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PT(최초요구, 정보, 힘, 시간)가 중요

일요일 저녁, 아내와 함께 침대를 사기 위해 가구매장을 찾았다. 매장을 둘러보고 나서 아내는 220만 원짜리 고급침대를 마음에 들어 했다. 나는 너무 비싸다고 느끼면서도 이왕 큰맘 먹고 사는 것이니 그래도 좋은 물건을 사리라 생각하고 매장 직원을 불렀다.

“무엇을 찾으십니까?”
“음… 이 침대를 보고 있는데…”
“마음에 드십니까?”
“아주 마음에 드는군요.”
“그럼, 이쪽으로 오시죠.”
매장 직원은 우리를 계산대로 안내했다.
“지불은 현금으로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카드나 할부로 하시겠습니까?”
나는 당장 전표를 끊으려는 매장 직원에게 서둘러 말한다.
“아, 가격 말인데요. 좀 비싸서 그러는데 깎아주실 순 없나요?”

하지만 매장 직원은 냉정하게 딱 잘라 말한다.
“곤란합니다. 예산이 어느 정도 되시죠? 180만 원 정도라면 조금 싼 것이 저쪽 코너에 있으니 돌아보시죠. 그리고 결정되면 다시 불러주십시오. 곧 오겠습니다.”

이럴 경우 내가 할인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만약 내가 다음 주부터 그 침대가 ‘반액세일’로 판매될 예정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 혹은 그 가구점의 사장이 나의 대학후배로 학창시절부터 안면이 있는 사이라면 어떨까? 그 가구점이 폐점시간 전에 침대 하나를 더 팔아야 그 달의 매출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4가지 포인트가 있다. 협상 학에서는 이를 ‘PIPT'라고 부른다.

-최초요구(Primary request): 협상 당사자가 제시하는 최초제안
-정보(Information):협상당사자, 경쟁사, 협상상황 등에 대한 정보
-힘(Power):협상당사자가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의 요소
-시간(Time): 협상에 대한 시간제약과 압력
등 4가지 요소를 말한다.

협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이 4가지 요소를 다루는 실력이 곧 협상결과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며 결국 이들 요소를 다루는 실력이 협상력을 좌우하는 것이다..
김국진 기자 (bitnara@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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