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이 바쁜 세상에 어디 가만히 앉아서만 음악 감상을 할 수 있을까? 오히려 붐비는 지하철이나 시끌벅적한 거리에서 이어폰을 끼는 경우가 허다한 듯하다. 이 때문에 이어폰이 갖춰야 할 기능은 명확해졌다. 음질도 음질이지만 일단 이동 중에 사용이 편리해야 한다. 이런 탓에 기기를 가방 안에 넣어둘 수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시장엔 이미 다양한 관련 제품이 출시된 상황. 이 중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제품은 27g에 불과한 초경량 디자인이 인상적인 ‘크립스 넥밴드 NB-K2’다.

컨슈머저널 이버즈(ebuzz.co.kr)는 제품의 외형뿐만 아니라 성능, 기술 등 전반적인 사항을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디자인

유선 이어폰을 사람 북적이는 곳에서 쓰다 보면 다른 이의 가방이나 옷에 줄이 걸려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바닥에 나뒹구는 이어폰을 보고 있노라면 어찌 짜증이 치밀지 않을 수 있을까? 흔히 이어폰은 값비싼 스마트기기에 연결돼 있기 마련인데, 이어폰도 모자라 손에 쥐고 있던 기기까지 끌려가는 참사가 발생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넥밴드형의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은 여러 답지 중 빼어난 만족스러움을 제공한다. 넥밴드는 U자 모양으로 목에 두르는 방식을 일컫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는데, 케이블 대신 내장 배터리로 전원을 공급하는 만큼 상품을 고를 때 이 부분이 디자인 및 착용감과 조화를 이루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NB-K2는 기기를 목에 걸친 뒤 연결된 이어폰을 귀에 착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안정감을 주면서 선이 거치적거리지 않아 편안하다.

혹시 목에 피로감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둬도 좋을 듯하다. 시중에 나와 있는 상당수의 넥밴드형 제품이 내장 배터리로 인해 양 끝이 다소 두꺼운 모습을 띠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확연히 가늘다. 외관에서도 느껴지듯 실제 제품 무게도 27g에 불과하다.

당장 크립스기술의 전작과 비교해봐도 얇고 세밀한 알루미늄 재질을 채택해 좀 더 날씬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동시에 공공장소에서의 활용도가 낮은 스피커를 없애는 대신 제품의 끝을 좀 더 날렵하게 했다. 이곳에서 음량과 다음 곡 및 이전 곡 선택이 가능하다. 제품 중앙엔 배터리가 위치해 무게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며 전원을 끄고 켤 수 있다.

착용상태를 기준으로 이어폰 줄이 목 뒤쪽에서 앞으로 뻗어져 나오는 식이다. 줄이 지나치게 찰랑거리는 느낌이 든다면 중간에 위치한 고리를 이용해 고정할 수 있다. 제품 양 끝에는 자석이 부착돼 있어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이어폰을 본체에 붙여두면 된다.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소리를 귀 내부에 직접 전달하는 인이어 방식을 채택했다.

테스트를 위해 NB-K2을 일주일간 직접 사용해보았다. 착용 색상은 화이트. 전보다 미려해진 외형이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기능을 만족스럽게 수행하는 듯하다. 색상은 화이트 외에 블랙, 레드 3종으로 아노다이징 착색 기법으로 긁힘 현상을 최소화했다.

초경량 무게 덕택인지 사용하다 보면 착용했다는 사실을 어느새 잊어버리기도 한다. 목이 닿는 부위가 무척 유연해 손으로 쥐면 부드럽게 휜다. 걸치고 벗을 때 부러질 염려가 없다. 무선의 편리함에 세련된 디자인을 덧입히니 사용이 즐거워진다.

◇성능

블루투스 연결을 통한 무선의 편리함을 즐기기 위해선 가장 먼저 스마트기기와 이어폰을 연결하는 페어링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단 한 번만 설정해두면 이후부터는 전원만 켜면 자동으로 연결된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스마트기기 메뉴에서 블루투스를 켠 뒤 크립스 넥밴드 NB-K2의 전원 버튼을 누른다. 다시 스마트기기 화면으로 돌아가 블루투스 검색에서 제품 모델명과 동일한 NB-K2를 선택하면 끝이다. 친절한 음성 안내기능이 제공돼 전원과 페어링 상태, 배터리 잔량을 알려줘 사용이 더욱 편리하다. 그래도 혼동된다면 LED 램프를 살펴보는 방법이 있다. 연결이 안 됐을 땐 LED 램프가 적색과 청색으로 교차 점멸, 연결이 완료되면 청색만 점멸한다. 참고로 해당 영역끼리 맞대기만 하면 별다른 설정 없이 자동 연결되는 NFC 페어링 기능은 자매품 NB-K3에서 제공한다.

최근엔 1인당 한 대의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것도 옛말이 되었다. 메인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 서브 스마트폰 등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다양한 기기를 쓰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 때문에 하나의 기기에만 연결해 이어폰을 사용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제품은 멀티페어링을 지원해 다중 연결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블루투스는 전력소비가 적은 4.0 버전을 쓴다.

하지만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블루투스를 이어폰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술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무선 제품은 음질이 좋지 못하고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는 인식이 강한 탓이다.

