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맥박을 짚어보는 것은 take one’s pulse한다고 한다. 체온을 잰다고 할 때에도 take one’s temperature를 쓰니까 이럴 때 take동사를 쓴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위 표현에서 손가락을 누군가의 맥박에 대고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심장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맥박에 손가락을 대고 있다는 말은 최신 동향 (latest trends) 혹은 최근에 일이 전개되는 양상(latest developments)에 정통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그 예문을 찾아보면 이렇다. “Tom Peters has long had his finger on the pulse of American business.” 탐 피터스는 미국 비즈니스 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오랫동안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뜻으로 읽으면 된다. 이런 표현은 기업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소비자의 마음을 잘 간파하고 있다고 할 때에도 쓸 수 있다. The company has their(its) finger on the customers’ pulse.라고 말하면, 정확하게 그 뜻을 전달할 수 있다.

손가락을 어디에 댄다는 것은 이렇듯 무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 댄다는 뜻이 되기도 하지만, 손가락은 무언가를 가리킬 때 쓰기도 하기 때문에 finger someone을 한다고 동사로 finger를 사용하면 누군가를 지목한다는 의미가 된다. She fingered him as the man who touched her in the elevator. (그녀는 그를 엘리베이터에서 자신을 만진 남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touch 를 할 때에도 손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에, “손가락 하나도 올려놓지마!”라고 말하면 절대 건드리지 말라는 의미로 된다. Don’t lay a finger on my pen! 이라고 하면 “내 펜에 손가락도 대지마!”라고 말 할 수 있다.

손이 아니라 손가락까지 강조할 정도가 되면 무언가를 강조하게 되는데, 손가락을 내놓으라고 말하면 ‘열심히 무언가를 하기 시작하다’라는 의미가 된다. get one’s finger out 혹은 pull one’s finger out은 그런 의미로 쓰인다. 이 표현은 주로 영국에서 쓰이지만, 일을 하는 건 결국 손가락으로 하기 때문에 손가락에 뼈만 남을 정도로 손가락이 닳게 일한다는 표현도 있다. Wear에는 단어는 ‘입다’는 뜻만 있는게 아니라, ‘닳게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wear one’s fingers to the bone이라고 하면 손가락이 다 닳아서 뼈만 남을 정도로 열심히 일한다는 뜻이다. 즉, 오랫동안 아주 열심히 일했다고 말할 때 이 표현을 쓰는데, 표현이 아주 생생하다.

그런가 하면 욕을 할 때에도 손가락을 쓸 수 있어서 one finger salute(한 손가락 경례)를 준다(give) 혹은 the finger(세 번째 손가락)을 준다고 하면, 미국에서 세 번째 손가락을 세워서 하는 욕을 했다는 의미가 되지만, three finger salute를 준다고 하면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Ctrl + Alt + Del 이 세 개의 키를 동시에 눌러서 작업을 중지시킬 때 세 손가락 경례, three finger salute를 주었다고 한다. 줄여서는 그냥 TFS를 주었다고 한다. My computer stalled, so I gave the TFS to reboot. (내 컴퓨터가 멎어서 다시 부팅시키느라 ctrl + alt + del 키를 눌렀어.) 이렇게 표현하면 된다. 물론 진짜로 세 손가락을 사용해서 하는 경례도 있긴 있다. 영화 <헝거 게임>에도 나오기는 하지만, 원래 세르비아의 동방정교 교회에서 비롯되어서 중부 유럽에서 믿음을 다질 때 사용하는 제스처이기도 하다 – 첫째, 둘째, 셋째 손가락을 들어서 삼위일체(Trinity)을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한다. 손가락은 잘 쓰고 볼 일이다.

Joyce Park rowanee@naver.com 필자는 영어를 업으로 삼고 사람에게 가서 닿는 여러 언어 중 영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 교재 저자이자 영어교수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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