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걷는 게 트레킹의 매력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

트레킹은 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시간적인 여유와 약간의 산행 경험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다. 등산이나 트레킹이나 산길을 따라 걷는 것은 같지만, 트레킹 쪽이 훨씬 대중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등산의 목적은 대부분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것이다. 이에 비해 트레킹은 처음부터 등정의 개념이 없다. 게다가 산이라는 공간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꽃길, 단풍길, 눈길, 강길 등 발길 닿는 대로 뚜벅뚜벅 걷기만하면 된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몇 시간 짬을 내서 걷는 것도 트레킹이고, 며칠씩 걷는 종주도 트레킹이다. 그래서 나는 트레킹을 ‘상상력의 공장’이라고 부른다.
트레킹의 목적은 모험이다. 안 가본 미지의 길을 가본다는 짜릿함이 있다. 그 과정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 트레킹이다.
잘 닦여진 길, 둘레길이나 올레길같은 트레일만 가면 심심하다. 모험을 통해 나의 취향이 투여된 길을 찾고, 그 과정에서 모험심이 높아지는 게 트레킹이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목적의식성 걷기 여행’이라고나 할까?

포르체 피스플 로지에서
포르체 피스플 로지에서

내가 참여하여 진행하는 DS세계일주학교에서 강의 시간에 수강생들에게 맨 먼저 묻는 질문이 하나 있다. “당신이 좋아하는 여행이 뭔가요?”라는 질문이다.
여행처럼 트레킹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자신에게 맞는 방식의 트레킹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에는 걷기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에 대해 느껴보는 것이다. 걷기라는 원초적 행위를 통해 건강해질 수 있고, 나아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등의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내가 좋아하는 트레킹 코스는 많지만, 어느 코스가 더 좋다고 우열을 가리긴 싫다. 모든 코스가 나름대로의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히말라야도 내가 즐겨찾는 트레킹 코스다. 히말라야는 인도 아삼지역에서 파키스탄 펀잡까지 장장 2500Km를 흐르는 지구 최고의 산맥이다. 그 중 네팔에 에베레스트를 비롯하여 8000m 14좌 중 8개가 솟아있다. 쿰부 히말라야는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걸어보아야 할 트레킹의 고전이다.
얼마 전에는 파키스탄을 다녀와 ‘카라코람 하이웨이 걷기여행’이라는 책을 썼다. 내가 3개월 동안 여행한 곳은 북쪽의 트레킹 코스다. 다양하고 순수한, 때 묻지 않은 소수민족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이었다. 카라코람은 실크로드의 역사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동서무역의 교역로 역할을 했던 그 길 위를 요즘은 배낭 여행자들이 걷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밖에 중국 윈난성에 있는 옥룡설산, 말레이시아 보루네오섬에 있는 키바발루, 일본의 북알프스 등도 매력적인 트레킹 코스다. (글쓴이 진우석)

[편집자 주] 진우석은 전 월간 마운틴, 월간 사람과 산 기자 출신의 트레킹 전문가이다. ‘길의 탐미주의자’ ‘걷기 달인’으로 통한다. 오는 7월4일부터 9월12일까지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는 ‘DS세계일주학교’ 2기 강좌에서 트레킹에 대한 생생한 체험담과 노하우를 들려줄 예정이다. 강의는 매주 월요일 저녁 4시부터 6시30분까지 종로에 있는 덕성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406호에서 진행된다. 강의료는 40만원이며, 모집인원은 40명이다.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으면 덕성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홈페이지를 찾아보거나 담당직원인 송화진씨에게 전화로 문의하면 친절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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