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자

빨간색을 선택하면 세상이 아름다워진다

발행일시 : 2007-09-28 11:01

제품도 사고 에이즈 퇴치기금도 내고

요즘엔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구입하는 것을 보통 "지른다"고 표현한다. 지름의 정도가 지나치면 `지름병`을 얻게 되는데 병의 원인으로는 스트레스와 순간적인 충동이라는 내적인 요인, 그리고 무이자 할부라는 외적인 요인이 합쳐져서 걸리게 마련이다.

빨간색을 선택하면 세상이 아름다워진다

그리고 이런 지름 뒤에는 항상 마이너스 잔고와 죄의식이라는 외상 후 증후군이 남는다. 마이너스 잔고는 해결할 수 없지만 그나마 죄의식을 조금이라도 속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PRODUCT) RED 제품을 구입하는 방법이다. (PRODUCT) RED 제품을 구입하면 구입 금액 중 일부가 아프리카의 AIDS 퇴치를 위해 쓰이기 때문이다.

(PRODUCT) RED 캠페인은 지난해 초에 아일랜드 록그룹 U2의 리더인 보노(Bono)에 의해서 처음 시작됐다. 예전부터 아프리카 부채탕감 운동을 비롯한 갖은 자선활동을 해온 보노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제품에 스페셜 에디션을 도입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

그 제품을 보기만 해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수익금으로는 좋은 일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었다. 그리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와 손잡고 카드 사용금액의 1%를 `세계 에이즈/결핵/말라리아 대책 기금(세계 기금)`에 기부하는 것을 처음으로 협의한다.

이런 운동의 취지를 이해한 컨버스, GAP, 엠포리오 알마니가 지난 3월부터 이 캠페인에 참가해서 기본적인 틀이 갖춰지게 됐다. 그리고 작년 한해동안만 100억 원에 가까운 수익금을 아프리카에 전달했다.

빨간색을 선택하면 세상이 아름다워진다

(PRODUCT) RED 캠페인에는 주로 패션업체가 참여했기 때문에 단순한 패션 트렌드로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중반부터 모토로라와 애플이 참여하면서 규모는 상당히 커졌다. 매해 1억대 이상의 휴대폰과 휴대용 디지털 오디오를 판매하는 거대 기업인 모토로라와 애플은 전세계에 레드를 확산시키는데 큰 도움을 줬다.

비록 지금까지는 선택할 수 있는 가짓수가 많지 않지만 이 캠페인이 시작된 지 아직 1년여 밖에는 시간이 경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제품을 만나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올해에도 아이팟셔플과 아이팟나노 3세대에 (PRODUCT) RED 제품이 추가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도 유니세프몰이나 다양한 자선 바자회를 통해 이익금을 자선단체에 환원하는 이벤트는 많이 있어왔다. 하지만 그런 제품들은 제품 자체의 매력보다는 좋은 일을 한다는 마음에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왔다.

그에 비해 (PRODUCT) RED의 성격은 조금 다르다. 자선을 위해 제품을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인기리에 판매되는 제품 중에서 (PRODUCT) RED 캠페인에 참가했다는 표시인 빨간색 버전을 추가하면 된다. 다른 제품과 품질의 차이도 없고 가격차도 없기 때문에 좋은 일을 위해서 필요 없는 물건을 구입한다는 부담도 없다.

소비자는 그저 자신의 색상 취향만 양보해서 빨간색을 고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기업은 이익금의 일정 부분을 기부해야 하지만 그로 인해 기업의 이미지가 올라가고 판매신장도 유도할 수 있는 부수익이 생긴다. 구두쇠로 유명한 애플의 CEO 스티브잡스가 참여하고 있으니 분명히 기업으로써도 마이너스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왜 하필 빨간색일까? 빨간색은 상당히 튀는 색깔로 멀리서도 눈에 띄는 편이다. 회사나 학교에서 한 명만 레드캠페인에 참여해도 손쉽게 그 참여사실을 알 수 있고 이는 제품을 통한 캠페인의 확산이라는 근본 취지를 나타내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또한 이 캠페인에 참여한 보노는 아프리카의 질병 확산속도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내려고 빨간색을 사용했다고 코멘트를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U2가 원래 빨간색을 좋아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한 1983년 앨범 의 표지에는 커다란 빨간색 타이포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세상에 알렸다. 또한 애플이 만든 아이팟 U2 버전에서 빨간색을 사용한 것도 멤버들이 빨간색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IT칼럼리스트 김정철 씨는 디지털 기기 전문 블로그인 기즈모블로그(blog.naver.com/gizmoblog)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바이킹닷컴 이사로 재직 중. 국내에서는 (PRODUCT) RED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아이팟과 컨버스가 있고, 최근 GAP 국내법인이 설립되어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해외에는 모토로라 V3와 KRZR, SLVR 등 모토로라의 히트 모델들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레드카드, 엠포리오 알마니의 액세서리 등이 있다.

아직까지 미국 기업의 주도로 열리고 있고 사람들도 근본 취지보다는 빨간색이 예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그 또한 좋은 일이다. 전자제품의 검은색은 이제 슬슬 지겹지 않은가? 최근 출시한 애플의 아이팟셔플과 아이팟나노 3세대도 빨간색이 가장 예쁜 편이다.

U2의 보컬 보노가 꿈꾸는 가장 아름다운 세상을 상상해 보자. 먼저 GAP의 티셔츠, 청바지를 걸치고 엠포리오 알마니 선글라스를 낀 사람이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조깅을 하고있다. 물론 그의 귀에는 이어폰이 걸려 있는데 아이팟 U2의 30GB 용량을U2의 싱글로 모두 채워서 듣고 있다.

조깅 중에 갑자기 빨간 신호등에 걸려 멈췄을 때 우연히 휴대폰가게를 발견하고 모토로라 KRZR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로 결제해서 구입한다. 집에 돌아오니 추석 선물로 주문했던 아이팟셔플과 아이팟나노 10대가 도착해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참고 : (PRODUCT) RED 공식 홈페이지 주소 http://www.joinr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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