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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은 배우, “동갑내기 '화이', 더 사랑스럽죠”

발행일시 : 2012-11-13 13:57
▲ 연극 [서툰 사람들]에 화이 역으로 열연하는 심영은 배우를 대학로에서 만났다. (뉴스컬처) <▲ 연극 [서툰 사람들]에 화이 역으로 열연하는 심영은 배우를 대학로에서 만났다. (뉴스컬처)>

연극 ‘서툰사람들’에서 깜찍한 매력으로 객석을 사로잡다

대범한 여선생과 소심한 도선생의 만남이다. 연극 [서툰 사람들](작/연출 장진), 제목이 말해준다. 칼을 들이미는 도둑한테서 설렘을 느끼는 집주인이나, 집주인 생활비 걱정에 돈까지 남겨주는 도둑이나, 참 서툴다. 하지만 사랑스럽다. 팍팍한 세상에서 순수함을 잃지 않는 귀여운 그녀, 화이 역은 심영은 배우가 맡았다. 생애 첫 주인공을 맡은 그에게선 풋풋한 매력이 넘쳐났다.

# 귀여운 그녀

2011년 연극 ‘상계동 덕분이’의 멀티 역 이후, 운 좋게도 두 번째 연극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그것도 대학로 흥행보증수표라 불리는 장진의 연극 [서툰 사람들]이다. 심영은 배우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며 “감사하게도 감독님의 부름으로 참여하게 됐죠. 정말 좋은 작품인데다, 여배우라면 한번쯤은 해보고픈 사랑스러운 역할이잖아요. 영광스러웠죠. 일년 가까이 연기하고 있는 지금도 항상 즐거워요”라고 미소로 말했다.

극중 화이는 대담하다.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도 굽힘이 없다. 자신의 기준에 거슬리고 그르치는 일이 있으면 따박따박 말대답에, 큰 소리를 친다. 그는 캐릭터의 거침없는 성격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웃었다가 화냈다가 소리까지 지르고, 도둑인 덕배에게 갑자기 사랑을 느끼죠. 상황마다 변화가 심한 캐릭터에요. 또 그런 것이 매력이고요. 순수한 아이라서 그렇게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행동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도둑에게 사랑을 느낀다니? 언뜻 들으면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바른생활 엄친딸에 영어 선생님인 화이가 느끼는 도둑 덕배의 매력은 무얼까? 그는 “귀엽고 순수한 점이죠”라며 “덕배는 무섭지만 다정해요. 화이가 키스하려할 때 아닌 척하다가도 부끄러워 하죠. 극중 화이와 덕배는 26살 저와 동갑내기에요. ‘2012년을 살아가는 지금, 이 둘처럼 순수한 사람이 있을까?’란 생각을 하면 더욱 예쁘게 느껴져요”라고 말했다. 연기를 할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두 캐릭터의 매력이 느껴졌다.

중간중간 멀티맨이 등장하긴 하지만 화이와 덕배, 단 두 사람이 극을 이끈다. 끊임없이 연결되는 대사와 웃음코드가 두시간 동안 이어진다. “처음 연습에 들어갔을 때부터 ‘달달 외워선 안되겠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발음과 발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노력했죠. 또 적은 배우가 장소 변화 없이 극을 이끌어 나가려면 템포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해요. 항상 공연이 끝날 때마다 덕배 역의 배우와 그날 공연에 대해 이야기도 나눠요.”

순수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화이, 그동안 장영남, 한채영 등 최고의 여배우들이 거쳐갔다. 역할을 맡고 부담스럽진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처음엔 정말 ‘어떻게 해야될까’란 생각만 들었죠. 부담이 많이 됐어요. 하지만 연습하면서 귀엽고 어리바리한 캐릭터가 와 닿았죠. 게다가 같은 나이라니, 동갑인 역할을 맡게 되는 기회도 쉽진 않잖아요. 웃고 떠들고 쾌활한 성격도 저랑 닮았고요. 관객들에게 귀여운 동생처럼 다가갈 수 있길 바라며 연기하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 연극 [서툰 사람들] 공연장면 중. <▲ 연극 [서툰 사람들] 공연장면 중.>

# 즐거운 그녀

지난 2월부터 시작된 공연이 어느새 10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정웅인, 류덕환, 예지원 등의 배우와 함께했던 동숭아트센터 공연에 이어, 아트원씨어터로 옮겨와서도 흥행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수많은 공연 중,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화이의 매력에 대해 제일 먼저 ‘로맨스’를 꼽았다.

