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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리뷰]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써보니

발행일시 : 2016-05-10 13:42

아이패드 프로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지난해 출시된 12.9인치 이외에 9.7인치 아이패드 프로가 라인업에 새롭게 편승했다. 12.9인치가 부담스러운 사용자라면 9.7인치 모델에 눈길이 간다.

9.7인치는 애플 아이패드의 대표적인 화면 사이즈다. 2010년 1월 첫 공개된 1세대 아이패드의 화면 크기이기도 하다. 휴대성을 강조한 ‘에어’로 대체된 아이패드는 생산성을 강화한 ‘프로’로 진화했다.

지난해 ‘아이패드 프로’가 공개된 후 가장 많이 쏟아진 질문은 “과연 PC를 대체할 수 있는가”였다. 애플에서는 아이패드 프로를 PC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소개했다. 반응은 제각각이었지만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었다. 낯설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패드가 현재 통용되고 있는 PC의 경험을 누르기는 쉽지 않다.

12.9인치라는 큰 화면을 갖춘 아이패드 프로는 외형상 노트북과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가장 많은 사용분포를 보이는 노트북의 화면 사이즈는 13인치 안팎이다. 외관상으로 엇비슷하다.

하지만 9.7인치라면 얘기는 다르다. 9.7인치는 노트북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태블릿의 영역이다. 12.9인치마냥 호랑이굴에 들어가야만 승부를 볼 수 있을 때도 있겠으나 굴 밖에서 연기를 피우는 것 또한 전략이다. 아이패드 프로가 12.9인치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본래 태블릿이 가진 장점 위에 생산성이라는 부가적인 경험을 주는 것 또한 대안이다. 빠르게 뒤엎기보다는 천천히 걸어갈 필요도 있다.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 태블릿의 기본기, ‘보다’에 집중한 9.7인치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에 낀 태블릿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 무엇일가를 고려해본다면, 대부분 스마트폰보다 더 넓은 화면에서, 노트북보다 더 빠르고 편하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을 꼽게 된다. 즉, ‘보다’라는 역할에 충실한 모델이 태블릿이다.

애플도 이 점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키려는 듯,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모델에서 디스플레이 성능을 대폭 올렸다. 기본기가 갖춰져야 응용력도 늘어난다.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9.7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박스에서 꺼내 초기 설정을 진행하다보면 못 보던 화면 하나가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트루 톤 디스플레이’ 설정 화면이다. 아이패드가 주변광에 맞춰 색상을 다른 환경에서도 일관적으로 보여준다고 한다. 설정 안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계속’을 눌러 화면을 넘긴다.

사람의 눈은 정교한 스마트기기나 다름없다. 가령 책을 읽을 때는 주변광이 책에 반사돼 눈으로 들어온다. 하얀색 종이라도 주변광에 따라 색상이 달라 보일 수 있지만 눈은 최대한 본래 색상에 맞춰서 보게끔 자동 조정해 우리가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동일한 환경에서 카메라를 통해 책을 촬영했다면, 실제 눈으로 보는 색상과 사진 속 책의 색상이 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사람의 눈은 정교하다.

디바이스 자체적으로 주변광에 맞춰 일관된 색상을 보여준다면 사람의 눈은 작업 하나를 덜게 된다. 눈의 피로도를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좀 더 오랫동안 편안하게 화면을 바라볼 수 있다.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에는 트루톤 디스플레이 기능이 추가됐다.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에는 트루톤 디스플레이 기능이 추가됐다. >

애플은 이러한 눈의 원리를 이용해 ‘트루 톤 디스플레이’ 기능을 추가했다. 여러 조명들을 가져다두고 색상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적용했다. 시스템상으로 컬러파일을 적용해 최대한 일관된 색상이 보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센서를 비롯한 하드웨어와 iOS 소프트웨어가 동시다발적으로 동작한다. ‘설정’의 ‘디스플레이 및 밝기’에 진입해 ‘트루 톤’을 켜고 꺼 보면 색상이 화면의 색상이 자연스럽게 바뀌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색상표현도 다채로워졌다. sRGB보다 더 큰 영역을 커버하는 P3 규격이 적용됐다. 25% 정도 더 많은 색상 표현이 가능하다. 백라이트의 형광물질에 레드와 그린 색상을 좀 더 두드러지게 표현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패널을 개선했다. 애플 디바이스 중에서 최초로 9.7인치 아이패드 프로에만 적용됐다.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후면. 상단 부분의 안테나선 디자인이 달라졌다.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후면. 상단 부분의 안테나선 디자인이 달라졌다. >

성능이 올라간다고 무조건 좋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만큼의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기능이 추가되면 될수록 전력소모량은 증가한다. 디스플레이라면 더더욱 전력효율이 중요하다.

