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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산업이 아닌 국가의 미래다

발행일시 : 2009-02-20 11:30

앞으로 주어진 5년은 로봇산업이 활성화되어 우리나라가 당당히 로봇 선도국이 될 수 있는 중요하고도 마지막 기회다. 어린 꿈나무들이 누릴 미래 로봇사회로 가는 길을 열어가는 개척자적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 로봇인 모두가 통합과 동시에 변화를 선택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 신성장 동력의 꽃, 로봇

새해 들어 정부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통해 로봇을 신성장 동력산업의 하나로 확정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지난 참여정부에 이어 현 정부도 로봇 분야를 또 한 번 국가적 집중 지원분야로 선정함에 따라 로봇산업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로봇은 아직 초기 시장의 상황에 있으나 어느 시점에 급격한 성장을 하는 전형적인 킬러애플리케이션 시장 특성을 가지며 기술 또한 날로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분야이다. 따라서 로봇산업에 대한 투자는 단지 한 산업을 육성하는 의미가 아니라 20년 내에 전산업이 로봇화될 것이라는 장기 미래 비전하에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

■ 지난 5년 간의 정책분석

그러나 지난 5년간 차세대 성장 동력산업으로 5,0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국가 R&D 예산이 로봇 분야에 투입되었음에도 2008년 말 현재 1,000억 원에도 못 미치는 서비스용 로봇 시장 규모를 볼 때 새로운 시장 개척에 실패하였다고 평가되며 이 점이 로봇산업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최근 세계 경제의 위기에서 어느 산업도 자유로울 수 없지만 특히 지난 5년간 차세대 성장 동력산업으로 집중 지원을 받은 로봇산업이 보여준 초라한 성적표의 원인을 살펴보면 침체는 일과성이 아닌 구조적이라는 심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아 수많은 시제품 개발에 참여했던 몇몇 로봇 벤처기업들이 겪는 재정적 어려움은 지난 R&D 정책의 비효율성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그 원인을 살펴보자. 첫째 정부 R&D 과제의 성과물들이 막상 제품으로 연결되지 못했고 당연히 원천 기술력이 빠진 채 개발된 로봇 형태만을 갖춘 수많은 시제품들은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맞추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연구 따로 산업 따로의 정책이 계속된다면 로봇산업은 더욱 경쟁력을 잃을 것이고 산업 기반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심각한 국면에 돌입할 것은 명확하다.

둘째 해외와의 기술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국민로봇 사업, 휴머노이드 등 공급자 위주의 사업 전개, 전시성 위주의 기술 개발에 시간과 재원을 낭비할 때 미국 ER의 로봇비전 SW, 보스톤 다이내믹스의 빅독 등 산업화 사례를 보면 해외 로봇 선진국들의 원천 핵심 기술의 실용화 수준은 더욱 진일보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정부 출연 연구소가 갖고 있는 고질적인 칸막이 구조의 폐쇄성 문제도 지적하고 싶다. 현재는 과제간 심한 중복과 관련 과제간에 상호연계가 안 되는 등 R&D 비효율성 문제가 심각하다.

■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의 방향

로봇산업은 모든 기술이 모여지는 컨버전스 산업임과 동시에 전산업으로 파급되는 다이버전스 산업으로 융성할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요. 20년 후면 자동차산업을 능가할 거대 산업이 될 것이라 미래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로봇시대를 대비해 로봇특별법도 세계 최초로 제정하였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 5개년 계획도 수립되었다.

로봇은 산업이 아닌 국가의 미래다

다가올 로봇시대를 위해 새로운 5년의 원년을 시작하는 2009년에는 로봇 업계부터 적극적인 변화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R&D 혁신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 변화의 방향을 다섯 가지로 요약해 보았다.

R&D를 효율화해야

먼저 70% 이상의 정부 R&D 예산을 쓰고 있는 정부 출연 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필자는 로봇산업의 활성화는 로봇 R&D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국가 연구소의 개혁으로부터 나온다고 믿는다.

현재 연구소 안에 머물고 있는 로봇 원천기술을 산업화 및 실용화하는 방향으로 R&D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사업 기획 단계에서 기능 분석, 기술 난이도, 확보 우선순위에 따른 과제예산 책정 등 선진 관리기법인 시장통합형 4세대 R&D와 6시그마 기법을 도입한 관리체계를 하루 속히 구축해야 한다.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찾아라

로봇산업의 신시장, 특히 서비스로봇 산업 활성화를 위해 킬러 애플리케이션 발굴에 주력해야 한다. 이제 연구를 위한 연구는 지양되어야 한다. 3년 후든 5년 후든 분명한 사업화 계획을 담은 연구 기획이 되어야 한다.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찾기 위해민간 중심의 기획과 R&D 및 사업화 단계에서 산업체와 연구소가 진정한 협업 체계를 이룰 수 있는 제도가 구축되어야 한다.

평가 시스템도 바꾸어야

모든 기술의 목표 수준은 측정 가능한 정량적인 데이터로 정의되어야 한다. 정량화하기 어려운 기술은 실패와 성공 여부의 판단이 분명한 구체적 작업 시나리오를 통해 평가되도록 해야 한다. 기획 따로 평가 따로의 불합리한 점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기획 및 사업 협약 단계에서 구체적 평가 기준부터 확실히 명시되어야 할 것이다.

무조건 산업화가 우선이다

연구결과가 산업화로 연결되려면 제품화 기술과 원천기술 간의 강력한 연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매트릭스 구조의 R&D 체계를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 이 체계는 원천기술 사업을 횡축으로 놓고 제품화 기술 사업을 종축으로 연결하여 마치 씨줄과 날줄로 묶이는 직물 구조처럼 기술과 제품을 강력하게 연계시키는 구조를 갖는다.

또한 종축의 제품화 사업책임자가 횡축의 원천기술 책임자를 평가하도록 하여 기존의 개발자 중심 R&D에서 수요자 중심의 R&D로 전환하는 선진 R&D관리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할 때

무엇보다 현재의 분배식 R&D 정책을 선택과 집중식 전략적 R&D 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20여개에 이르는 로봇 관련 대형 정부 R&D 사업과 100여개에 이르는 산발적 연구과제들을 단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그리고 선별된 과제를 대규모화하고 집중화해야 한다. 5년 후 크게 성장할 비즈니스 모델을 선정하여 R&D, 인프라 구축, 시장창출 전략을 묶어 집중하는 패키지형 사업 전략을 제안한다.

■ 로봇은 하나의 산업이 아닌 국가의 미래

물론 이 모든 변화는 우리 로봇인들이 그 방향성을 함께 공유할 때 비로소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지식경제부는 정부 R&D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제 기획 및 평가, 사업화를 전주기적으로 관리하는 PD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새로 선정될 로봇 분야 PD는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R&D 혁신 방안을 수립하고 난맥상의 R&D 사업 체계를 하루 속히 정비해야 할 것이다. 이제 로봇은 하나의 산업이 아닌 국가의 미래다.

앞으로 주어진 5년은 로봇산업이 활성화되어 우리나라가 당당히 로봇 선도국이 될 수 있는 중요하고도 마지막 기회이다. 어린 꿈나무들이 누릴 미래 로봇사회로 가는 길을 열어가는 개척자적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 로봇인 모두가 통합과 동시에 변화를 선택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글 / 고경철(선문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차세대전략기술지원단 R&D 효율화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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