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소니, 아이리버 등 휴대용 기기를 통한 오디오 품질 향상 힘써

포터블 시장에서 고음질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 화질이 점차 4K UHD로 진화함에 따라 고음질 사운드를 듣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필두로 어디서나 휴대할 수 있는 포터블 기기를 통해 무손실 음원을 듣고자 하는 니즈도 점차 증세 추세다.

1일 아이리버 관계자는 “무손실 음원에 대한 시장 인프라가 점차 확산됨에 따라 스마트폰으로만 만족하던 소비자들이 더 높은 품질의 사운드를 경험하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다”며,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는 않지만 무손실 음원이라는 고유의 생태계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사용자들이 이를 즐길 수 있게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음질 음원을 감상하려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고음질 음원을 감상하려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 휴대용 포터블 기기의 고음질화 = 무손실 음원에 대한 관심은 커다란 전문기기로 구현 가능했던 때와는 달리 휴대할 수 있는 포터블기기로 거듭나면서 시작됐다. 국내서는 지난 2012년 아이리버가 ‘아스텔앤컨 AK100’을 내놓으면서 무손실음원 시장이 본격 개화했다.

과거 1979년 소니가 워크맨을 내놓으면서 음악은 고정화된 곳을 벗어나 자유를 만끽했다.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은 사용자들에게는 획기적인 사용자경험(UX)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CD와 MP3플레이어 등이 등장하면서 누구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특히 MP3의 등장은 과거 음악을 소구하는 방식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CD용량의 10분의 1 수준의 MP3는 4MB에서 5MB 수준의 적은 용량으로도 충분히 음악을 재생시켜줬다. 플래시 메모리를 통해 음악을 저장할 수 있어 소형화도 가능했다. 음악이 음원으로 대체된 시기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약이 크지 않다보니 MP3P 자리를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이 차지하게 됐다. 음원을 재생하던 대부분의 포터블 기기는 스마트폰으로 통합, 일원화됐다.

언제 어디서나 음원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자 소비자들은 더 높은 품질의 고음질을 원하게 됐다. MP3는 용량을 줄이기 위해 귀에 들리지 않는 음역대를 잘라내고 남은 소리를 압축하는 방식이라 한계점이 명확했다.

고음질 음원에 대한 니즈는 이어폰과 헤드폰 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0년대말에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중저가 이어폰과 헤드폰, 포터블 스피커가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디오 제품의 판매 수량은 매년 10%이상 감소하고 있으나 매출은 반대로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면 함께 증정되는 번들 이어폰이 고급화되면서 중저가 제품의 판매량이 떨어지고,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무료로 증정되는 번들 이어폰과 음질 차이가 크지 않은 중저가 제품보다는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정교한 사운드를 감상하려는 경향이 커진 셈이다.

소니코리아의 경우 오버헤드 헤드폰 시장에서 누적 점유율 57%를 기록해 오디오 시장 전체 점유율에서도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2013년 원음에 가까운 사운드를 구현하는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를 지원하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출시한 이후 해당 제품군의 매출 비중이 전체 40%에서 50%를 육박하고 있다”며, “실제 2013년 10만원 미만의 중저가 제품 비중이 60%를 차지했던 데 반해 현재는 10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프리미엄 제품의 높은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니 오디오 제품 중 가장 판매가 좋은 제품 역시 무선 환경에서도 HRA를 지원하는 프리미엄 블루투스 헤드셋 ‘MDR-1ABT’ 제품”이라며 “고음질 음악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발맞춰 소니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프리미엄 오디오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 V10은 고음질 음원 감상이 가능하다.
LG V10은 고음질 음원 감상이 가능하다.

■ LG V10 등 보는 폰에서 듣는 폰으로 = 포터블 오디오 시장이 성장하자 스마트폰도 이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스마트폰 최초로 24비트/192KHz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G2’를 출시했다. 번들 이어폰에도 힘을 써 최근에는 AKG와 협업한 ‘퀴드비트3’도 내놨다.

특히 올해 출시한 V10은 ESS Sabre 32비트 DAC를 탑재해 더 높은 음원을 감상할 수 있다. DAC는 디지털로 들어오는 음원을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주는 칩셋이기에 오디오 성능의 중요 부분을 차지한다. LG V10은 기존 스마트폰 대비 최대 신호대 잡음비 120dB, 왜곡율 0.008%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

LG전자는 고음질 생태계 상황을 고려해 전문가부터 일반 사용자까지 만족할 수 있는 실용적 대중화에 공을 들였다. 보다 원음에 가까운 고해상도 음원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업비트&업샘플링’ 기술로 기존 음원 포맷도 더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게 재생해준다. 타 제품이 포맷별 한계를 인식해 중용을 선택할 때 V10은 한계치까지 최대로 끌어올려 음질을 재구성해 들려준다.

이 밖에 고성능 외장 DAC의 출력 게인 조절 기능으로 다양한 헤드폰에 최적화된 불륨과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받을 수 있다. V10 알림센터에 따로 ‘Hi-Fi DSAC’ 버튼을 배치해 사용자가 언제든지 켜고 끌 수 있게 배려했다.

LG 전자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자사 콘텐츠 마켓인 ‘LG 스마트월드’를 통해 LG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고품질 음원를 제공해왔다. 하이파이 음원을 즐길 수 있도록 클래식, 뉴에이지 장르 위주로 매달 2 곡을 선정하여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고음질 포터블 오디오 시장을 연 아이리버도 최근 더 적극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베이어다이나믹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는 물론, 현대카드, SM엔터와도 콜라보를 진행했다”라며, “제품 라인도 포터블에서 거치형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좀 더 가격 접근성을 높인 AK320 등도 출시하는 등 전반적으로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는 자체 개발한 블루투스 코덱인 LDAC을 탑재, 기존 블루투스 코덱 대비 최대 3배의 전송폭으로 데이터 손실을 최소화해 무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HRA를 지원하는 MDR-1ABT를 내놓는 등 헤드폰 시장에서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고음질 사운드 구현은 기본, 다양한 컬러 구성으로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 가능한 프리미엄 헤드폰 ‘h.ear on’을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터블 오디오의 프리미엄화가 진행됨에 따라 기존 하이파이 오디오 마니아들을 비롯해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포터블 오디오 시장의 질적 성장이 기대되고 있기에, 향후 프리미엄 오디오 제품들이 어떻게 진화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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