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방가전업체 리큅이 ‘블렌더(믹서기)’의 핵심 성능에 관한 견해를 드러내 관심이 쏠린다. 국내 블렌더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가전업체의 제품이 해독주스, 건강주스 등 몸에 좋은 주스를 만드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지만, 성능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리큅의 하외구 대표는 지난 10월 24일 서울 당산동에 문 연 ‘리큅 센터’에서 블렌더 시장 공략 전략과 함께 타사 제품에 대한 견해를 드러냈다. 전체적인 내용을 요약하면 필립스나 브라운 등이 출시한 기존 블렌더 제품 성능이 미흡하므로 자사 제품의 강점을 알리면 시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당시 하 대표는 국내 블렌더 시장을 주도하는 필립스, 브라운의 블렌더에 관한 견해를 묻자 “비싼 값을 생각하면 블렌더를 그렇게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우리가 기존의 잘못된 점을 고칠 수 있다면 블렌더 시장은 레드오션이 아닌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 리큅 하외구 대표
▲ 리큅 하외구 대표

흥미로운 내용이다. 지난해부터 웰빙주스 열풍이 불며 블렌더나 원액기 등 주스 제조기에 관심이 쏠리지만, 소비자의 시선으로 블렌더를 구매할 때 제품 성능을 비교‧판별할 명확한 기준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제조사가 내세우는 광고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여 구매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리큅이 지적하고 나선 부분은 무엇보다 ‘모터의 성능’이다. 리큅 측에 하 대표의 발언에 대해 자세한 이유를 묻자 “일반적인 블렌더의 최대 출력은 700W 정도로, 힘이 약한 탓에 과일의 껍질이나 녹색 채소의 식이섬유를 먹기 좋게 분쇄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자사 제품인 ‘RPM 프로페셔널 블렌더’의 경우, 최대 모터 출력이 2,400W로 1분당 회전속도 역시 3만 RPM에 달해 재료 분쇄가 타사 제품보다 빠르고 강력하다는 설명이다. 리큅의 주장대로라면 강력한 모터는 재료를 곱게 갈아 주요 영양소의 소화 흡수율이 높아지는 한편, 빠르게 갈아 영양소의 손실도 덜하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신형 제품을 훑어보면 대부분 모터 출력이 500~700W대에 머물고 있다. 필립스의 ‘아방세(Avance) 컬렉션 블렌더’의 경우 800W 모터를 탑재했으며, 브라운의 ‘멀티퀵5(Multiquick 5) 블렌더’는 모터 출력이 400W대에 머문다. 일렉트로룩스의 신제품군 역시 900W다. RPM은 1만에서 2만 사이가 일반적이다.

사실상 모터 출력만 놓고보면 현재 시장에 있는 대부분의 블렌더가 리큅이 제시하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셈이다.

▲ 왼쪽부터 필립스, 브라운, 리큅의 블렌더
▲ 왼쪽부터 필립스, 브라운, 리큅의 블렌더

이에 필립스나 브라운 등은 모터 출력, RPM에 관한 리큅의 지적을 정면에서 반박하기보다, 자사 제품의 다른 강점을 내세우는 방법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모터 출력만은 리큅이 앞서더라도 그 외적인 부분을 종합해야 블렌더의 전체적인 성능을 판별할 수 있다”는 식의 논리다.

브라운 측은 리큅의 주장에 “블렌딩에서 모터 출력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단순히 모터가 강하다 해서 최상의 블렌딩이 된다고 할 수는 없다”며 “용기의 형태나 칼날의 각도/형태/부착 위치 등이 모터 출력과 맞물려야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자사 제품을 포함해 시중에 판매되는 블렌더들의 모터 출력이 350~500W에 그치지만, 모터 출력 외적인 성능이 좋다면 똑같이 단시간 내에 재료를 갈고 주스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필립스나 일렉트로룩스 측의 견해도 비슷하다. 필립스는 “아방세 블렌더는 800W급이어도 필립스만의 독특한 칼날과 용기 형태를 통해​ 과일의 씨까지 갈아내는 딥블렌딩 효과를 낸다”고 주장했으며 일렉트로룩스는 “모터 출력이 높을수록 더 미세한 입자로 분쇄할 수는 있지만, 단순히 모터 출력이 강한 제품이 좋은 성능의 블렌더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큅 또한 자사 블렌더를 얘기할 때 모터 출력 외적인 부분, 예컨대 용기나 칼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침을 생각하면,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모터 출력 부분이 소비자가 블렌더 제품 비교 시 실질적인 차이점으로 따져볼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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