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삼관마(Triple Crown) 가 탄생했다.
'파워블레이드'는 17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진 제16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II, 제6경주, 국산, 2000M, 3세, 레이팅오픈) 대상경주에 출전, '제타바이트', '오뚝오뚝이' 등의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경주 기록은 2분 7초 7.
렛츠런파크 서울에 집결한 3만 3천 여명의 기대 속에 출발대가 열렸다. 초반에는 유력 우승 후보 중 하나였던 '오뚝오뚝이'가 특유의 강한 선행력을 보이며, 경주로를 치고 나갔다. 이어 '배다리보배'와 '스텔스'가 그 뒤를 바짝 쫓았지만, 초반 선두권을 이끌었던 '오뚝오뚝이'는 반마신에서 1마신차 정도밖에 차이를 벌리지 못했다. 한편, 오늘의 우승마 '파워블레이드'는 출발 당시 '배다리보배'와의 자리선점에서 밀려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직선주로에 이르자, 기다렸다는 듯 '무서운 괴력'으로 간격을 좁히며, '오뚝오뚝이'에 맞섰다. 특히 막판 400M에서 파워블레이드만의 거센 추입력으로 무려 7마신까지 간격을 벌리며, 삼관마가 되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대상경주 우승을 차지하며 3관마에 등극한 트리플크라운과 호흡을 맞춘 김용근 기수가 트리플을 의미하는 신호를 그리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대상경주 우승을 차지하며 3관마에 등극한 트리플크라운과 호흡을 맞춘 김용근 기수가 트리플을 의미하는 신호를 그리고 있다.

'최강 3세마는 파워블레이드'라는 것을 보여준 '명 경주'였다. 이번 결과로 파워블레이드는 10억 원에 육박하는 상금을 거머쥘 수 있게 됐다. 앞선 두 경주(KRA컵 마일(GⅡ), 코리안더비(GⅠ))를 통해 벌어들인 순위 상금만 6억 7천만 원인 데다, 이번 경주 우승을 통해 2억 8천만 원의 상금을 탔기 때문이다. 또, 삼관경주에서 가장 큰 활약을 펼친 경주마에게는 5억 원 이상의 인센티브도 수여되기 때문에, 3번의 삼관경주에서 모두 우승한 파워블레이드는 인센티브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삼관마 타이틀은 지난 2007년 달성한 '제이에스홀드' 이후 명맥이 끊겼다. 원래 허약체질이었던 파워블레이드는 렛츠런팜 장수의 '언덕 주로' 훈련을 통해, 지구력과 심폐기능을 길렀다. 김동철 조련사는 "체력은 약했지만, 머리가 똑똑하고, 끈기가 있었다"라며 "이미 명마로서의 자질은 충분히 갖췄었다"고 말했다.
올해만 5번째 대상경주 우승인 '김용근' 기수는 대운이 들어온다는 점괘라도 봤냐는 '김려진' 아나운서의 질문에 "곧 있으면 둘째가 태어나는데, 그 딸이 '복덩이'가 아닐까"라며 애정 어린 수상 소감을 말했다.
김영관 조교사는 "기쁘지만, 경주가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9월에 큰 경주 데뷔를 앞두고 있어, 오늘 경기를 보고 오히려 더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이준원(왼쪽 두번째) 김영관 조교사(왼쪽 여섯번째) 김형란 마주(오른쪽 다섯번째) 한국마사회 김영규 부회장(오른쪽 세번째).
농림축산식품부 이준원(왼쪽 두번째) 김영관 조교사(왼쪽 여섯번째) 김형란 마주(오른쪽 다섯번째) 한국마사회 김영규 부회장(오른쪽 세번째).

이날 시상식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이준원 차관이 직접 트로피를 건넸다.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은 "삼관마 탄생은 경주마의 경쟁력, 질적인 측면에서 획기적으로 축하할 만한 전기가 될 것"이라며, "말 산업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렛츠런파크 서울에서는 제16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Ⅱ)를 기념해, '치어리딩 공연'과 '우승마를 맞추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특히, '우승마를 맞혀라'는 줄을 서며 기다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1등에게는 25만 원의 상품권이 증정된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Ⅱ) 대상경주에는 3만 3천 여명의 관중이 모여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이날 총매출은 약 43억 원을 기록했으며, 배당률은 단승식 1.3배, 복승식과 쌍승식은 3.9배, 4.7배를 기록했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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