애플은 디스플레이 생산업체와 협력해 옥사이드 TFT 패널을 아이패드 프로에 적용했다. 비정질실리콘 대비 전자이동도가 빨라 전력효율이 올라간다. 두께도 30% 정도 얇게 만들 수 있다. 애플은 전체 라인업을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교체하면서 ‘타이밍 컨트롤러’를 직접 설계하기 시작했다. GPU와 디스플레이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으로 각각의 픽셀이 어떻게 구동돼야 하는지 알려준다.

밝기도 개선했다. 보통 백라이트 광량을 키워 밝기를 높이는데, 이런 방식은 전력소모량을 증가시킨다. 애플은 픽셀 사이사이를 채우고 있는 검정색 마스킹을 줄여 백라이트 불빛이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했다. 선명도를 해지지 않는 선에서 최적화했다. 아이패드 에어2 대비 25% 더 밝다.

iOS 측면에서도 전력소모를 줄여준다. 가변재생률을 활용해 전력을 절약한다. 보통 디스플레이는 1초에 60번 정도를 깜박인다. 눈으로 감지하기는 어렵지만 디스플레이는 1초를 잘개 쪼개 그 때마다 프레임을 계속해서 다시 그린다. 하지만 움직임이 없다면 굳이 다시 그릴 필요가 있을까. 애플은 이 점에 착안해 정지 화면에서는 60번이 아닌 30번으로 화면 깜박임을 낮춰주도록 설정했다. 그만큼 전력을 아낄 수 있다.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에서 넷플릭스를 즐기는 모습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에서 넷플릭스를 즐기는 모습>

추가적으로 아이패드 프로에서 중요한 디스플레이 요소 중 하나가 코팅이다. 터치뿐만 아니라 뾰족한 애플펜슬을 사용하기에 코팅의 강도가 중요하다. 애플은 직접 코팅 기법을 개발해 아이패드 프로에 적용했다. 애플은 아이패드 에어2 대비 더 오래갈뿐만 아니라 반사율도 40% 더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에서 선보였던 4방향 스피커는 9.7인치에도 적용됐다. 스피커 4개 모두 우퍼 역할을 해준다. 두 손으로 쥐고 쓰는 태블릿의 특성을 감안해 센서들이 가로 또는 세로 모드를 감지 상단 스피커 2개가 중고음역대를 구현해준다.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에는 다양한 멀티태스킹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다. <애플 9.7인치 아이패드 프로에는 다양한 멀티태스킹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다. >

◇ 애플의 ‘하다’ 전략, 낙수물의 무서움 보여줄까.
일주일간 사용해본 9.7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콘텐츠 소비에 있어서는 훌륭한 디바이스지만 생산성은 여전히 물음표다. 서브는 가능하지만 메인은 무리다. 기존 PC의 경험을 대체하기에는 대표성이 부족하다.

물론 한 걸음씩 나아가고는 있다. 아이패드 프로에 맞는 관련 애플리케이션도 다수 개발됐다. 애플펜슬의 쓰임새도 늘었다. 평범한 사용자보다는 보다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개인용 클라우드가 보편화되면서 멀티 디바이스를 통해 문서 작업도 한결 수월해졌다.

익숙해지면 쓸만한 기능으로 ‘슬라이드 오버’와 ‘스플릿 뷰’를 말할 수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앱을 종료하지 않고 다른 앱을 열어 작업할 수도 있고, 앱 두 개를 동시에 열고 화면을 반으로 나눠 활용할 수도 있다. 페이스타임이나 동영상을 보다 홈버튼을 누르면 해당 영상이 팝업상태로 오버랩되는 ‘화면 속 화면’ 기능도 쓸만하다.

