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인프라 진화발전 상황이 빠른 한국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인은 ‘영상’ 서비스가 킬러 콘텐츠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트렌드 전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6일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에릭슨이 배포한 에릭슨 컨슈머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래로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상당한 발전을 이뤘음에도 매일 문제를 경험하는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줄지 않았다.

주된 원인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새롭게 떠오른 비디오 스트리밍 사용 행태가 꼽혔다. 한국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 중 3분의 1이 다른 사용자가 방송하는 라이브 스트리밍 비디오를 시청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 중 14%가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 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에릭슨 컨슈머랩 보고서는 한국과 미국, 영국의 스마트폰 사용자 총 30명의 심층 대면 인터뷰와 지난 2월 전 세계 14개 시장의 스마트폰 사용자 1000명이 참여했다. 한국과 미국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1만1500명을 온디바이스 측정 패널로 선정해 사용자와 스마트폰과의 상호작용을 기록했다.

에릭슨엘지 모바일브로드밴드 RAN 솔루션팀 김광원 팀장
에릭슨엘지 모바일브로드밴드 RAN 솔루션팀 김광원 팀장

◇ 비디오 스트리밍의 증가로 불만지수도 상승
에릭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 국가인 14개 시장의 스마트폰 사용자의 절반은 여전히 적어도 매일 1개의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브라질은 74%를, 미국은 25%가 매일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44%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5명의 스마트폰 사용자 중 2명이 매주 11개 이상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신호나 커버리지 부족, 웹페이지와 스트리밍 앱의 비디오 콘텐츠 로딩 지연, 소셜 미디어, 웹사이트 상 콘텐츠 업로드 및 다운로드 속도 감소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의 경우 문제를 경험한 적이 없다는 응답이 3% 수준으로 평균보다 낮은 편에 속한다.

ICT 분야에서는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도 소비자들의 불만에서 빗겨나지 못한 이유로는 모바일 트렌드 변화가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2년 동안 새로운 모바일 비디오 앱이 다량 출시됐고, 기존 앱도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과 같은 새로운 기능으로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특히 한국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자 3명 중 1명이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 앱을 사용한다. 미국의 경우 14%가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 앱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과 비교된다.

에릭슨은 미국과 한국의 비디오 스트리밍 습관을 더 깊게 조사했다. 결과적으로 한국 사용자들은 라이브 스트리밍 비디오를 한 달에 10시간 시청하는데 비해 미국은 한달에 1시간43분 정도로 조사됐다.

온라인 조사 대상인 14개 시장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3분의 1 가량은 페이스북 상에서 유명인들의 라이브 비디오 스트림을 시청한 적이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4분의 1 정도는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과 e-스포츠 경기를 시청한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수동적으로 비디오를 시청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영상을 공유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미국과 영국, 스웨덴 등의 시장에서 스마트폰 사용자의 1분의 1은 5개에서 7가지 비디오 중심 활용을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의 앱에서 비디오를 공유하고,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영상을 공유한다.

신규 비디오 중심 앱 기능을 습득한 얼리어답터들은 사용치 않는 사용자와 비교했을 때 많은 문제를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 8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네트워크 성능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고 말할 수 있다.

◇ 사용자의 네트워크 상태 평가 멘탈 지표
네트워크 인프라가 발전되면서 소비자들의 체감지수도 달라지고 있다. 에릭슨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이통사의 모바일 광대역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고유 멘탈 지표가 있음을 확인했다. 전 세계적으로 86%가 활용하고 있다.

가장 먼저 웹페이지를 여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평가하는 사용자는 46%에 이른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 사이트에서 사진 업로드 속도로 평가하는 지표는 33%다. 이 밖에 유튜브와 같은 사이트에서 비디오 로드 및 버퍼링 시간과 이메일 첨부파일 다운로드 시간을 두고 30% 평가한다.

왓츠앱, 위쳇 등의 채팅 앱에서 파일 전송 시간 27%, 앱 다운로드 시간 25%, ‘스피드테스트’ 앱의 결과 22%, 스포티파이, 사운드클라우드 등의 앱에서 음악 스트리밍 중 버퍼링 21%를 기준으로 삼는다.

젊은 층인 18세에서 24세까지의 밀레니얼 서대는 살짝 다르다. 소셜 미디어 접속 상황이나 비디오 스트리밍 앱 로드 속도, 인스턴트 메시징 앱 파일 공유 등에 민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만 사항으로는 집과 출퇴근 등 이동할 때가 다르게 조사됐다. 가정 내에서는 소위 앱 튕김 현상 등에 46%가 불만을 제기했고, 느린 네트워크 속도에 20%를, 웹페이지의 느린 로드에 20%가 문제를 제기했다. 이동할 때는 느린 데이터 접속 속도에 41%가, 잘 잡히지 않는 신호 문제에 35%가 불만을 나타냈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장소별로 가정 내에서는 44%, 학교나 일터에서 40% 인데 비해 이동 중 71%가 불만을 토로했다. 아웃도어 상황이 54%다.

(자료=에릭슨)
(자료=에릭슨)

◇ 이통사 충성도, 세부적으로 변화해야
에릭슨은 트렌드 변화에 따라 이통사의 충성도가 달리 측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프로모터와 패시브, 디트랙터로 구분됐던 요인을 구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에릭슨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6가지 다른 충성도 성향을 보였음을 확인했다며 현재 이통사의 선호도와 사업자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한 2가지 질문을 추가했다.

에릭슨은 감성적 충성고객과 의도적 프로모터가 27%를, 수동적 충성고객과 타성적 고객이 40%, 적극적 불만족 고객과 기회주의적 배신 고객이 33%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각각의 충성도에 따라 영향받는 요인도 다르다. 감정적 충성 고객의 경우 초기 구매 경험과 가격 및 제공서비스, 충성도 보상제에 각각 94%, 91%, 73%를 차지하는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수동적 충성고객은 가격 및 제공 서비스에 46%를, 고객 지원 45%, 모바일 광대역 경험 37%에 그쳤다. 타성적 고객 역시 초기 구매 경험이 36%, 고객 지원 32%, 모바일 광대역 경험이 28% 수준으로 낮았다.

에릭슨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충성도는 대다수 기업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파편화 돼 있다며,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여러가지 이유로 기존 통신 사업자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에릭슨 컨슈머랩 재스밋 싱 세티 수석 연구원은 “새로운 앱이 등장하고 비디오 사용 행동이 진화할수록 네트워크 성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고, 네트워크 성능이 스마트폰 사용자가 현 통신 사업자에 대해 어떤 충성도를 보일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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