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이 1년이 되기 전에 퇴사하거나, 회사생활 하면서도 일이 힘들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이 많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좋아하는 일을 찾기 보다 지금하고 있는 일에서 의미를 찾고 더 잘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좋아하는 회사에 가서, 희망하는 부서에 배치되고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1만명 중 한 명도 되지 않는다.나머지 9,999명은 불행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해야 하기 때문에 능률이 떨어질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분야에서 출발했지만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이나모리가즈오, ‘왜 일하는가’ 中)

개인의 삶 전반을 놓고 볼 때 신입사원으로 일을 시작해서 사회인으로서 얼마나 오래 일하게 될까? 물론 올해부터 법적 정년은 60세이지만 60세까지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27세에 신입사원으로 일을 시작해서 직장인 평균 은퇴시기인 53세에 일을 그만둔다고 가정한다면 26년간 일을 한다. 그럼 은퇴 후 얼마나 오랫동안 살까? 지금 인류는 최초로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빈사망연령(수명을 다해 죽는 나이)은 현재 89세로 매년 나이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멀지 않은 시기에 100세가 될 전망이다. 53세에 일에서 은퇴한 후 89세까지 최소한 36년을 살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은퇴 후 새로운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직장생활 기간 중 충분히 자산을 축적한 사람은 다를 수 있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은퇴후 맞이하는 새로운 일은 어떤 일일까? 여러 선택 상황이 있겠지만 동일한 직무로의 재취업을 제외하고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편의점, 치킨집, 프렌차이즈 식당 등 자영업으로의 전직이다. 사회인으로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지만 실패할 확률이 높은 방법이다. 두 번째는 기업 창업이다. 직장생활을 하며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기업 창업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최근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많아 자기 자본이 부족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렇지만 사업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세 번째는 일하면서 지식 근로자로서 1인기업가에 도전하는 것이다. 1인기업가란 직무전문가로서 그 동안 쌓은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자기만의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1인기업가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언젠가 찾아올 직장인으로서 은퇴시기를 위해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성과를 내는 직무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높은 수준의 직무 전문성을 가지기 위한 끊임없이 학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직무에 대한 숙련도가 높아서 빠르게 처리하는 것을 전문성이 갖춰졌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은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사람이며 숙련가이지 전문가가 아니다. 전문가는 자신이 수행하는 직무에서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의미한다. 오랜 시간 일을 해야 하고 은퇴 이후의 삶을 제대로 살기 위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플랜B를 준비할 수 있다.

어떤 시점에서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해두는 것을 플랜B라고 할 때 플랜B는 직장생활 기간에 준비해 두어야 한다. 그래야 구조조정 등 원치 않는 은퇴의 시기가 오게 되면 바로 준비된 플랜B를 실천할 수 있다. 플랜B의 바탕은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기반으로 준비해야 한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서 성장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지식을 쌓고 그 지식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유관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지식과 경험을 쌓는 것은 처음 전문가로 성장하는 시간보다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할 수 있다. 새로운 일에 대해 오랜 기간 준비하고 조금씩 관련 활동을 해야 개인의 브랜드가 형성된다. 개인 브랜드가 형성되어야 플랜B가 제대로 준비되었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플랜B에 대한 부분을 공감하지만 바쁜 업무, 피로 등등의 핑계로 준비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100세 시대에 은퇴 이후 상당히 긴 시간을 살아야 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나의 플랜B는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하는 사람은 많지만 플랜B를 준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굉장히 중요한 일임에도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매몰된 직장인이 많다. 개인의 미래를 위해 플랜B를 찾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직장인이라면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성과를 창출하고 그 일을 바탕으로 자신의 커리어 비전을 설계해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 그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의미다.

이규황 Khlee6042@gmail.com 대기업을 거쳐 지금은 중견기업에서 인사업무를 하고 있다. 외부활동으로 네이버 글로벌HR카페에서 4년째 진행하고 있는 주니어 인사담당자 공부모임 HR인공위성의 공동 운영자이기도 하다. 소셜 멘토링 잇다의 멘토로서 구직자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으며 네이버 인사쟁이 카페에서 HR in 동행이라는 북세미나를 5년째 운영하고 있다. 신입사원 들의 회사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가이드가 될 글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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