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을 찾아가면 하나의 메뉴만 덩그러니 있는 곳이 있다. 하나의 메뉴만 파는데도 줄서서 기다릴 정도로 끝내주는 맛을 선사한다. 가게주인도 그 메뉴 하나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하나의 메뉴에만 집중함으로써 맛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핏비트를 선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라성 같은 대기업들이 줄지어 웨어러블 시장에 도전하는데도 불구하고 핏비트는 피트니스밴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핏피트는 그간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하는 웨어러블 기기만을 내놓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만큼은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꽤 쌓았다.

다양한 피트니스 밴드를 내놓은 핏비트는 최근 최대한 스마트워치스럽게 디자인한 ‘핏비트 블레이즈’를 국내 공개했다. 기존 스마트밴드의 경우 모체인 스마트폰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었는데, ‘블레이즈’는 좀 더 큰 디스플레이와 그에 맞는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를 사용해 밴드 내에서도 다양한 기능과 정보를 실행하거나 열람할 수 있다.

핏비트 블레이즈
핏비트 블레이즈

◇ 독특한 외관, 밴드의 워치化
앞서 언급한대로 ‘핏비트 블레이즈’의 외관은 스마트워치에 가까운 피트니스 밴드의 모습을 하고 있다. 꽤 독특하다. 크게 3부분으로 구분된다. 본체인 트래커와 메탈 프레임, 밴드로 나뉜다.

메탈 프레임과 분리되는 트래커
메탈 프레임과 분리되는 트래커

충전을 위해서는 프레임에서 트래커를 분리해야 한다. 위에서 트래커를 살짝 누르면 아래로 쏙 빠진다. 대신 반대로는 빠지지 않는다. 프레임에 다시 결합시키려면 반대로 아래서 위로 넣어야 한다. 프레임에 잘 맞춰서 결합시켜야 잘 들어간다. 힘으로 누르지 않고 정확한 위치에서 밀어 넣는 것을 권한다.

총 3개 부분으로 나뉜다. 밴드는 다른 색상과 교체 가능하다. 메탈 프레임과 함께 구매할 수도 있다.
총 3개 부분으로 나뉜다. 밴드는 다른 색상과 교체 가능하다. 메탈 프레임과 함께 구매할 수도 있다.

충전 크래들은 덮개를 열고 트래커를 넣은 뒤 덮개를 닫는 방식이다. 스마트워치들의 경우 자석식으로 후면에 붙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핏비트 충전방식이 낯설다.

굳이 이런 방식을 써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일단 분리 하는 게 귀찮다.

다만, 충전단자가 맞지 않아 제대로 충전이 안 되거나 제품이 작아 분실의 위험이 있어서라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또는 외부 활동 중 충전하면서도 쓸 수 있게 하기 위함일 수도 있겠다. 크래들의 보호 아래 안정감은 확실하다.

트래커의 충전방식
트래커의 충전방식

물론 배터리 효율이 탁월해 자주 충전하지는 않는 편이다. 평소에도 전화와 메시지가 많이 오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완충 시 4일까지는 거뜬했다. 핏비트 블레이즈를 사용할 당시 애플워치와 LG워치 어베인 2nd를 번갈아 착용했는데, 확실히 벗어놓고 다니는데도 두세 번 충전해야 하는 두 모델 대비 블레이즈의 배터리 효율은 더 뛰어났다.

메탈 프레임에서 밴드도 분리시킬 수 있다. 프레임과 연결되는 밴드 뒤쪽 측면에는 분리스위치가 배열돼 있다. 이 부분을 안쪽으로 당기면 쉽게 분리된다. 밴드는 원하는 색상으로 바꿀 수 있다. 프레임도 따로 판매된다.

