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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듬뿍 살린 레인콤 아이리버 스핀

발행일시 : 2008-09-10 13:01

휠로 돌리고 돌리고~

아이리버 스핀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큰 감흥은 없었다. 사진으로, 또 텍스트로 계속 접해왔던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레인콤은 올해 초부터 스핀의 출시 소식을 지속적으로 흘려왔다. 반년이 지난 후에야 실제 양산품을 받게 될 줄은 몰랐으나 어쨌건 국산 MP3P의 자존심인 레인콤의 제품이기에 써보지 않고서는 배길 수가 없었다.

스핀을 받아들고 네모난 포장 박스를 까니 원형의 스테인리스 박스가 인상 깊다. 포장에도 꽤나 돈을 들인 듯 싶다. 원형의 박스 뚜껑을 열자 차가운 금속 재질과 따뜻한 플라스틱 재질이 공존하는 강렬한 이미지의 스핀이 눈에 들어온다. 직선과 곡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스핀은 충분히 고급스럽다.

레인콤 측은 스핀을 발표하면서 “아이리버 스핀의 핵심 UI인 스핀 테크놀로지는 휠을 돌리고 누르는 것으로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스핀이 내세우는 포인트는 바로 스핀에 탑재된 휠, 그리고 이와 함께 돌아가는 UI라는 얘기다. 실제 이 제품을 손으로 잡았을 때 관심은 온통 이 휠과 UI에 몰려 있었다. 어떤 제품이든 첫인상이 중요하다. “이거 꽤 괜찮겠는걸!” 일단 첫인상은 만족이다.

레인콤 아이리버 스핀 <레인콤 아이리버 스핀>

■ 감성 듬뿍 스핀

구형 라디오에서 주파수를 맞추는 듯 휠과 UI를 만들어놨다. <구형 라디오에서 주파수를 맞추는 듯 휠과 UI를 만들어놨다.>

버튼을 꾹꾹 누르거나 화면을 톡톡 건드리지 않아도 단지 휠을 돌리고 누르는 것 만으로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3.3인치형 AMOLED 위로 나타나는 플래시 UI는 휠의 움직임에 따라 동작된다. 마치 구형 라디오에서 주파수를 맞추는 듯한 느낌이다. 완벽한 디지털기기지만 아날로그의 감성을 되살리려는 레인콤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 3.3인치의 AMOLED는 터치 방식도 지원한다. 터치할 때마다 “터치됐어요!”라고 알리듯 웅웅 진동이 인다. 제품 측면에는 볼륨 조절과 뒤로가기 등 버튼도 자리하고 있다. 톡톡 터치하고 누르고 돌리고. 이 3가지 방법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물론 핵심은 휠을 돌리는 것이다.

돌리는 와중에 휠을 위에서 아래로 꾹 누르면 해당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제품 상단에 위치한 홀드 레버를 ON으로 맞춰놓을 경우 휠 시스템의 기능은 볼륨 조절로 변환된다. 물론 설정에서 이걸 꺼놓을 수도 있다. 돌릴 때 마다 딸깍딸깍 나는 소리는 감성적인 느낌을 제공함과 동시에 제법 재밌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스핀의 크기를 말하자면 면적은 명함보다 조금 넓고 두께는 10mm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무게는 70g에 지나지 않는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는 부담일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못 넣고 다닐 크기도 아니다.

살펴보니 없는 기능이 없다. 오디오 파일은 물론이고 AVI(MPEG4), WMV 등 비디오 파일도 재생할 수 있다. 지상파 DMB 수신, 사진 및 텍스트 보기, 녹음, FM 라디오 등 넣을 수 있는 건 다 넣었다. 특히 무손실 음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별도로 판매되는 고급 이어폰을 낀다면 제법 질 좋은 음악도 들을 수 있다.

제품의 측면. 몇 가지 버튼이 달려 있다. <제품의 측면. 몇 가지 버튼이 달려 있다.>
제품의 측면. 몇 가지 버튼이 달려 있다. <제품의 측면. 몇 가지 버튼이 달려 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스핀의 평가는 상중하 중에서 상급에 속한다. 그러나 성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이 있다. 비교적 낮은 6만 5천 컬러수를 지원하는 AMOLED를 탑재한 탓에 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계단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16비트 하이컬러냐 32비트 트루컬러냐의 차이인데 이만한 액정에서 그 차이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게 오히려 놀랍다. 처리속도 부분에서 장점을 가지는 만큼 단점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억지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DMB 수신률이 떨어진다는 것도 과장된 면이 있다. 초기 1차 예약 판매 버전에선 수신률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정품으로 발매된 제품은 별 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그 여파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 감성과 실용성의 사이에서

기능이나 성능에서 별 다른 문제점을 찾을 수 없다. 스핀은 제법 쓸만하다. 요즘 값싼 제품 많이 나오는데 이 정도면 돈 값은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핀은 좋은 제품인가? 꼭 그렇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사실 문제는 엉뚱한 곳에 있다. 휠 UI로 감성을 살렸지만 실용성까지 살리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스핀에 달려 있는 휠의 위치는 어정쩡하다. 그래서 항상 두 손으로 조작을 해야만 한다. 물론 한손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편하지가 않다.

항상 두 손으로 조작을 해야 한다. <항상 두 손으로 조작을 해야 한다.>

플래시 메뉴와 휠로 구형 라디오에서 주파수를 맞추는 듯한 느낌을 줬지만 휠 돌리는 속도를 메뉴가 따라가지 못한다. 답답하다는 느낌이 든다. 터치를 지원하고 터치했을 시 진동이 이는 등 공을 많이 들였지만 아이콘이나 버튼이 매우 작아서 터치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잘 안쓰게 된다.

혹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면 휠이 제멋대로 돌아가서 다음곡, 이전곡으로 넘어간다. 홀드 버튼을 활성화시키면 된다지만 그러면 소리가 작아졌다 커졌다 난리를 친다. 물론 이것도 설정에서 꺼놓으면 된다지만, 이걸 매번 껐다 켜야 한다고 생각만 해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감성적인 측면이 장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로 인해 잃는 것이 많다. 별 것 아니라 생각할 수 있지만 UI를 내세웠다면 일단 편해야 한다. 그러나, 편하지 않다. 휠을 달기 위해 억지로 애썼다는 느낌이 역력하다. 내비게이션 모델인 아이리버 NV에도 원형의 조그 버튼이 달려 있었다. NV에서 감성과 실용성이 함께 살아있었다면 스핀은 그 중 하나가 빠져 있다. 그래서 스핀을 좋은 제품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UI는 이후라도 뜯어고칠 수 있다. 이것은 레인콤이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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