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양성학교 교관으로, 그리고 조교사로 무려 40년간 한국경마를 지켜온 신우철 조교사(63)가 오는 26일 정든 경주로를 떠난다. 당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지는 제5경주(국산5등급, 1300M, 연령오픈)를 마지막으로 은퇴식을 가질 예정이다.
"정년퇴직을 맞이할 정도로 오랜 시간 경마장을 들락거렸던 것이기에 서운함이 크다"며 어렵사리 말문을 연 신우철 조교사는 "며칠 전까지 손길을 줬던 경주마들이 눈에 밟혀 쉽사리 시상대에서 내려오지 못할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8713전 1149승... 신우철 조교사가 1983년 데뷔 이래 달성한 금자탑이다. 최대 20%가 넘는 승률을 자랑하며 맹활약한 덕분에 평균승률도 13.2%. 부산광역시장배(GⅢ)와 그랑프리(GⅠ), KRA 컵 Classic(GⅢ), 코리안더비(GⅠ) 등을 포함해 굵직한 대상경주 우승 이력도 18회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2006년과 2010년, 2011년도에는 최우수 조교사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신우철 조교사는 드물게 한국마사회 직원 신분으로 조교사가 된 케이스다. 1977년 기수양성학교 교관으로 처음 경마와 인연을 맺은 후 지난 1983년 조교사로 개업했다. 이와 관련, 그는 "조교사가 되기까지 한국마사회 임직원들이 큰 힘을 실어줬다. 아마 아버지 덕분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신우철 조교사의 고향은 마구간이다. 6ㆍ25전쟁으로 상태가 좋은 경주마들이 모두 군마로 징발되자, 남은 말들을 모아 경마가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신설동 경마장 마구간 숙소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아버지인 고 신현태씨는 뚝섬경마장 창설멤버로서 렛츠런파크 서울이 신설동에 자리 잡고 있을 때부터 기수로서 맹활약 했다. 그러다 조교사로 전향했으며 이후로도 한국경마의 발전에 많은 역할을 했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말과 친했다. 경주마를 타며 소년기를 보냈다"며 과거를 회상한 그는 "아버지가 기수, 조교사로 활약하며 닦아놓은 길 덕분에 나 역시 조교사로서 대업을 이룰 수 있었다"고 아버지를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
기수가 하루에 10개 안팎의 경주에 출전할 수 있는 데 반해, 조교사는 출전 횟수가 통상 그 절반 수준이다. 그럼에도 신우철 조교사가 1000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결같은 '꾸준함'에 있었다. 매주 새벽조교를 관찰함으로써 경주마의 상태를 살피고, 전국 각지를 돌며 경주마 발굴에도 힘썼다. 기수양성학교 교관을 하면서 쌓은 눈썰미와 인맥도 큰 몫을 했다. 그는 "김점오가 최초의 제자로서, 가르쳤던 제자들이 한국경마를 이끄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큰 재미였다"고 웃음을 보였다.
현재 신우철 조교사는 전국 각지를 찾아다니며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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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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