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넥스트데일리 DB
사진=넥스트데일리 DB

검찰이 20일 오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소환하는 가운데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롯데그룹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날 9시30분 신동빈 회장을 소환 조사한다. 롯데그룹 비리 의혹 수사를 시작한지 3개월 만의 일이며 재계 순위 10위권 재벌 총수가 경영 비리 혐의로 검찰의 소환을 받는 것은 2013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이후 처음이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의 소환을 끝으로 롯데그룹의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6월 수사관 240여 명을 투입해 롯데그룹 본사와 신동빈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그룹 임원진과 롯데그룹 오너가(家)를 상대로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탈세·배임 등 각종 비리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기준 전 롯데케미칼 사장이 구속됐으며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이자 롯데그룹의 2인자인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분 편법 증여 등 오너가의 비리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현재 검찰은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비리의 정점에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룹 총수의 승인이나 동의 없이는 비리가 발생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실제로 신동빈 회장은 2000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부당 급여 수령과 특정 계열사에 대한 특혜성 지원, 오너가 소유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이 그것이다.

특히 검찰은 신동빈 회장의 조사 후 신 회장의 신병처리를 처리할 계획이다. 그동안의 수사와 소환 조사를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것. 여기에 신동빈 회장의 구속 여부에 따라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오너가의 줄기소도 이뤄질 수 있다.

만약 신동빈 회장이 구속되면 롯데그룹은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3개월이 넘는 고강도 수사 속에서 힘든 시기를 보낸 가운데 오너의 부재로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셈이다.

경영 공백 사태가 발생하면 가장 우려되는 것이 성장동력의 상실이다.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월드타워의 연내 완공이 사실상 어려워진 점에 더해 신동빈 회장이 구상하는 '뉴 롯데'를 위한 화학분야의 투자와 연구, M&A, 대형 프로젝트 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 지배구조도 흔들릴 수 있다. 롯데그룹은 독특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국롯데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롯데의 정점에는 롯데홀딩스라는 지주회사가 있으며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와 종업원지주회, 임원지주회, 관계사 등이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동빈 회장은 그동안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관계사 등으로부터 과반 이상 지지를 확보해 왔다. 하지만 검찰 수사 후 구속된다면 그룹의 지지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신동빈 회장의 소환이 롯데그룹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이 구속된다면 롯데그룹의 성장이 당분간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그룹 경영권 등이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