핏비트 블레이즈
핏비트 블레이즈

◇ 화면 커지니 접근성 ‘UP’
화면이 작거나 없는 스마트밴드의 경우 스마트폰의 의존도가 크다. 각종 정보를 열람하기 위해서다. 블레이즈의 경우 여타 핏비트 제품과는 달리 큰 화면 사이즈를 갖추고 있다. 간략한 정보는 스마트폰 없이도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하루 운동량을 살펴볼 수 있다. 걸음수와 심박동, 거리와 칼로리 소모량, 계단 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심박의 경우 24시간 사용자의 심장박동을 보다 면밀하게 계산해준다.

악천우에서도 빛을 발하는 핏비트 블레이즈
악천우에서도 빛을 발하는 핏비트 블레이즈

핏비트 심박동 측정 기능의 정밀함은 실제 사례로도 판명된 바 있다. 미국에서 핏비트를 이용하고 있는 여성이 계속해서 평소와는 다른 심박수를 기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걱정스런 남편은 곧장 아내를 데리고 병원을 찾게 됐는데, 사실 아내의 심박수가 평소와 다른 이유는 아이를 임신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박동은 다양한 곳에 쓰인다. 가령 사용자가 운동을 하면 근육이 더 많은 산소를 찾게 된다. 이 때 심장은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빨리 뛰기 시작한다. 혈액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원리로 심박을 통해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할 수 있다. 심박동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만큼 보다 확실한 결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자주 썼던 기능은 ‘핏스타’다. 일종의 운동코치 기능이다. 블레이즈 화면에 표시된 단순한 운동 애니메이션을 보고 정해진 시간동안 따라하면 끝이다. 8분 정도의 ‘워밍업’에는 캣 앤 카우, 리버스 숄더 롤, 인치웜 등 다양한 운동방법이 내장돼 있다. 각 운동에 대해 10초 정도 안내를 받고 바로 동작을 1분 동안 따라하게 되면 칼로리 소모량과 평균 심박동수를 점검할 수 있다.

이 밖에 ‘7분 운동’과 ‘10분 복근 운동’이 내장돼 있다. 향후 프로그램을 더 늘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핏스타를 따라 워밍업을 하는 모습
핏스타를 따라 워밍업을 하는 모습

‘달리기’나 ‘자전거’를 이용할 때는 블레이즈가 휴대폰 GPS와 연동돼 실제 운동 경로를 기록하기도 한다. 해당 아이콘을 누르면 ‘전화 연결 중’이라는 메시지가 뜨는데, 실제 통화가 아닌 GPS와 연동되는 중이라는 표시니 놀랄 필요는 없다. 사실 애꿋은 사람과 전화 연결되는 줄 알고 화들짝 놀라긴 했다.

핏비트의 장점 중 하나는 친구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락처나 이메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친구와 연결해 함께 운동량을 점검할 수 있다. 친구에게는 응원이나 약올리기가 가능하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는 친구에게도 알람이 울린다.

친구와 함께 경쟁할 수도 있다.
친구와 함께 경쟁할 수도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만약 연인과 함께 핏비트를 쓰고 있다면 고민을 해봐야 한다. 집에 있다고 거짓말로 둘러댄 후 밖에 나간다면 바로 들킬 수 있다. 상대방이 자신의 목표달성 알람을 듣고 바로 달려올 수 있다. 친구의 걸음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면 두 손을 모으고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핏비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면 패턴을 분석할 수도 있고, 하루 물 섭취량을 기록해 놓을 수도 있다. 섭취한 음식도 설정 가능하다. 각각의 운동량은 월별 또는 주, 일, 시간별로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를 최대한 여러 방식으로 정렬해 살펴볼 수 있어 효과적인 운동을 돕는다.

깔끔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핏비트 애플리케이션
깔끔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핏비트 애플리케이션

이 밖에 스마트워치가 가진 기본적인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다. 통화 알림과 메시지 확인을 블레이즈에서도 할 수 있다. 스와이프 또는 우측 버튼을 통해 알 수 있다. 스마트폰에 있는 음악을 블레이즈에서 제어해 들을 수도 있다.

핏비트 블레이즈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를 모두 지원한다. PC와도 연동해 사용 가능하다. 가격은 29만9000원부터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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