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에서 두 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은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더이상 콜레라 환자가 없다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결국 섣부른 정부의 발표로 인해 지역사회는 더 큰 불안과 함께 확산 우려까지 낳게 됐다. 이에 많은 시민들은 영화 '부산행'에서 표현됐던 감염병 발생초기 정부의 거짓 발표와 안일한 대처를 떠올리고 있다.

질본은 25일 오후 경남 거제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이 두 번째 콜레라 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현재 감염경로 확인 및 지역사회 유행 가능성 평가를 위한 역학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당초 질본은 지난 23일 첫 번째 콜레라 환자를 확인했다. 광주광역시 한 의료기관이 신고한 환자 A(59)씨가 최종적으로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상태가 호전돼 격리 입원하다 퇴원했지만 보건당국은 A씨의 감염경로와 집단 발병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역학조사 중간 결과 A씨는 지난 7일 경남 거제에서 점심으로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저녁으로 전복회와 농어회를 먹었다. 8일에는 통영에서 점심으로 농어회를 섭취했고 9일부터 증상이 시작됐다. 이후 11일 입원해 진료를 받았다.

또 A씨 가족 3명은 현재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24일 대변 검사상 콜레라균이 확인되지 않았다. 격리 입원 전 같은 입원실에 있었던 환자 1명에게서도 콜레라균은 발견되지 않았고 A씨를 진료한 의료진 18명과 격리 입원 전 같은 입원실에 있던 환자 2명에 대한 조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다.

오늘 오후 확인된 두 번째 환자는 경남 거제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으로 이 환자는 지난 13일 삼치를 섭취한 후 다음 날인 14일 교회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후 15일 오전부터 설사가 나타났으며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이틀 뒤인 17일께 경남 거제 소재 맑은샘병원에 입원해 진료를 받았다.

보건당국이 이 환자의 접촉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동일 삼치를 공동 섭취한 11명은 지난 24일 콜레라균 검사를 시행했으며 현재까지 설사 증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남 거제를 방문했던 A씨와 현재 거주하는 두 번째 환자의 발생으로 보건당국은 비상에 걸렸다. 두 환자 모두 거제에서 수산물을 섭취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콜레라의 지역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콜레라 환자가 추가적으로 발생한 만큼 보건당국은 신속한 상황대응과 관리를 위해 콜레라대책반을 편성하고 긴급상황실을 확대 가동한 상황이다. 특히 첫 사례와 두 번째 환자가 동일한 유전형인지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지문분석(PFGE)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보건당국의 질병정보 모니터망의 운영도 한층 강화됐다. 또 질본은 시도 담당자와 24시간 업무 연락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거제시와 공동 대응을 위한 현장대응반을 설치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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