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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 정책, 이대로 좋은가?

발행일시 : 2008-10-22 16:01

네이버 블로그 정책

네이버 키친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네이버 요리 블로거가 작성한 요리 포스팅을 한꺼번에 모아 보기 쉽게 정리해둔 곳이다. 어찌보면 올블로그나 믹시 같은 메타 블로그와 비슷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네이버 키친은 이런 순진한 발상과는 거리가 조금 멀다. 아니 차원이 다르다고나 할까?

네이버 블로그 정책 <네이버 블로그 정책>

네이버 키친은 향후 네이버 블로그 정책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로거는 우리가 언제든 이용하고 버려야 할 소모품에 불과하다”

“블로거를 종속시켜 우리 뜻대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

■현재 네이버 키친의 상황

몇 달 전만해도 네이버 요리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에 포스팅을 올리면 가끔이긴 하지만 네이버 메인에 뜰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런 기회 덕분에 스타 요리 블로거도 많이 탄생 됐는데 대표적으로 ‘문성실의 아침 점심 저녁’, ‘베비로즈의 요리비책’ 등이 있다. 꼭 메인에 떠서 스타블로거가 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나마 일조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었다. 네이버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갑작스레 네이버 키친이라는 곳을 만들어 “앞으론 이곳에서만 요리 포스팅을 받겠다”, “이 곳에 올려야만 메인에 띄워주겠다”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해온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 정책 <네이버 블로그 정책>
네이버 블로그 정책 <네이버 블로그 정책>

블로거와 일반 유저 사이에 키친이라는 별로 필요도 없어 보이는 가로막 하나가 쳐진 것이다. 블로거와 유저의 만남을 주선은 하되 자신들이 지정한 장소에서만 만나라는 것이 네이버 키친의 주목적이다.

이게 과연 사실일까?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파워블로거 정책과 소통, 개방을 부르짖으며 블로거 간담회 까지 대대적으로 실시한 네이버가 이런 일을 하다니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사실 확인을 위해 네이버 메인 하단 생활의 발견을 보자.

네이버 블로그 정책 <네이버 블로그 정책>

네이버 메인에 올라오는 요리 관련 제목을 눌러 보면 콘텐츠를 작성한 해당 블로그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 키친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 정책 <네이버 블로그 정책>

메타 블로그처럼 콘텐츠를 단순 분류하고 나눠 각 블로그로 트래픽을 이동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해당 포스팅 전체를 키친으로 옮겨둔 것이다. 마치 인터넷 초창기 카페 운영 방식을 보는 듯하다.

네이버 블로그 정책 <네이버 블로그 정책>

메인을 통해 들어온 유저는 네이버 키친에 원하는 정보가 다 있기 때문에 굳이 해당 블로그까지 갈 필요가 없어졌다. 유저가 네이버 키친까지만 들어오고 더 이상 움직일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각 블로거는 키친 카페에 열심히 글을 올리는 한명의 회원에 지나지 않게 돼 버린다.

이것이 네이버가 말하는 소통과 개방의 블로그 정책인가? 네이버에 있어 블로거는 그저 ‘단물 빠지면 씹고 버려야 할 소모품’에 불과한 것 같다.

■누구를 위해 네이버 키친을 만들었나?

요리 블로거로 유명하신 문성실님은 자신이 직접 쓴 책을 블로그 스킨으로 사용했다가 홍보를 유도했다는 이유로(링크를 건 것도 아니고 단지 책 그림이 들어간 스킨을 사용했다) 네이버 측으로부터 ‘블로그에서 홍보는 불법입니다’라는 메일을 받았으며 그 메일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네이버 블로그 정책 <네이버 블로그 정책>

네이버 키친을 만든 목적은 단 하나다. 적어도 자신들이 제공하는 블로그 서비스에서 만큼은 강압적으로라도 직접 질서를 잡겠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더 이상 파워블로거도, 유명세도 없을 것이라는 일방적인 통보인 것이다.

■종속화 되는 것

쇼핑몰 전문 컨설턴트인 김태진씨는 쇼핑몰 전문 블로그 - 모든 쇼핑몰이 대박나는 그날을 위해 (http://mepay.co.kr)를 운영하고 있다.네이버의 이런 블로그 정책에 순응하며 키친에서 들어오는 트래픽만 먹고 살아야 하는 네이버 블로거들은 영원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을 것이다.

네이버는 늘 그래왔다. 네이버가 하는 대로 유저는 늘 종속돼 따라가기만 했다. 지식인도 그렇고 카페나 블로그도 그렇다. 그 결과 누구를 위해 창조적인 콘텐츠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게 됐다.

비록 지금은 요리 카테고리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네이버 블로그 정책이 이런 식으로 계속 흘러간다면 일반 유저가 생산한 콘텐츠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라 네이버가 말하는 ‘우리 것’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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