협회 `선이나라` 제공
사진=대한건선협회 `선이나라` 제공

환자 2명 중 1명이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한 적이 있는 등 건선 환자의 치료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 환우 모임인 대한건선협회 '선이나라'는 오는 19일 '세계 건선의 날'을 맞아 이달 초 건선 환자 4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건선 환자들은 질환 자체로 인한 고통과 함께 치료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경제·정신적 고통을 심각하게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참여한 건선 환자는 우선 질환의 중증도를 환부의 크기를 기준으로 자가 평가했다. 전체 응답자 중 20.5%가 경증, 31.2%가 중등증, 44.5%가 중증 건선을 앓고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 받고 있는 치료 중 바르는 연고(50.5%)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광선 치료(17.9%), 먹는 약(17.0%), 생물학적제제(11.0%) 가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응답자의 77.6%가 현재의 건선 치료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고 치료비 부담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58%에 달했다. 치료의 장애요인으로는 치료 불확실성(50.3%)과 치료비 부담(30.5%)을 꼽았다.

여기에 사회활동에도 제약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41%가 건선 때문에 취직 실패, 업무상 불이익, 실직 등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우울감을 느끼는 환자도 82%나 됐으며 자살 충동을 느낀 경우는 절반에 가까운 43%로 집계돼 정신적 영향도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 사회활동과 관련, 건선 때문에 이성친구를 사귀거나 결혼에 지장이 있다는 응답이 61%에 달했으며 10명 중 7명은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 가운데 41%는 건선으로 인해 취직에 실패하거나 실직 등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았으며 33%는 직장과 학교 등에서 악의적인 비방이나 따돌림 대상이 되기도 했다.

김성기 선이나라 회장은 "증상 정도가 심한 중증 건선 환자들은 '죽지 못해 산다'고 표현할 정도로 고통이 심각하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 등으로 제대로 치료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중증 건선만이라도 산정특례 지원을 통해 치료비를 경감해 주는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건선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피부 표피의 증식과 진피의 염증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난치성 피부 질환으로 장기간 치료를 이어가야 하는 특징이 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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