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거울과 같다. 삶을 향해 미소를 지을 때 최상의 결과를 얻는다. (Life is like a mirror; we get the best results when we smile at it.) 누군가가 한 말이다. 한국말로는 미소를 ‘짓는다’라고 한다. 마치 집을 짓고, 옷을 짓는 것처럼 미소도 짓는 것이라 여기는 듯 하다. 영어에서는 미소를 ‘입는다(wear)’고 한다. 사실 영어에서는 입는다고 표현하는 것들이 많다 – 향수, 화장, 가발, 가면 등을 모두 입는다고 표현한다.

누군가를 위해 옷을 입고 꾸미는 것처럼 누군가를 위해 미소를 짓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weave a smile이다. weave는 물레질을 해서 실을 자아내는 것을 말하는 데, 미소가 잔잔하게 우러나와 퍼져 나가는 어감이 있다. wear하는 것보다 훨씬 정겹다. 물론 더 문어체적인 표현이기는 하다. 동화를 영어로 옮기는 작업을 할 때에 할머니가 아기를 재우며 잔잔히 미소 짓는 모습을 그렇게 옮긴 적이 있다.

그런가 하면 씨익 웃는 웃음도 있다. 이건 smile보다 크고 갑작스럽다. 이런 미소는 grin이라고 하는데, 갑작스레 떠오르는 웃음인지라 영어로도 A big grin broke out on his face.라고 한다. Break out 이라는 말은 어떤 일이 갑작스레 벌어지거나 터졌을 때 쓰는 말이다. 그런 표현을 써서 씨익 웃는 웃음이 그의 얼굴에 ‘벌어졌다’고 말한다. 물론 얼굴에 뾰루지 같은 게 나는 것도 break out한다고 말하기 때문에, 불쑥 갑작스레 씨익 웃는 이 grin 이라는 미소는 나름의 매력이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체셔 고양이(Cheshirecat)의 그 미소도 grin이긴 한다. 허공에 매달려 잔상을 남기며 서서히 사라지는 요상한 grin이기는 하지만. 그게 체셔고양이의 매력이 아니던가 싶다.

너무도 행복이나 기쁨이 충만하여 빛나듯 미소짓는 것은 beam한다고 한다. beam 은 정말로 광선을 사방으로 내뿜는 것 같은 그런 미소이다. 연인이 찾아온 날이 자신의 생일이라고 읊던 크리스티나 로제티(Christina Rossetti) 의 시 속의 여인이 아마 그런 미소를 짓지 않을까 싶다.

그런가 하면 썩소를 날린다고 할 때의 썩소를 구태여 영어로 옮기자면 smirk라고 할 수 있다. 어색하여 억지로 씩 웃는 혹은 미소 시늉만 억지로 내느라 얼굴이 일그러지는 그런 상태를 smirk라고 하고, 때론 잘난 척 하느라 혹은 악의를 품고 비아냥거리느라 빈정빈정 웃는 웃음도 smirk라고 한다.

그러나 세상은 거울과 같다고 하지 않았나. 빛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먼저 세상이 거울인양 미소 지어 보내야 한다. 그러면 세상이 smile back – 되받아 웃어줄 것이다.

Joyce Park rowanee@naver.com 필자는 영어를 업으로 삼고 사람에게 가서 닿는 여러 언어 중 영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 교재 저자이자 영어교수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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