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3일. 美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지구와 가장 유사한 행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 내용은 “케플러 망원경데이터를 바탕으로 항성(태양) ‘케플러-452’와 그 주변을 공전하는 행성 ‘케플러-452b’를 발견했다. 바위로 된 슈퍼지구다.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 중 크기와 궤도 등에서 지구와 가장 비슷해 ‘지구 2.0’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이 행성의 태양공전 주기는 385일이고 크기는 지구의 1.6배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케플러-452 주변을 도는 행성 케플러-452b는 지구에서 1400광년(1경3254조km) 떨어져 있다. 시속 59,000km로 비행하는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호로 가더라도 2,600만년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나사는 케플러-452b를 계기로 확인한 외계행성의 수가 1천30개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중 크기와 온도가 우리 태양과 비슷한 항성의 주변을 도는 행성은 케플러-452b를 포함해 총 9개가 됐다.

이처럼 먼곳에 있는 우주의 행성을 찾아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09년 3월 7일(UTC기준)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케플러우주망원경이 있었다.

태양궤도를 돌고 있는 케플러망원경. 사진=나사
태양궤도를 돌고 있는 케플러망원경. 사진=나사

케플러는 인간, 또는 최소한 생명체가 살 만한 지구같은 외계 행성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우주망원경이었다. 17세기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을 딴 이 망원경은 6억 달러(6천681억 원)가 투입된 최신 망원경이었다. 95메가픽셀의 카메라를 통해 외부 행성의 빛을 포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케플러망원경 우주선은 1천39 킬로그램의 무게에 0.95미터 전면 렌즈를 가진 슈미트카메라, 1.4미터 거울로 구성돼 있었다. 당시로선 지구궤도 밖을 도는 그 어느 망원경보다 큰 거울이었다. (수개월후 허셸우주천문대가 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나사의 우주 광도계를 사용하면서 최소 3년 반에 걸쳐 10만 개 이상의 항성들을 관측하고 그 주변을 도는 지구와 가장 가까운 환경을 가진 이른바 ‘골디락스’행성을 찾아내도록 설계됐다.

그같은 행성의 표면에는 액체로 된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과학자들은 액체가 있다면 최소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케플러 발사 성공을 확인한 에드워드 와일러 나사 부국장은 “이 미션은 단순한 과학임무 이상이다. 나는 이것이 인간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의문점, 즉 인류가 하늘을 바라보면서 ‘우주에는 인간뿐일까?’라고 한 질문에 답해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태양궤도를 돌고 있는 케플러망원경이 볼 수 있는 범위는 3000년 광년에 이른다. 사진=위키피디아
우리태양궤도를 돌고 있는 케플러망원경이 볼 수 있는 범위는 3000년 광년에 이른다. 사진=위키피디아

케플러망원경은 우리태양 주변을 돌면서 최대 3천광년 거리에 있는 외계 행성이 자신의 태양(항성) 주변을 돌면서 이 태양을 가려 그 밝기가 감소하는 것을 감지해 내는 방식으로 지구와 가까운 외행성을 찾아냈다. 이 망원경은 행성이 모항성(母恒性,태양)을 지나갈 때 100만분의 20 정도의 밝기가 변화하더라도 이를 알아내는 기능을 갖추었다.

제임스 팬슨 나사 제트추진연구소프로젝트매니저는 케플러 발사당시 “만일 케플러가 우주의 밤시간에 지구의 작은 도시를 내려다 본다면 누군가가 가정집 현관을 지나갈 때 현관등이 잠시 흐려지는 것을 감지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태양들의 앞을 지나는 목성크기의 외행성을 발견하는 것은 자동차헤드라이드를 지나가는 모기의 효과를 측정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또 “지구크기의 행성을 찾는 것은 똑같은 헤드라이트에서 매우 작은 벼룩을 찾는 것과 같다”는 말로 케플러의 성능을 설명했다.

케플러망원경은 2009년 5월 13일부터 우리태양 너머에 있는 다른 태양(별·항성)을 도는 행성들을 찾기 시작했고 한달여 만에 최초로 성공적인 과학적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왔다. 한번에 보내는 데이터는 12GB 정도였다.

케플러452-b와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주요행성 크기 비교. 사진=나사
케플러452-b와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주요행성 크기 비교. 사진=나사

태양을 도는 공전주기 385일에, 지구의 1.6배에 달하는 크기를 가진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 케플러 452b.일러스트=나사
태양을 도는 공전주기 385일에, 지구의 1.6배에 달하는 크기를 가진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 케플러 452b.일러스트=나사

2010년 1월 4일 나사는 케플러 데이터를 통해 다섯 개의 외계 행성을 발견했다. 나사는 이들을 케플러-4b, 5b, 6b, 7b, 8b로 명명했다고 발표했다. 계속해서 지구형 외행성을 발견내 내기에 이르른다.

하지만 불행히도 2013년 5월 11일까지 케플러 망원경의 방향을 통제하는 휠 4개 중 2개가 고장났다. 결국 나사는 2013년 8월 15일 선체 제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복구시도를 중단했다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우리태양 주변을 돌면서 3천광년 떨어진 별(태양)과 행성들을 조사하려던 케플러는 이렇게 멈춰섰다.

하지만 케플러가 전송해 온 수많은 데이터는 여전히 지구2.0을 찾고자 하는 과학자들에게 여전히 외행성 에 대한 만만치 않은 연구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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