크립스 기술은 음질 저하 문제를 apt-x 코덱 지원을 통해 해결했다. apt-x는 가청 주파수인 20㎐~22㎑ 송수신이 가능해 유선에 밀리지 않는 음질을 구현한다. 통화 음질의 경우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또렷하게 오갈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NB-K2로 통화해본 결과 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대방이 평소 통화와 다른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스마트폰을 직접 대고 통화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비밀은 듀얼 마이크 속에 있는데 하나는 음성을 전달하는 마이크, 나머지 하나는 주변 소리를 파악해 잡음을 제거하는 용도로 배치했다. 덕분에 왼쪽에 위치한 마이크에 입을 가까이 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원활한 대화를 할 수 있다. 상대방의 음성 역시 또렷하게 전달됐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만족스러웠다. 대기 시간은 최장 700시간이며, 연속 통화는 20시간, 연속 음악 재생도 최장 16시간으로 넉넉하다. 며칠간 출퇴근을 비롯해 틈나는 대로 제품을 사용했지만, 전원을 켤 때마다 여전히 ‘배터리가 충분합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무선 제품에 있어 중요할 수밖에 없는 배터리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모습이다.

◇기술

NB-K2를 사용하며 가장 편리한 부분은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야 스마트폰을 가방이나 뒷주머니에 두고 꺼낼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먼저 이어폰의 주된 용도라 할 수 있는 음악 감상을 할 때 필요한 기능은 모두 넥밴드 본체에서 제어할 수 있다.

만일 음악을 듣다 전화가 오면 진동이 울린다. 이때 본체 왼쪽에 위치한 금속으로 된 원형 버튼을 1초가량 누르면 간단히 통화할 수 있으며 끊을 때 역시 동일한 버튼을 사용한다. 수신 거부를 하고 싶다면 보다 길게 버튼을 누르면 된다.

제한된 본체 안에 여러 기능을 넣기 위해선 버튼 하나당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통화를 모두 끝마친 상황에서 위에서 언급한 원형버튼을 2초가량 길게 누르면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눴던 상대방 번호로 발신할 수 있는데, 전화를 끊고 미처 하지 못한 말이 생각날 때 사용하기 편리해 보인다.

하지만 그보다 눈여겨볼 부분은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를 읽어주는 기능이다. 문자 서비스인 SMS를 읽어주는 기능을 갖춘 제품은 간혹 찾아볼 수 있었지만, NB-K2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카카오톡까지 음성 지원한다.

음성 서비스 사용을 위해서는 구글 플레이에서 전용 앱인 `크립스 메시지 리더 플러스`를 설치하면 된다. 이 기능은 안드로이드 사용자에 한해 이루어진다. 문자를 읽어주는 상황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고 문자, 카카오톡, 라인, 위챗 중 알림을 받고자 하는 것에 체크할 수 있다. 또 15분, 30분, 정각 단위로 알림 받는 것도 가능하다. 원활한 사용을 위해서 스마트폰의 환경설정에서 관련 앱에 대한 접근성 기능 켜야 하는 점은 유념해야겠다.

NB-K2를 쓴다면 스마트폰 분실 역시 미리 막을 수 있다. 블루투스 연결 범위는 약 10m로 이 거리를 벗어나면 경고 진동 알림이 반복적으로 울린다. 카페나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두고 일어나더라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어 건망증이 심한 이에게 유용하다.

◇총평

이어폰 하나가 바뀌면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생긴다. 스마트기기는 이미 일상 깊숙이 스며들었고, 그것의 짝꿍이 이어폰이기 때문이다. 특히 블루투스 이어폰의 경우 전화나 메시지 도착도 즉각적으로 알려주므로 스마트기기에서 이루어지는 핵심 기능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크립스 넥밴드 NB-K2를 지난 일주일간 사용하며 느낀 점은 손이 자유로워지니 경험하게 되는 편안함이 생각보다 참 크더라는 거다. 번잡한 장소에선 음악을 들으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게 불편했는데, 제품을 사용한 이후로는 그런 경험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조작도 단순한 편이어서 익히는 데 어려움이 크지 않으리란 판단이다.

물론 단순히 블루투스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편했던 건 아니다. 무선 이어폰은 음질을 비롯해 배터리, 착용감까지 고려해야할 요소가 많다. 크립스기술은 상대적으로 이 모든 것에 대한 조화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27g의 초경량 무게가 주요했다. 얇고 가볍게 나온 디자인 덕에 배터리를 내장한 본체를 목에 걸어도 조금의 무게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다.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휘는 넥라인도 착용감을 높이는데 크게 일조했다.

이어폰 본연의 기능이라 할 수 있는 소리에 대한 고민도 충분히 한 모습이다. 블루투스의 단점으로 꼽히는 음질 저하 현상을 막기 위해 atp-x 지원 외에 제조사에서 자체 개발한 안테나 및 알고리즘을 적용해 잡음 없는 또렷한 음질을 제공한다.

특히 문자메시지뿐만 아니라 카카오톡을 읽어주는 기능을 지녀 손이 한층 자유로워졌다. 직장인은 물론이고 요리나 운전을 하는 상황, 아웃도어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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