빠른 응답속도를 갖춘 애플펜슬로 다양한 앱을 활용할 수 있다. <빠른 응답속도를 갖춘 애플펜슬로 다양한 앱을 활용할 수 있다. >

생산성에 있어 아이패드 프로는 아직까지 꼭 필요한 디바이스라기보다는 있으면 요긴한 디바이스다. 개인적으로 이동하면서 넷플릭스로 영상 콘텐츠를 보거나 더 큰 화면으로 게임을 즐기거나 간혹 간단한 업무를 수행해야 할 때 아이패드는 노트북과 스마트폰보다 훨씬 더 사용이 편하다. 휴대하며 꺼내 쓰기에는 12.9인치보다는 9.7인치가 개인적으로 호흡이 더 잘 맞는다.

아무래도 태블릿의 매력으로 휴대성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들고 다니며 쓰기 적당하다. 9.7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기존 대화면 프로 모델보다 얇다. 6.1mm로 아이패드 에어와 동일하다. 437g의 무게도 같다.

얇고 가볍지만 성능은 무시할 수 없다. 애플의 A9X 프로세서가 적용됐다. 아이패드 에어2에 탑재된 A8X 대비 CPU 성능은 약 1.8배, GPU는 2배 가량 개선됐다. 4K 영상 3개를 동시 편집해도 무리없이 작동된다.

카메라 성능 향상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4K 영상을 찍을 수도, 편집할 수도 있게 됐다.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의 약점 중 하나였다. 대략 아이폰6S와 흡사하다. 후면 f/2.2 조리개값의 1200만 화소 카메라가 적용됐다. 라이브포토 촬영도 가능하다. 트루톤 플래시도 접목됐다. 4K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졌다. 찍은 영상을 바로 아이무비로 편집할 수 있다. 흔들림 보정 성능도 개선됐다. 전면은 500만 화소로 늘어났다.

애플펜슬의 성능은 확실하다. 지연 시간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반응한다. 두 개의 센서를 통해 필압과 기울기 등을 인식해 반영한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와 결합한 스마트 키보드 <애플 아이패드 프로와 결합한 스마트 키보드>

스마트 키보드는 9.7인치에 맞게 작아졌다. 돔스위치 위에 천을 씌워 상하좌우로 쫙쫙 펴서 마감했다. 패브릭 소재가 쓰였다. 아이패드 커넥터에 붙어 별도 충전없이 바로 사용 가능하다. 공정의 한계로 아직까지 한글 자판 표시는 없다. 가위식 또는 나비식의 매커니즘이 주는 반동보다는 약하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지만 휴대성을 감안한다면 선택지가 없는 편이긴 하다.

아이패드 셀룰러 모델의 경우 애플의 내장 유심칩인 ‘애플심’이 기본 장착돼 있다. 물론 유심 트레이도 측면에 숨어 있다. 국내서는 이통3사의 유심을 꼽아 쓰겠지만 해외로 나갈 때는 로밍 없이 애플심을 통해 애플과 제휴한 이통사의 요금제를 바로 가입해 쓸 수 있다.

‘설정’의 ‘셀룰러 데이터’로 이동하면 셀룰러 데이터 계정을 통해 네크워크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한 이통사에 맞게 관련 요금제가 표시되는데, 그 중 필요한 요금제를 선택하면 별 다른 작업없이 바로 셀룰러 데이터를 쓸 수 있다. 이메일 주소와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 결제하면 끝이다.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자동재충전은 반드시 확인해 설정해야 한다.

9.7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기존 아이패드와 마찬가지로 휴대하며 쓰기에 충분한 디바이스다. <9.7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기존 아이패드와 마찬가지로 휴대하며 쓰기에 충분한 디바이스다. >

9.7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12.9인치의 대화면 모델보다는 들고 다니며 쓰기 수월하다. 12.9인치는 내려놓고 써야할 듯했지만 9.7인치는 들고 쓸 때가 많다. 이 작은 차이가 PC를 대체하고자 하는 아이패드 프로의 부담을 줄여준다. 9.7인치 프로 모델은 태블릿의 장점을 분명히 살리면서 생산성을 보조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 아이패드가 꼭 생산성의 전면에 설 필요는 없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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