“덕배에게 커피를 내미는 장면이나, 그의 옆에 앉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하고 다리에 쥐가 나 코에 침을 바르는 모습 같은 모션을 통해 귀여운 매력을 드러내고 싶었어요. 오히려 남성 관객 분들 보다 여성 관객들의 반응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둘이 키스하려할 때 “어떡해~”라는 소리가 극장에 가득 차요. 연기하면서도 뿌듯하죠.”

또한 그는 아직도 연습할 때나 무대에 오를 때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며 “오강율 배우님 덕분이죠”라고 말했다. “항상 뵙던 분인데도 웃음이 터져요. 공연 할 때 너무 웃겨서 참으려 허벅지를 세게 꼬집은 적도 있을 정도죠. 다들 분장실에 있으면 친오빠 친동생 같은 사이에요. 공연 직전까지도 이야기를 나누고 장난을 치느라 정신없죠. 항상 즐거워요.”

첫 주인공을 맡아 1년 가까이 연기하며 그는 배우로써 한 단계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며 “오랜 시간을 무대에 있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죠. 그래도 실수 대처 능력은 많이 늘은 것 같아요. 화이가 제 몸에 많이 익숙해진 부분도 있고요. 워낙 오래 하다 보니 너무 익숙해 질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요. 그래도 첫 무대 보다는 훨씬 나아진 걸 느껴요”라고 말했다.

그는 항상 객석을 채워주는 관객들에게 감사의 말 또한 잊지 않았다. “오셔서 많이 웃고들 가시죠. 그저 감사드립니다. 무대 위에서 컨디션 나쁘고 몸살이 나더라도 항상 최상의 연기를 보여 드려야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어요. 관객 분들의 웃음소리가 힘이 많이 됩니다.”

# 꿈 많은 그녀

심영은 배우는 상명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이후, 바로 연극 ‘상계동 덕분이’를 통해 데뷔했다. 그는 연극계에 발을 딛게 된 계기에 대해 “그저 무대가 좋았어요”라고 대답했다.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만나기 전, 그 긴장감이 좋아요. 그래서 연극을 택했죠.”

대학 시절, 그의 첫 연극은 바로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각색한 작품이었다. 그는 첫 무대 경험에 대해 “너무 떨려서 화장실만 계속 가고 싶었죠”라며 “부모님이 처음으로 보러 오신 공연이었어요. 맨 앞줄에 앉아계시는데 너무 긴장됐죠. 제 정신이 아니었어요. 뭘 느낄 겨를도 없이 그저 재밌었어요”라고 회상했다.

그는 연기를 전공하고 배우의 길을 택했지만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은 것은 이번 작품을 통해서라고 밝혔다. “첫 공연 때 오셨어요. 그동안 한 번도 아빠에게 칭찬 받아본 적 없었죠. 그런데 공연 끝나고 저녁 식사자리에서 ‘이제 어디 가서 네가 무슨 일 하는지 물어보면 ‘연극배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하셨어요. 이 한마디에 눈물이 났죠. 쌓였던 긴장이 스르륵 다 풀렸어요. 이젠 주변 분들과 같이 보러 오시기도 하고,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세요. 말로 하지 않아도 묵묵히 응원해주시니 언제나 힘이 되죠.”

데뷔 2년차, 이제 첫 발걸음을 뗀 그에게선 연기에 대한 열정과 함께 배우로써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픈 욕심이 느껴졌다. “정극에도,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6년간 배운 발레를 보여줄 넌버벌 퍼포먼스도 한번 해보고 싶고요. 그동안 센 역할만 맡았는데, 착하고 귀여운 캐릭터도 겪어보고 싶죠. 순수하고 흰 원피스 입고 그런 역할 말이에요. 웬만하면 쉬지 않고 계속 작품을 할 수 있다면 행복하겠죠.” 지금부터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꿈으로 가득 찬 배우였다.

“언젠가 신인 연기상과 최우수 연기상은 꼭 받아보고 싶어요. 어떤 분야에서건 내 노력이 다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보상일 테니까요. 이건 조금은 웃긴 꿈이지만 결혼 후 복귀 할 때, ‘저 복귀 할 거에요’하면 작품이 들어올 수 있는 위치가 되는 것. 그게 제일 큰 꿈입니다.”

***

인터뷰의 마지막, 그는 ‘믿음직스러운 배우’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비록 검증된 작품이 아니더라도 ‘저 배우가 나오니 재밌겠구나’라고 관객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채워질 꿈 많은 그의 믿음 가는 필모그래피에 기대를 보낸다.

(이 기사는 뉴스컬처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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