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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보다 더한 슈퍼갑, LG U+가 어쨌길래

발행일시 : 2013-05-13 12:50

남양유업 사태로 ‘갑을관계’의 폐해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LG유플러스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주들에게 강제적인 밀어내기 영업을 강요해 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유플러스대리점 피해자모임(이하 엘피모)에 따르면, LG측은 무리한 판매목표를 할당하고 목표가 미달될 경우 본사지원상의 불이익과 강제 권역조정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거액의 손실을 입은 대리점주가 계약을 포기할 수 밖에 없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것. ‘수퍼갑’으로 불리는 거대통신사들과 힘없는 대리점의 관계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다음은 엘피모 소속 김모씨(67세)가 본지 취재진을 만나 직접 증언한 내용.

"몇 번이나 죽을 결심을 해봤지만 용기가 없더군요. 수십억을 쏟아부은 대리점을 잃고 나서야, 내가 대기업의 횡포에 철저히 이용당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빠져나올 수 없는 위험한 늪에 빠진 겁니다. LG유플러스(당시 LG파워콤)와 대리점계약을 맺은 것이 후회스러울 뿐이죠. “

김모씨(전 L사 대리점주)는 깊은 한숨과 함께 울분을 토해냈다. 김씨는 LG유플러스의 부당한 밀어내기 영업으로 2006년부터 5년간 총 35억원의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대리점계약을 해지당했다며 취재진에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를 벼랑끝으로 몰아간 결정적 요인은 ‘오버펀딩(overfunding)’이었다. 대리점주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오버펀딩이란, 고객유치를 위해 현금 및 상품권 등을 과도하게 지급하는 비정상적인 영업방식을 말한다. 김씨에 따르면 LG유플러스측은 판매가능한 물량의 5배~10배까지 매출목표를 강요했으며, 이를 채우지 못하면 대리점 지위를 뺏기게 되는 부비트랩과도 같은 계약조항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오버펀딩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예를 들어 김씨가 대리점을 운영할 당시 초고속인터넷 가입시 25만원~32만원을 고객현금사은품으로 내걸었다고 치면, 그의 주머니에서 1인당 5만원~14만원까지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그 결과 매출규모에 따라 매월 3천만원부터 많게는 1억씩 손해를 봤다고 김씨는 하소연한다.

팔면 팔수록 밑지는 장사를 왜 계속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가입자를 일정규모 이상 유치하게 되면 매달 억대의 수수료를 본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데다, 마진 30%가 넘는 대규모 인터넷 시설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해서 오버펀딩으로 인한 초기 피해액을 보존해 주겠다는 본사직원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마진은커녕 인건비도 못건지는 공사를 떠맡아 이중의 고통을 당했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또한 대리점을 지속하기 위해 불법적인 텔레마케팅도 동원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그의 증언. LG유플러스는 수만건의 개인정보를 제공했고, 방통위 직원들의 단속을 피할 수 있도록 단속기일을 미리 알아내 통보해주기도 했다는 것.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었지만 희망을 끈을 놓치 않고 있던 어느날 갑자기 날벼락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판매목표를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대리점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겁니다. 나와는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대리점은 제3자에게 양도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영업 전산이 곧바로 막히더군요. 전산이 막히면 그야말로 손써볼 도리가 없게 됩니다. 그간의 실적이나 회계 관리는 고사하고 매월 지급되던 수수료까지 끊기게 되는거죠. 35억을 날린 사람의 목숨줄을 한 순간에 끊어놓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이 대목에서 김씨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을 이었다. “저처럼 피해를 입은 사람은 한둘이 아닙니다. 지금도 많은 피해 대리점주들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하루하루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연명하고 있습니다. 해외 도피중 자살한 사람도 있고, 경남의 한 대리점에서 점주가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일가족 다섯명이 동반자살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구요. 더 이상의 불행을 막기 위해 엘피모가 결성됐고 지난 2010년부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작년에는 죽을 각오로 엘피모 회원들이 한강다리 위에도 올라가 봤는데 주력매체에 보도조차 되지 않더군요.”

작년 엘피모 회원들이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뜻으로 한강에서 벌인 시위 장면. <작년 엘피모 회원들이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뜻으로 한강에서 벌인 시위 장면.>

엘피모 소속 30여 회원들은 그동안 LG유플러스의 ▲강제 판매목표 할당 ▲강제 합의서 작성 ▲권역조정을 통한 영업구역 강탈 ▲방통위 단속 정보 유출 ▲불법TM 강요 등 부당행위를 수차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결과는 허탈했다고 말한다.

전화인터뷰를 통해 허춘기 위원장은 “LG측은 이같은 불법행위가 회사차원이 아니라 담당 직원 선에서 이뤄진 것이며, 공정위 제소건을 다 파악하고 개별건에 대해 합당한 조치를 했다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무리한 영업목표와 오버펀딩으로 피해를 본 대리점이 200~300개에 달하는 참담한 현실에서 거대 통신사가 법적 도의적으로 아무 책임이 없다는 듯한 태도에 더욱 화가 난다”고 덧붙인다.

실제로 공정위는 대리점 계약해지 및 수수료 미지급건에 대해 계약서상 단서조항을 들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고, 이같은 무혐의처분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심판도 이뤄졌지만 헌법재판소 역시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김씨와 마찬가지로 큰 손실을 입고 대리점 계약이 강제종료된 후 지금은 아내와 함께 편의점을 운영하며 지낸다는 허위원장은 “법적으로 피해를 구제받을 길 없는 것이 우리나라 ‘갑을관계의 슬픈 현실”이라면서, “뒤늦게라도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을 입법화하고 부당한 거래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만큼 결코 포기하지 않고 피해대리점의 상황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측은 "대리점 계약 해지는 서로 합의하에 진행됐다. 만약 불공정 계약이나 기타 정당하지 못한 영업이 진행됐다면 당연히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매출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고 대리점 계약을 해지한다면 모든 대리점이 문제가 될 것인데, 허춘기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대리점주가 사안을 부플리는 것”이라고 엘피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를 봤다는 대리점측의 사정은 눈물겹지만, LG유플러스에게는 `법적인 죄`가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주소이자 갑을관계의 현실이다. 앞으로 엘피모와 같은 모임이 다시 생겨나지 않기 위해, 또한 박근혜정부가 강조하는 ‘국민 모두가 행복한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기 위해, 막대한 수익을 올려온 통신대기업들이 어떠한 상생의 노력을 보일 것인지 지켜봐야할 시점이다.

한편 엘피모 회원들은 조만간 LG유플러스에 항의집회를 열고 통신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행을 다시한번 촉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시시비비가 가려질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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